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옴부즈맨 칼럼] 쟁점 분석후 비전도 밝히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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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 9일 - 중앙일보 - 아침에 일어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신문부터 펼쳐든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침을 여는 이 즐거움을 잃어버렸다. 대통령 연두기자 회견에서 이른바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래 언론사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검찰 조사 등이 이어지면서 언론과 정부, 방송과 신문, 신문과 신문, 여당과 야당, 시민단체와 시민단체간의 갈등이 감정적 차원으로까지 치달아 `과연 이 나라가 어찌 될 것인가` 하는 우려의 차원을 넘어 위기감을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장래가 촉망되던 한 여당 의원의 막가파식 발언(7월 7일 4면 「민주당 추미애 의원 취중 욕설 파문」)에 이르고 보면 할 말을 잃는다. 중앙일보는 2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언론개혁` 파문의 당사자가 돼 있음에도 시종 보도의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된 언론개혁 관련 보도에서 `교활한 포퓰리즘` 대 `탈세언론에 기생` (7월 2일 3면), `언론장악 현실로` 대 `언론성역화 안돼` (2일 4면), 여야의 입장(3일 2~4면, 4일 4면, 5일 3면, 7일 4면), 여야 당내의 소수의견(3일 4면), `문혁광풍` 대 `극우세력` (6일 4면)등으로 서로 다른 의견들에 같은 크기의 지면을 배정하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면서도 중앙일보의 입장은 사설(2일, 5일) 및 논설위원들의 칼럼(3.4.5.6일 6면)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상반된 입장을 균형있게 보도하는 것만으로 언론의 역할을 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전인수격의 온갖 말장난에 현혹돼 나라 전체가 감정적 싸움에 휩쓸리지 않도록 언론은 문제의 내용을 심층분석해 줌으로써 피상적 대립을 넘어 서로가 상대방을 직시하고 절충점을 찾아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우선, 국세청의 추징금 발표내용 중 무엇이 잘못됐는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야 한다. `신규독자 무료구독도 접대비로` (2일 3면), `법인세법 포괄주의 원칙` (3일 3면)등은 좋은 지적이다. 5천여억원 추징금 중 나머지 부분도 적법성과 타당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정당한 조치라고 인정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 스스로 자성의 계기로 삼고,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둘째, 동일한 현상을 놓고 어떻게 서로의 주장이 그처럼 판이할 수 있는가? 정말 어느 한쪽이 양심을 속이며 교활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매우 불행한 국민이다. 지도자 집단의 절반이 그렇게 간악하다면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고 믿는다. 그들은 서로가 정말 그렇게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가치관과 시각이 다를 뿐이다. 때문에 이 사회에 대해, 언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그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 인식과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밝혀줘야 한다. 셋째, 상이한 가치와 시각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바로 알고 나라의 비전과 정책방향을 함께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갈등 분열 몰아낼 국민적 합의를` (5일 5면)은 좋은 예다. 그러나 문제의 근원에 대한 분석으로 뒷받침되지 못하면 추상적 진단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 주에는 황장엽씨의 방미 허용 여부가 또 하나의 쟁점이었다. 중앙일보는 다각적 보도(5일 3면, 6일 5면, 7일 3면) 및 사설(6일)을 통해 올바른 외교적 판단의 근거를 제공했다. 이 밖에 1백여명씩이나 무더기로 밀입국해 버스로 이동할 때까지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해상 방비상태(3일 1면, 4일 사설), 정치인 또는 그 주변인사로 채워지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장의 낙하산 인사문제(2일 7면 `밀실 낙점 출연연 원장` ) 등도 좋은 보도였다. 배규한 국민대 사회과학대 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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