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박휘락의 안보백신> 참수작전: 북핵에 대한 결사적 평화보장책이다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 |||
---|---|---|---|
<박휘락의 안보백신> 북핵에 대한 국민적 절망감 만연
얼마 전 언론에 ‘참수작전’에 관한 기사가 적지 않게 실렸다. 한국의 주요 일간지인 조선일보는 12월 23일 자 신문의 1면 대부분을 이에 관한 사진과 설명에 할당하기도 했다. 언론에 보도된 대체적인 내용은 2019년 12월 22일 미 국방부가 한미 특전사의 연합훈련 사진 12장을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삭제했는데, 그 내용이 북한 수뇌부 제거 작전 즉 ‘참수작전(斬首作戰, decapitation operation)’에 관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진에서 한미 양국 특전사 요원들은 시누크 헬기(CH-47)에 탑승해 강하 훈련을 했고, 전투기 공중 지원 속에 특정 요인을 생포하는 훈련을 했다고 한다. 또한 소총에 소음기를 달고 방탄모에는 피아 식별 장치를 단 채 건물에 뛰어 들어가는 모습도 있었고, 한·미 연합군이 북한군으로 가장해 대항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도 있었으며, 가상의 북한 요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을 생포해 나가는 모습도 있었다고 한다. 평소 비공개였던 훈련을 공개함으로써 '성탄절 도발'을 시사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는 설명도 추가하였다. 미군은 단순한 대테러작전 훈련이라면서 참수작전에 관한 훈련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실제로 단순한 대테러훈련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참수작전’으로 격상시켜 언론이 보도하는 것은 그만큼 북핵 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이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참수작전이라도 해야하지 않느냐하는 바램이며, 속수무책인 한국의 상황에서 뭔가 시원한 해결책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언론이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나 언론인들은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 김정은만 제거할 경우 북핵 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참수작전 능력 무력화 이론적으로 볼 때 북핵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핵무기를 개발하여 북한의 핵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북한도 자신의 초토화를 각오해야만 한국에 대한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쉽게 공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이러한 핵균형, 다른 말로 하면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통하여 서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였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고, 미국의 핵무기를 가져다 놓는 것도 미국이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핵균형의 달성은 쉽지 않다. 핵무기에 의한 공포의 균형을 재래식 무기로 실현하는 것이 참수작전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상대방의 두뇌 즉 지도자를 최우선적으로 살해한다는 개념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입안되었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자 한국은 참수작전 역량이라도 구비하여 북한을 억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2017년 12월 1,000명 규모의 특수임무여단을 창설하였고, 이 여단의 인원과 장비를 보강했으며, 미 육군의 델타포스나 미 해군의 네이비 실을 모델로 삼아서 발전시킨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현 정부가 남북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면서 이 부대에 관심을 갖지 않아 거의 해체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언론에서 다소 과장되게 보도하고, 국민들이 참수작전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러한 무기력한 상황을 탈피하고 싶다는 소망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고, 또한 정부와 군대는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실제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으니 불안한 상황에서 미군이 그것을 준비한다고 하니 안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참수작전은 유용 ‘참수의 영어는 ’decapitation‘이고, 그의 동사형은 decapitate인데, 라틴어세ㅓ “de”는 무엇을 없앤다는 것이고, “caput”가 머리라는 뜻이라서, “머리를 자른다”라는 말이다. 현대에서는 머리를 자르는 것이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엽기적으로 인식되지만 인류의 역사 초기에는 이것이 사형의 일상적인 방법이었고, 그래서 생긴 용어이다. 유사한 용어로 ‘beheading’이라는 말도 사용되는데, 이것은 decapitation과 동일한 뜻이지만, 머리를 자르는 행위 자체만을 묘사하는 용어라고 보면 된다. 참수작전이 한국에게 알려진 것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 즉 이라크자유작전(OIF: Operation Iraqi Freedom)이었다. 당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그것을 “Decapitation Operation”이라고 불렀다. 나라 전체를 사람의 몸통으로 봐서 그 국가의 수뇌를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는 작전이어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사살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였고, 그 결과 후세인은 그의 생명을 보존하느라 군대를 제대로 지휘하지 못하하였다. 참수작전은 군사이론으로도 타당하다. 프러시아의 저명한 군사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Clausewitz)는 전쟁에서는 적의 중심(重心, 중력의 중심, Center of Gravity)을 격파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참수작전이 바로 그 주문에 충실한 개념이다. 당시 ‘이라크 자유작전’에서 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북한과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도 김정은을 ‘전략적 중심’으로 설정하여 이의 제거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 모든 노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 억제를 위한 고육지책 한 가지 분명하게 인식해야할 사항은 현재 한미 양국군이 개념을 논의하거나 훈련하고 있는 참수작전은 참수작전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수 자체가 목적이면 금방이라도 결행하여 성공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참수작전의 근본적인 목적은 참수작전의 위협을 통하여 김정은으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공격 나아가 다양한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참수작전이 논의된 것은 북핵 위협이 심각해진 이후인데, 당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해질 경우 미리 공격하여 파괴시킨다는 개념의 ‘선제타격(Kill Chain)’, 그래도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면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이라는 두 축으로 북핵에 대비했다. 