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제언] 신용카드社 영업 자율에 맡겨야야..김문환 <국민대 법대 교수>

2003년 2월 18일(화) - 한국경제 -



정부가 세수 확대를 위해 2000년부터 카드영수증 복권제와 세금공제혜택을 부여하면서 카드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카드사용인구가 늘면서 소비의 확산을 가져온 점에서보면 정부의 카드 활성화 조치는 국가부도 위기를 회복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외상을 통한 과소비는 일부 가계에서 수입보다 지출을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또 2백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하였을 뿐만 아니라 살인,강도,자살 등 범죄의 증가라는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수년간 카드 활성화를 주창하던 정부가 최근에는 불을 끄는 소방수를 자임하고 나섰다.

정부는 최근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및 대출합계액을 줄이고,대손충당금을 늘리며,"소비자 파산"의 대안으로 "개인워크 아웃"제도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임기응변의 즉흥적인 시책이 아닌가 한다.

특히 카드회사에 대한 정책들은 헌법에 규정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무리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사실 현금서비스는 금액단위로 보면 커 보이지만,월 단위로 갚는 제도인 점에서보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총액 30조원 내외).

문제는 현금서비스의 폭을 억제하면 소비자가 덕을 보고 나아가 범죄도 줄어 사회적 고통도 적어질 것이냐의 여부다.

그러나 현금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은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도 없는 어려운 계층이 될 것이다.

한국은행의 지적처럼 이들은 곧바로 높은 고금리의 사금융 시장으로 옮겨가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시시콜콜 카드회사의 활동을 규제,간섭하는 것은 우리사회를"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아니라 "목적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게 된다.

또 현금서비스가 절박하게 필요한 서민대중의 이익에 해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

현재 필요한 것은 소비자금융에 대한 현명한 정책을 세우는 것이요,신용카드의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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