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날아온 공에 실명… 규칙 따랐다면 골퍼에 책임묻기 어려워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골프장 안전사고는 누구 책임일까?

작년 佛 대회서 女갤러리 다쳐 
 대회 조직委 상대로 소송 진행 
 조직委 “큰 소리로 위험 알려” 

골퍼가 친 공 방향 예측 불가능 
 안전관리 이행·조치 여부 따라 
 주최측에 법적인 책임 물수도 

 골프대중화 타고 사고 위험커져 
 사람쪽 공 가면 “볼~” 외쳐 경고 
 의무 소홀 땐 ‘손해배상’해야

 지난해 프랑스 파리 근교 르 골프 나시오날 앨버트로스 코스에서 열린 제42회 라이더컵 첫째 날 6번 홀(파4·380야드)에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당시 미국의 브룩스 켑카가 티샷한 공이 왼쪽으로 휘어지면서 경기를 지켜보던 여성 갤러리의 오른쪽 눈에 맞았다. 공에 맞은 여성은 코린 르망드로, 남편과 함께 멀리 이집트에서 프랑스로 왔다. 르망드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영구적으로 실명했다. 현재 르망드는 치료비 등의 마련을 위해 대회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300야드 넘게 날아가는 골프공을 선수가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피해 여성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공을 친 켑카보다는 조직위에 갤러리의 안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이유에 대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피해 여성의 주장에 따르면 조직위는 흥미를 위해 장타자들이 드라이버로 그린을 직접 노릴 수 있도록 티를 앞쪽으로 당겼고, 사고 당시 골프공이 그린 근방 갤러리를 향해 날아올 때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 또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흘 동안 대회 관계자의 방문이나 연락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직위는 공이 갤러리 쪽으로 향할 때 여러 차례 큰소리로 위험을 알렸고, 사고 직후 신속한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며, 피해 여성과 가족을 파리에서 리옹의 병원까지 안전하게 이송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맞섰다.

이번 사건처럼 대회를 관전하던 중 플레이한 선수의 공에 맞아 피해를 보게 됐을 경우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애매하다. 관건은 사고가 통상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인재였는지, 아니면 결코 예상하기 힘든 우연의 결과인지가 될 것이다.

골퍼가 친 공이 언제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만약 규칙에 따라 플레이했다면 골퍼에게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대신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사고의 가능성을 사전에 알리는 등 갤러리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와 주의를 충분히 다 했는지에 따라 주최 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국내 골프장 내장객 수가 3600만 명이 넘을 만큼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골프장 안전사고의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스크린골프연습장을 통해 골프에 입문하는 골퍼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상의 코스와 실제 골프장 환경의 차이에 익숙하지 못한 데다 안전한 라운드를 위해 필요한 골프 규칙과 에티켓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는 본인이나 다른 사람의 클럽, 공에 맞는 경우다. 모든 골퍼는 공을 치거나 연습스윙에 앞서 클럽이 닿는 곳 또는 골프공, 돌, 나뭇가지 등으로 인해 다칠 사람이 없는지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또 플레이하는 전방의 사람들이 공의 도달거리 밖으로 벗어날 때까지 절대로 공을 쳐서는 안 된다. 플레이 중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공이 날아갈 때는 반드시 큰소리로 “볼∼”이라고 외치며 경고해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일 이런 주의와 안전의 의무를 소홀히 해 자신의 스윙으로 동반자나 다른 골퍼의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혔을 때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캐디나 골프장도 이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 관련 판례를 보면 법원은 골프장 내 안전사고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캐디나 이를 감독하는 골프장의 의무와 책임을 꽤 무겁게 묻고 있다.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골프장은 안전에 적절한 시설을 갖추고 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물 설치 관리상의 안전조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골프장 시설이 관련 법령에서 정하는 기준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캐디나 골프장이 이용객에게 사고 위험에 대한 주의나 설명의 의무를 충분히 다하지 않았다면 그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42201032639000003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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