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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선 전문가진단]압승배경과 주변국들에 던지는 의미 / 이원덕(국제학부)교수

[한겨레 2005-09-12 19:36]



9·11 총선에서 자민당 압승을 이끈 동력은 무엇일까? 그렇잖아도 악화된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12일 국내 일본정치 전문가들로부터 자민당 압승 배경과 주변국들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북관계는 예상밖 개선될 수도

이원덕 교수(국민대 국제학부) =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선거쟁점을 단순화시킨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개혁 대 반개혁의 대결로 쟁점을 단순화시킨 것이 먹혔다. 그동안 자민당이 정·관·재 간의 유착으로 인해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이런 유착구조를 타파하겠다고 내건 게 성공한 것 같다.

또 그동안 파벌 영수들의 담합으로 유지해 왔던 자민당의 체질이 이번 선거에서 도시형 정당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민주당 성향을 보였던 도시의 무당파층이 대거 자민당으로 옮겨가고 옛 하시모토파 등 자민당내 파벌들이 산산조각난 것들이 이를 말해준다. 자민당의 압승으로 개헌이나 군사대국화 등 일본의 보수색이 더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으나, 큰 틀로 보면 이미 예정된 코스로 가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정착 문제로 좁혀보면 고이즈미의 압승에 일말의 기대감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2년 전 총재 재선 당시 대북관계 개선을

내세웠다. 고집스런 그의 스타일을 보면 대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6자회담에서 기본합의가 이뤄지면 일본내 반북 여론을 무릅쓰고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밀고 갈 공산이 있다.

신사참배는 안팎 겨냥 이중포석

권혁태 교수(성공회대 일본학) = 고이즈미 총리에게 야스쿠니 참배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대한·대중 문제에 대한 긴장감을 부추기는 데 오히려 적절한 소재다. 즉, 일본 대중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내 결속과 통합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의 대중 접근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

중국과의 대립관계를 부추겨서 미국의 대중 접근을 견제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고이즈미가 중국과 한국과의 외교적 관계 개선을 해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는 야스쿠니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고이즈미의 존재는 일본 우경화를 촉진하면서 억제하는 측면도 있다. 일본 보수우경화에는 세가지 노선이 있다. 자민당의 기존 보수 원류 노선, 친미 중무장국가주의, 자주국방 중무장 노선이다. 고이즈미는 가장 우익에 선 자주국방 노선을 억제하는 노릇을 하고 있다. 선거 결과 나타난 젊은층의 보수화는 우려할 만하다.

정리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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