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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Essence]걸음마 뗀 국내 VR, 오감만족 체험으로 질주한다 / 이노시뮬레이션 대표 조준희(기계공학과 86) 동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난해 8월 가상현실(VR) 체험공간이 첫 선을 보인 후 국내 VR업계 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성능과 콘텐츠 확보에 집중했던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실제와 좀 더 유사한 감각을 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컬처 에센스'에서는 대중에게 생생한 감각을 제공하기 위한 대표 기업 사례를 토대로 국내 VR업계 미래상을 알아본다.
 

◇'눈만 자극하는 VR는 그만, 몸도 함께 움직이자' 체험장비의 발전

먼저 체험장비 고도화는 VR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VR 도입 초기에는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의 PC기반 장비와 삼성·LG가 선보인 모바일 VR 디바이스 등 HMD 중심 장비가 쏟아져 나왔다.

VR라는 것이 시각효과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므로, 해상도나 입체감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HMD 위주의 VR장비에서 'VR 멀미'라는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한 다방면 노력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국내 VR업계는 시각정보와 신체 움직임의 불균형에 따른 'VR멀미'를 해결하면서 실감나는 체험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VR모션장비 개발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VR 멀미는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몸 움직임과의 차이로 평형감각이 모호해지면서 어지럼증 등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VR생태계 확산에 큰 장벽이라 불릴 만큼 당장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간주됐지만 국내에서는 HMD 장면과 일치되는 모션장비를 개발하는 것으로 빠르게 극복해나갔다. HMD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국내 업계 특성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이 모션장비 개발에 있기 때문이다.

VR체험 시스템분야 선도기업으로는 중소기업계 신화를 일으키고 있는 이노시뮬레이션(대표 조준희)이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은 2000년 국민대학교 자동차대학원 실험실 창업벤처로 설립돼 지속적 R&D와 자체기술 내재화를 통해 산업용 시뮬레이터 제조업계 대표로 발돋움한 기업이다. 이들은 기본기술인 산업용 시뮬레이터 국산화는 물론 자체 시뮬레이터 노하우를 응용한 기술로 VR영상과 일체화된 움직임을 전달하는 'VR모션시트'를 개발해 총 누적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산업용 시뮬레이터 제조 전문 이노시뮬레이션(대표 조준희)는 자체 기술 노하우를 VR분야에 접목, VR영상과 동일한 움직임을 주는 'VR모션시트'로 국내외 VR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VR페스티벌 간 이노시뮬레이션 부스 사진.(사진=이노시뮬레이션 제공)>

모바일 디바이스 기반 HMD에 맞게 무선 VR모션시트 기술을 개발한 것은 물론 기존 VR모션시트보다 콤팩트한 사이즈와 무게 등으로 운용부담을 줄이면서 각국 VR시뮬레이션 사업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이노시뮬레이션은 모바일 기반 VR디바이스와 모션을 일치시키는 기술을 개발, 무선 VR모션시트를 만들어내면서 VR장비 운용의 효율성과 생태계 획대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이노시뮬레이션 제공)>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대표는 “고객이 VR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하드웨어·HMD·콘텐츠 '삼박자'가 최상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 가격과 품질을 자부하는 VR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글로벌 HMD 및 콘텐츠 업체와 다양한 상생모델을 만들어 고객에게 실감나는 VR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VR이 미래다' 대기업, VR 투자 러시

국내 VR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편차가 그리 크지 않은 분야 중 하나다. 시장 형성 초기단계여서 우수한 VR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인수합병·기술유치보다는 자체개발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간 협력, 투자펀드 조성 등 선순환 산업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정책 덕분이기도 하지만 해외시장에 맞서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을 먼저 잡기 위한 국내 기업의 노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대기업 부문에서 체감형 VR 발전 노력은 인프라 구축과 디바이스 개선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대 통신사업자는 VR콘텐츠의 안정적 구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5G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 다양한 중소벤처 스타트업 제조·개발사와 협력해 VR장비·콘텐츠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도 모바일 기반 VR디바이스 개량 및 개발 경쟁력 강화에 부심하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CJ CGV 제공>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집중 육성해왔던 CJ의 계열사 CGV는 아이맥스(IMAX)·4DX·스크린X 등 다양한 상영기법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4DX와 VR를 결합한 신기술을 선보여 영화감상과 촬영제작 등 영화문화 전반에 VR기술 접목을 촉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기아차, 포스코, 한국전력, 아시아나항공 등 대규모 기업집단은 VR를 활용한 서비스를 구축해 대중의 VR체험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통신·엔터분야를 필두로 한 대기업은 VR분야 후발주자인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와 대-중소기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의 활발한 투자와 개발노력에 중소기업 혁신성이 합쳐지면 우리나라가 VR분야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내 VR산업은 디바이스 부문 개발보다는 콘텐츠 중심 사업확장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기술계와 사회 일각에서는 “VR산업은 풍성한 콘텐츠 확보가 필수지만 아직 가상현실 멀미 등 부작용이 존재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출 정도 수준에 오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콘텐츠와 테마파크 사업 형태 VR생태계 조성과 함께 VR디바이스 개발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7080200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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