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월드컵] 공식 포스터 제작한 변추석 교수 "日자로 보일까 고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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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8. 8. -중앙일보-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인데 남대문이나 서울타워를 공식 포스터에 집어넣겠다고 할 순 없잖아요. 일본의 스모나 기모노가 들어간 포스터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 일본 서예가와 함께 월드컵 공식 포스터를 만든 국민대 퓨전디자인학과 변추석(45.사진)교수는 공동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한나라만의 전통 이미지를 채택하는 불균형을 피하면서 동양적 느낌을 주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수월치 않았다는 것. 결국 서예의 필치로 축구 그라운드를 그리자는 포스터 제작사 인터브랜드의 중립적인 아이디어를 따르기로 했다. 한달여의 사전 협의를 끝내고 6월 25일부터 3일간 도쿄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포스터 제작은 모든 힘을 쏟아붓는 '브레인 스토밍' 같았다. 변교수와 일본 서예가 히라노 소겐은 외부 출입을 삼간 채 각각 5백여장의 그림을 그렸고, 중간중간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포스터의 레이아웃을 논의하는 토론을 반복했다. 포스터는 철저하게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그라운드와 왼쪽 사이드라인, 그리고 아래쪽 골라인은 변교수의 획이고, 오른쪽.위쪽 선은 히라노의 획이다. 그라운드를 직사각형이 아니고 밑부분은 넓고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은 변교수의 아이디어였다. 직사각형으로 그릴 경우 자칫 일본의 '日' 자가 연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교수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두나라의 대결과 반목보다는 양보와 수용이 중요하다는 새삼스런 교훈을 얻게 됐다" 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infor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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