그런데 이 둘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한국은 ‘한국형 응징보복(KMPR)’의 방법을 추가하였고, 이것이 바로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가할 경우 북한의 수뇌부는 바로 사살하겠다는 참수작전을 핵심요소로 하는 것이었다. 즉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가할 경우 우리의 공군 및 특전부대들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반드시 사살한다는 것을 북한에게 확신시키면 김정은은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핵무기 공격을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우 김정은의 안위가 국가 전체의 패망보다 더욱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은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일부 국민들은 참수작전이 북한을 자극하여 오히려 전쟁을 유발할 것으로 봐서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보면 참수작전의 논의와 그 역량의 과시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산출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이다.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경우 참수작전이 의미하는 바가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이것을 논의하기만 해도 북한의 행동은 상당히 제약될 수밖에 없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자유작전을 수행할 때 사담 후세인은 참수작전이 두려워 계속 벙커를 옮기면서 숨을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이라크군의 군사작전을 지휘할 수 없었다. 한국이 참수작전의 계획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그러한 훈련을 실시할 경우 김정은의 행동반경은 제한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공격적 군사행위도 점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공군에 의한 참수작전도 유용 참수부대의 창설이 한때 이슈가 되고, 이슬람국가(IS) 지도자 알 바그다디의 사살에서 보듯이 미군 ‘네이비실(Navy Seal)’의 혁혁한 전공이 드러나서 특전부대만을 참수작전의 주역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공군기와 정밀타격력에 의한 참수작전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F-35 전투기와 같은 스텔스 기에 의한 정밀폭탄 투하는 매우 손쉽고 효과적인 참수작전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군은 스텔스기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방공망을 걱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롭게 북한 전역을 공격할 수 있고, 김정은이 지하벙커에 숨어있더라도 정밀포탄을 투하하여 바로 사살할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이 한국의 F-35 전투기 구매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공군은 사거리 270km의 슬램-ER(SLAM-ER) 공대지미사일(40발)과 사거리 500㎞의 타우러스(Taurus) 공대지미사일 260발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공산오차(50%가 떨어지는 반경)가 1-3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여 김정은의 집무실을 멀리서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다. 미군의 다양한 크루즈 미사일언 더욱 위력적이면서 정확할 것이다.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는 지하 벙커로 은신할 가능성이 높은데, 현재 한국군은 관통력이 30미터에 이르는 GBU-28을 200발 정도 보유하고 있어 벙커의 입구와 어느 정도 깊이까지의 터널을 봉쇄해버릴 수 있다. 미군의 경우 관통력이 60미터 이상인 GBU-57도 보유하고 있고, 이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이를 확보 및 개량한다는 입장이다. 미군은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여 김정은이 있는 지역만 완전히 붕괴시키는 그러한 군사작전까지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7년 한미 미사일협정 개정으로 인하여 탄두중량 2t 수준의 현무-4 탄도미사일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위력이면 재래식 무기라고 김정은이 거주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의 대부분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북한과의 군사작전이 임박해지면 북한 벙커의 효과적인 무력화를 위한 맞춤형 정밀무기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정은이 숨어있는 벙커를 바로 무덤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가며 북한이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하면 남한이 초토화될 것이고, 미국의 핵응징보복에 의하여 북한도 초토화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한민족 전체가 패망하는 결과가 초래된다. 그렇다고 하여 민족 공멸을 회피하고자 북한의 핵공격이나 위협에 남한이 항복할 수는 없다. 결국 최선의 방법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공격의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당연히 북핵 억제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배치시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은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 한국이 조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 참수작전을 통한 위협 즉 김정은에게 자신의 생명을 걸어야만 북핵 공격명령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참수작전은 평화를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족공멸을 예방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현실적이면서 효과적인 고육지책이라고 할 것이다. 원본보기: http://www.dailian.co.kr/news/view/855871/?sc=naver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
이전글 | [한국경제의 재도약] 발전의 핵 : IT와 한류산업 - 본교 홍성걸(행정) 교수 |
---|---|
다음글 | [시시비비]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처하는 법 / 조영기(정치대학원) 초빙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