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골프대회 별별 부상…우승자에 굴착기·와규 1마리·10년치 컵라면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참치 해체쇼’ 선물도

회사제품 홍보 목적 부상 안겨
일본 투어서 활약하는 신지애
올 3승 거둬 자동차 3대 받아

물건 아닌 무형 서비스 제공도
日선 초대형 참치 해체쇼 벌여
우승자와 팬 77명 초밥 만찬

 

보통 골프대회가 끝나면 화려한 시상식과 함께 상금이 전달된다. 투어의 상금 규모는 매년 꾸준히 성장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경우 대회당 적게는 6억 원(푸에르토리코 오픈)부터 많게는 무려 26억 원(US오픈,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이른다.

많은 상금 외에도 대회에 따라 우승자에게 갖가지 다양한 부상이 추가로 수여되기도 한다. 이런 부상들은 제공 회사의 제품 홍보를 위한 목적이 가장 큰데, 제일 흔한 것이 자동차다. 일본 투어의 경우 자동차 대국답게 소형차부터 SUV까지 다양한 자동차가 우승 부상으로 제공되며, 벤츠·아우디·BMW 같은 고가의 외제 차를 주는 대회도 있다.

최근 일본 투어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의 신지애는 올해에만 3승을 거두며, 지금까지 스바루 XV(스튜디오 앨리스 여자 오픈), 스바루 포레스터(후지산케이 레이디스 클래식), 랜드로버 레인지 로버(어스 몬다민컵) 등 3대의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자동차는 아니지만, 대회 후원사가 생산하는 중장비를 부상으로 지급하는 대회도 있다. PGA투어 존디어 클래식은 우승자에게 트랙터를 준다. 트랙터는 미국 최대의 농기계 전문회사인 존디어의 대표 상품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 CAT 레이디스 토너먼트는 굴착기를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지급하는데, 이 대회 후원사가 바로 세계 굴착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캐터필라이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도 우승자에게 대회 공동 후원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하는 소형 굴착기를 부상으로 제공한다. 이런 부상은 필요로 하지 않는 선수가 대부분이라 보통은 현금으로 바꿔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2018년 대회 우승자인 박인비는 굴착기를 직접 받아 농장을 운영하는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선물로 전달한 바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개막전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는 우승자에게 얀마 낚시 보트를,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은 대회 후원사인 야마하가 생산하는 낚시 보트와 그랜드 피아노를 부상으로 지급한다. 코니카 미놀타컵은 후원사의 주력 제품인 컬러 복합기를 부상 중 하나로 내놓고 있다.

후원사 업종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먹거리를 부상으로 내놓는 대회도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홋카이도 메이지컵은 제과회사인 메이지가 후원하고 있는데, 우승자에게 10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초콜릿과 과자를 부상으로 내걸었다. 하루 한 개씩 먹는다는 가정하에 총 3650개의 과자를 제공하는데, 선수들이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는 대회가 열리는 홋카이도 내 보육원에 기증된다. 호켄노마도구치 레이디스의 우승 부상은 1년 치 아사히맥주다.

일본프로골프 닛신컵은 후원사인 닛신식품이 생산하는 컵라면 10년 치(3650개)를 우승자에게 지급한다.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미국 페덱스컵 투어챔피언십은 우승자에게 빈티지 콜라 자판기와 함께 1년 동안 콜라를 공짜로 제공한다.

개최 지역의 특산품이나 명물을 부상으로 제공하며 지역색을 강조하는 대회도 있다.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은 서핑으로 유명한 샌디에이고 지역의 특성을 살려 매년 우승자에게 대회 로고가 새겨진 서프보드를 선물로 주고 있다. 또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는 장인이 일일이 손으로 가죽을 자르고 꿰매, 만드는 데만 자그마치 6개월이나 걸리는 지역 명품인 카우보이 부츠를 우승자에게 지급한다.


일본남자프로골프 던롭 피닉스 오픈은 우승자에게 9000만 원이 넘는 미야자키 특산품인 최고급 와규 한 마리를, 일본여자프로골프 니토리 레이디스 오픈은 홋카이도산 명품 쌀 1년 치를 부상으로 준다.

물건이 아닌 무형의 서비스가 부상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일본프로골프 도켄 홈메이트컵은 일본 나고야∼필리핀 세부 구간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을, 일본여자프로골프 리조트 트러스트 레이디스는 회원제 리조트의 최고급 스위트룸 10년 숙박권을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지급한다. 이렇게 다양한 우승 부상 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참치 해체 쇼다. 2015년 일본프로골프 시니어선수권대회 스미토모 서밋 컵의 부상은 한 유명 초밥 전문식당이 내놓은, 무게가 209㎏에 달하는 지중해산 초대형 참치 한 마리였다. 무려 초밥을 1만 개나 만들 수 있는 엄청난 크기다. 부상에는 참치뿐 아니라 해체 과정을 보여주는 쇼와 직접 초밥을 만들어주는 서비스까지 포함돼 있어서, 당시 우승자였던 무로타 준은 자신의 팬클럽 회원 77명과 함께 최고급 참치회와 참치 초밥으로 행복한 만찬을 즐겼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원문보기: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92501032439000003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이전글 [전문가칼럼]21세기와 디지털과도기 / 장기민(디자인대학원 19 석사)
다음글 [EBS수능 쇼크] 학원街 ‘퇴출’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