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TV들여다보기] 전문채널의 시대가 오고 있다 / 이창현(언론)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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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의 ‘민족과학 대발견-과학의 나라, 오천년의 비밀’이 22일 올해 ‘방송위원회 대상’을 받았다. 방송위원회는 과학실험을 통해 방짜유기가 식중독균을 퇴치하는 과정을 최초로 공개하고 구들과 거문고가 서양보다 앞선 문화라는 사실을 밝혀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까지 방송 관련 상은 지상파 방송 3사들이 독과점 해오다시피했다. 이런 점에서 위성 및 케이블 방송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Q채널이 방송위원회 대상을 받은 것은 매우 신선하고, 방송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일이다. 사실 최근까지는 지상파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케이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시청률로만 본다면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MBC)을 비롯해 인어아가씨(MBC), 올인(SBS) 등 인기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모두 30%를 넘었다. 그러나 전문성 측면에서 따지면, 지상파보다 위성 및 케이블처럼 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훨씬 높을 수 있다. 이들 프로그램들이 더 전문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스채널인 CNN, 스포츠 채널인 ESPN, 그리고 어린이채널인 디즈니 채널이 그런 사례다. 그러나 한국의 사정은 아직 그렇지 못해 2003년 방송위원회 대상을 케이블 채널이 받았다는 게 뉴스가 되고 있다. 방송이라는 말은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불특정 시청자들에게 ‘넓게’(broad) 방송 전파를 ‘쏜다’(cast)는 뜻으로 놓을 ‘방’(放), 보낼 ‘송’(送)이라는 조합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위성 및 케이블 방송처럼 특정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좁게(narrow) 방송한다는 의미에서 ‘협송’(狹送·narrowcasting)이라는 말도 등장했다. 원하는 시청자들에게만 주문형 방송을 한다는 뜻에서 점송(點送·pointcasting)이라는 말도 생겼다. 한국 방송은 이러한 큰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다채널 시대를 이끌고 있는 위성 및 케이블 방송이 지상파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 방송이 출범한 후 10년만에 가입가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도 본방송을 시작한 지 2년도 안돼 100만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위성과 케이블 방송의 시청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케이블TV 시청률은 3.4%로 2001년 상반기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투니버스’ 등 만화 채널의 등장으로 지상파 애니메이션의 시청률은 크게 낮아졌다. 위성 및 케이블 방송이 이제까지 지상파가 독과점해온 시청점유율을 조금씩 나누고 있는 것이다. 방송위원회 대상을 Q채널이 받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만큼 지상파 방송의 위기가 실재하고 있는 것이다.-끝-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chlee@kookmin.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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