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음악이 ‘백색소음’ 역할… 집중력 47% 높이고 스트레스 27% 낮춰/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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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과 골프의 상관관계 우즈, 스마트폰에 300여곡 저장 라운드 전 편안한 음악 들으면 재즈는 창의적 플레이에 도움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조조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골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타이거 우즈(미국)는 대회를 앞두고 연습장에서 종종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훈련한다. 심지어 대회에서 첫 번째 홀 티잉 그라운드로 향할 때도 음악을 들으며 걸어간다. 우즈는 과연 어떤 음악을 듣고 또 왜 듣는 것인지 골프팬들로서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인터뷰에서 우즈는 평소 자신의 스마트폰에 300여 곡을 저장해 다니면서 연습은 물론 휴식 때 음악을 듣는다고 밝힌 바 있다. 리듬앤드블루스(R&B)나 힙합을 즐겨 듣는 편인데, 의외로 반 헤일렌이나 U2 같은 록밴드의 음악도 좋아한다. 음악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보통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에 들었던 음악들을 평생 들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즈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다름 아닌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다. 기분을 돋우거나 라운드를 앞두고 주로 듣는 음악은 1990년대 중반 활동했던 영국의 R&B 가수 마크 모리슨의 ‘맥의 귀환(Return of the Mack)’이다. 사랑하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감옥까지 다녀온 모리슨 자신의 경험을 담은 노래지만, 가사와는 다르게 강한 비트에 후렴구가 반복되는 흥겨운 분위기의 곡이다. 골프 규칙 때문에 대회 라운드 중에는 음악을 들을 수는 없지만, 우즈 외에도 많은 골퍼가 연습이나 연습라운드 때 음악을 즐겨 듣는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루함을 잊고 주변 소음을 차단, 연습에 더 집중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그가 즐겨 듣는 음악은 같은 영국 출신인 록그룹 콜드플레이와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어런의 노래다. 매킬로이는 체육관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할 때는 비트가 강한 카니예 웨스트나 제이 지의 힙합 음악을 들으며 고된 훈련의 고통을 잊는다. 우즈 못지않게 음악을 달고 사는 매킬로이는 한 유명 오디오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의 패트릭 리드와 영국의 이언 폴터도 연습할 때 음악을 즐겨 듣는다. 특히 리드는 2018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미국의 록밴드인 이매진 드래곤스의 히트곡 ‘라디오액티브(Radioactive)’를 반복해 들으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도전의 자신감을 북돋웠다고 한다. 신지애도 연습 때 음악을 즐겨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지애는 ‘연습의 화신’으로 통하는데, 그녀는 음악이 오랜 연습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고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집중력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음악이 실제로 골퍼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까? 음악과 스포츠의 관계를 연구해 온 영국 브루넬대의 스포츠심리학자 캐러조지어스 교수는 라운드 직전에 편안한 음악을 들을 경우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고 긴장과 각성 수준이 낮아져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이뿐만 아니라 음악은 골퍼의 리듬과 동작을 동기화해 스윙 템포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골프 스윙은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진자운동인데,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스윙을 위해서는 일정한 리듬과 템포의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티타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급하게 나선 라운드에서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빨라져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은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연습할 때 음악을 들으면 연습의 무료함이나 피곤함을 잊게 해 훈련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습할 때 음악은 일종의 백색소음 역할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백색소음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쳐 집중력과 기억력을 각각 47.7%, 9.6% 높이고 스트레스는 27.1%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이 골프에 미치는 영향은 장르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미국 클락크슨대에서 실시한 한 실험에서는 재즈 음악을 들으며 퍼팅했을 때가 클래식, 록, 컨트리, 힙합 등을 들었을 때보다 성공률이 높았다. 재즈의 즉흥성이 골퍼의 상상력을 자극해 그린을 읽거나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라운드를 앞두고 지나치게 긴장되거나 흥분된다면 우즈처럼 카트를 타지 말고 중간 템포와 가벼운 분위기의 음악을 들으며 첫 번째 홀로 천천히 걸어가 보자. 반대로 후반 라운드를 앞두고 기운이 처지거나 자신감이 필요할 때는 그늘집에서 잠시 쉬며 리드처럼 강한 비트와 빠른 템포의 음악으로 기분을 한껏 띄워보는 건 어떨까.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111301032439000003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출처 : 문화일보|2019-1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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