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시론] 딜레마에 빠진 한국증시..안태백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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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04-07-27 18:28] 주가가 크게 오르면 언론은 외국인들만의 잔치라고 탄식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92년 개방이후 2004년 1월26일까지 외국인투자자가 주식 을 매입한 자금은 52조4천억원이고 외국인 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은 1백60조9천억 원이어서 1백8조5천억원을 벌었다.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떼돈을 번 것은 배가 아픈 일이지만,증시발전에 공헌한 바도 많다. 그들의 성공은 매수를 하면 주가가 충분히 상승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매도를 결심하면 주가가 충분히 하락할 때까지 계속해서 매도한다는 단순 전략 에 있는 것 같다. 그 사이 우리의 투자자는 점점 왜소해졌다. 외국인들을 제동하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00년 이후 주가가 두번 고점에 올랐다. 2002년 4월18일과 2004년 4월23일이 그것이다. 외국인이 두 고점을 어떻게 타고 넘었는지 분석하면 해법이 나올 것 같다. 외국인들은 첫 번째 고점을 순조롭게 등행하여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지만 두 번 째 고점은 무리하게 올랐기 때문에 하산과정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외국인은 2000년부터 순매수를 누적했고 기관은 2002년 1월15일까지 순매도를 계속한 후 순매수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고점 68일 전부터 순매도를 누적해 갔다. 기관과 개인이 주가상승에 맞추어 순매수 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외국인은 고가 로 많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런 과정에서 외국인은 막대한 수익을 얻었고 기관과 개인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큰 손해를 보면서 학습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후 기관과 개인은 그때의 그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더이상 봉이 아니었기에 그 뒤 외국인은 작전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04년의 두 번째 고점에서의 전투가 어떠했는지 보자.2004년 4월23일 고점에 오르기까지 기관은 초지일관 매도포지션을 유지했으므로 외국인은 변변한 매도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거나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여 매도에 주력하지 않았던 것 같다. 기관이 매수에 따라붙기 전에 세계경제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막대한 보유주식을 많이 덜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거품이 꺼져 큰 손실을 보았다 . 만약 연초부터 기관과 개인이 주가상승에 편승하며 크게 순매수를 누적하였다면 ,그리고 외국인이 고점 전후에 막대한 양을 매도하여 큰 수익을 얻었다면 외국 인은 지금 매우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이다. 물론 2004년 고점 이후 외국인만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4월23일~7월7일 사이에 상장사 시가총액은 76조1천2백 억원 감소됐다. 외국인이 보유비율 43.5%(2004년 6월15일 현재)만큼 손해를 보았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손실은 어림잡아 33조1천1백억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도 손해보고 외국인도 손해 봤다. 과거에는 우리만 손해보고 외국인은 이익을 봤었다. 2004년 상반기의 투자성과를 추정했다. 상장종목 전부를 평가대상으로 하는 것은 너무 방대한 작업이어서 2004년 6월 기준 시가총액 상위 13개 종목을 평가하게 되었고 이들의 시가총액은 1백82조3 천억원으로 전상장사의 52.2%를 점하였다. 주식과 선물의 순수익 추정액을 합산하면 기관은 3천1백17억원,개인은 -1천99억 원,외국인은 -2천22억원이다. 외국인은 주식에서 3천1백26억원 손실을 보고 선물에서 1천1백4억원 수익을 얻 었다. 비록 최근 6개월간의 추정이지만 기관과 개인이 외국인보다 더 높은 투자성과를 올렸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외국인 지분이 43.5%이라는 점은 운신의 폭을 적게 만든다. 외국인은 추가로 대량 매입하기에는 지분이 너무 많고 그렇다고 상당량의 지분 을 털어내면 주가하락을 자초하여 남은 지분의 가치가 떨어진다. 외국인은 2004년 4월에 뼈아픈 실패를 했고 그것은 우리 기관과 개인투자자에게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외국인을 견제하는데 온 힘을 쏟자.그러면서 외국인보다 반 발자국만 앞서 나가 자.앞으로도 기관이 금년 상반기처럼 투자성과를 올려주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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