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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제조업 르네상스, 결국은 사람이다 /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김현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서비스사이언스학회 회장


정부에서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현시대에 부합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며, 바람직한 방향을 제안한다. 개발연대의 주축이었던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제조업 운용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패러다임으로 제조업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카루스 패러독스라 할 수 있다. 우리 제조업이 개발연대에서 고속 성장을 한 그 이유가 지금 제조업의 침체를 가져오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수평성과 추상개념이 강한 서양과 달리 동양, 특히 한국사회는 수직성과 실물개념이 강하다. 동서양 사회운영 사상의 기원이 된 고대 중국과 그리스를 비교하면 중국은 내륙국이라 농업경제 기반이었고 그리스는 해양국이라 상업경제 기반이었다. 중국은 주로 농촌에 거주하며 땅을 대대로 물려받으며 충효와 같은 수직문화를 발달시켰고 농산물이라는 실물이 중심이 되어 유교 등이 사회운영사상이 되었다. 그리스는 도시에 거주하며 함께 살아가는 수평문화가 형성되고 상업을 위해 돈과 숫자 개념이 발달하고 형이상학이 탄생하였다.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수직문화 실물개념이 강한 한국은 전통 제조업에 매우 유리한 사상적 기반을 가지고 있어 개발연대의 고속성장이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 경제는 산업간 경계가 해체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분이 없어지고 사실상 하나의 산업이 되었다. 서비스는 수평적 추상적 문화 환경에서 꽃을 피우는 산업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제조에 결합되어 성과를 내야하는 신제조업에는 우리 한국이 상당히 불리한 사상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조업 르네상스 대책은 업에 대한 철학과 사상적 기반을 혁신하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제조업을 5차 산업화해야 한다. 그리고 제조업을 제품중심이 아닌 사람중심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제조업은 수직적 제품생산 산업이 아니고 수평적 제품융합서비스업이 되어야 한다. 제조업 중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자서비스부분의 강화가 필요하다. IT서비스/SW,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디자인, 컨설팅 등의 비중을 크게 높여야 한다. 그래서 제조업을 5차 산업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생산자서비스의 경쟁력이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생산자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이 세계 1 등 제조업 강국 탈환을 선언하였고, 중국도 2025계획으로 제조업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반합이론에 의하여, 또 인간의 욕구발전에 의해 제조업과 생산자서비스업은 상호 모순을 극복하며 나선형 성장 패턴을 보인다. 즉 제조업의 발전이 생산자서비스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생산자서비스업의 발전이 한차원 격상된 제조업 발전을 견인하는 방식으로 나선형 선순환 사이클로 양자가 발전된다. 생산자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없이는 제조업 르네상스가 사실상 불가능함을 인식하고 제조업의 5차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을 사람중심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청년들이 근무하고 싶은 일자리, 도시형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우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도시와 도시근교에서 근무하는 제조업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제조업 내부의 생산자서비스 직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현재 제조업의 하위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생산자서비스업의 위상을 제조업과 동등하게 격상시키고 서비스인력의 초과생산성을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력이 산업내로 유입되어 크게 산업을 발전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다.

조직혁신도 필요하다. 제조업르네상스위원회 또는 산업구조혁신위원회를 범 정부 차원에서 신설하고, 이 위원회가 제조업 르네상스 및 생산자서비스산업육성 콘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일지라도 이 조직이 실질적 집행기능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에 대한 철학과 사상 혁신을 선도할 중심 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조직에 새로운 철학과 사상과 추진력으로 무장된 인재들을 배치하여 단기간에 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8120402102369640001&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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