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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의 멋,학문으로 풀었죠” 국내 첫 모델학 박사학위 받은 한설희 경문대 교수/ 우리대학 박사

[국민일보 2005-02-01 19:28]


국내 모델학 박사 1호가 탄생했다.

경문대 모델과 한설희(40) 교수는 최근 ‘패션모델의 신체,워킹,포즈에 대한 미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국민대 체육대학원에 제출,박사학위 심사를 통과했다. 모델학을 다룬 박사논문은 국내 처음이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졸업식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게 되면 한 교수 자신도 패션모델 출신 최초의 박사가 된다.

한 교수는 1983년 경희대 무용과 1학년 때부터 8년간 패션모델로 활동한 뒤 방송 쇼프로그램 안무지도와 모델라인 아카데미 강사 등으로 활동분야를 넓혀가다 99년부터 경기 평택시 경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 교수는 이번 논문에 대해 “모델이 왜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는지에 대해 추상적인 대답 대신 학문적 이론을 근거로 한 정확한 답을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논문 작성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그는 털어놨다. 모델학의 학문적 토대가 취약해 국내에서 논문자료를 수집하는 데 무엇보다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 패션 잡지와 몇 되지 않는 국내 모델학 관련 서적들을 어렵게 모은 다음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베테랑급 패션모델들과 인터뷰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고 그는 밝혔다.

“현재 17개 대학에서 모델 관련 학과가 운영되고 있고,모델의 체형도 서구화됐지만 모델학의 업그레이드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 교수는 98년 경문대의 전신인 평택공과대에 모델과가 처음으로 설치된 이후 모델학의 저변이 급속도로 넓어졌지만 모델학이나 모델교육은 여전히 1980년대식을 답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모델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합의나 지침도 없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모델학을 다루는 교육자도 폭넓은 현장 경험은 물론 심도있는 전공지식을 흡수해 교육역량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모델학에 종사하는 연구자들로 학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을 되도록 많이 외국으로 보내 넓은 세계에서 모델 활동경험을 쌓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어 그는 패션모델 후배들에게 “직업수명이 유난히 짧은 패션모델 활동이 끝나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후진 양상과 패션모델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노용택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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