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이완, 불쌍하게 더 불쌍하게…
2004-05-31 11:40


탤런트 이완(20)이 초고속 인터넷처럼 무서운 속도로 여성 팬들을 '인기 감염'시키고 있다. 네이버 남자 연예인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도 그는 "이완에게 버닝(burning)됐다"고 고백하는 여성 네티즌들에 힘입어 권상우 정우성을 제치며 한 달 넘도록 1위에 랭크돼 있다. 지금까지 '김태희 동생=이완'이었다면 조만간 '이완의 누나=김태희'로 전세 역전될지 모를 태세다.

이완은 "그렇지 않아도 요즘 '한 턱 쏘라'는 친구들이 많아 고민이다. 며칠 전 군대에서 100일 휴가 나온 같은 과(국민대 체육학과) 친구(조인성의 친동생)에게도 500㏄ 호프를 원없이 샀다"며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이완은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 신기하지만 그만큼 행동 제약이 따라 불편한 것도 사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에게 반항적이고 터프한 캐릭터로 여성들의 연민과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게 전략이냐고 묻자 "하핫, 들켰네요"라며 "그 점이 고민이지만 현재로선 그런 이미지들이 나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날마다 데뷔 일수를 카운트해 주는데 이제 겨우 190일밖에 안 됐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완은 "지금은 마라토너처럼 거창하게 미래를 생각할 때가 아니라 단거리 스프린터처럼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질주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하루살이라고 놀림받을지 모르지만 인생관 역시 '오늘도 무사히'다"라며 웃었다. 여러모로 MBC TV <불새>의 에릭과 비교된다고 하자 "예명이 두 자인 데다 집에서 막내이고 두번째 드라마에서 주목받고…. 실제로 비슷한 점이 많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SBS TV 주말극 <작은 아씨들>에서 애초 맡았던 조폭 넘버2 역할이 갑자기 바뀌었다. "드라마가 폭력을 미화한다는 지적 때문에 생수 배달원으로 직업이 바뀌었다. 유치원에 배달 나갔다가 교사 박은혜와 눈이 맞는다." 참고로 박은혜는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이완의 큰누나와 동갑이다.


그는 <천국의 계단>에선 '멋있게', <백설공주>에선 '착하게'가 목표였는데 이번 드라마에선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는 게 새 목표가 됐다며 눈을 반짝였다. 공교롭게도 그는 <백설공주>에서의 김정화에 이어 이번에도 연상인 박은혜와 러브 라인을 형성한다. 속상하지 않을까? "전혀요. 누나들과 연기하면 언제든 밥 사달라고 조를 수 있잖아요."


[if 인터뷰 '별걸 다']


- 집에 불이 나면 가장 먼저 갖고 나올 물건은?

△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 값 비싼 귀중품은 없다.


- 투명 인간이 된다면?

△ 좋아하는 설경구 최민식 선배 뒤를 밟아보겠다. 어떻게 신들린 연기를 잘 해낼 수 있는지 꼭 한 수 배우고 싶다.


- 연기자가 안 됐다면?

△ 군대 갔을 거다. 학교 졸업 후엔 백수로 지내거나 임용고시를 준비하지 않을까?


- < TV는 사랑을 싣고 >에 출연한다면?

△ 유치원 다닐 때 단짝이었던 사고뭉치 남자 친구를 찾고 싶다. 어디서 뭘 하고 살까?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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