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뉴스도 리콜이 되나요? 코로나를 둘러싼 의도적인 오보들 / 조수진(교양대학) 겸임교수

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20년 3월 14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뉴스도 리콜이 되나요? 코로나를 둘러싼 의도적인 오보들"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안녕하세요.

 <김양원 PD>
 2)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인데, 거의 매일 쏟아지는 가짜뉴스 걸러내느라 또 바쁘죠. 요즘 얘기하는 가짜뉴스, 우리가 흔히 틀린 기사를 말하는 오보와는 다른 거죠?

 <조수진 교수>
가짜뉴스와 오보, 비슷한 말인데 명확하게 구분해서 말하고 있지는 않은데요. 먼저, 오보의 유형을 보면 학자별로 객관적인 오류와 의미상의 오류로 구분(로렌스와 그레이) 하기도 하구요, 객관적인 오보, 주관적인 오보(베리berry, 1967), 객관적인 사실로부터 일탈한 것을 객관적 오보, 판단착오에 의한 것을 주관적 오보로 분류 (비랜켄버그 1970)하기도 합니다.
이 주관적 오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잘못 강조하거나 의미를 생략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다른 학자는 오보를 개인적 오보와 구조적인 오보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개인적 오보는 기자 개인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말하고요, 구조적인 오보는 각 언론사의 논조 등의 영향으로 오보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여기에 의도적인 오보도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기본적인 확인을 거치지 않은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의도된 오보가 바로 가짜뉴스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각 신문과 방송사의 보도 준칙에 보면 ‘정확성’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정확성을 위해 ‘확인’절차를 몇 번이고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플리쳐도 모든 기사의 핵은 ‘정확, 정확, 정확’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보도들이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김양원 PD>
 3) 아, 취재과정에서 실수를 해서 오보를 내는 게 아니고, 의도적으로 오보를 낸다? 예를 들어서 살펴보죠.

 <조수진 교수>
먼저 3월9일 조선일보 기사 <“대구 거주자 아니다” 거짓말...서울 백병원 뜷렸다.>라는 제목의 기삽니다. 일단 이 기사는 기사 하나에 많은 문제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것부터 살펴보면요, 제목에서 보듯이 공포 조장하는 표현이 여전히 나오죠. ‘뚫렸다’라는 표현, 그리고 기사 내용에 보면 여전히 ’우한폐렴‘이라는 표현을 고수합니다. 혐오를 조장하는 거죠. 이것도 이미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했다는 겁니다. 이 기사에 보면 "70대 여성 A씨가 대구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서울 대형 병원에서 한차례 거부를 당했고, 이에 보건소를 방문했는데 진단검사마저 거부당했다"는 건데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요.

 <김양원 PD>
 4) 네 사실 보건소를 방문한 게 아니라 동네의원을 거쳤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을 했는데, 그런데 기사가 잘못됐다면 응당 정정기사를 내고 사과를 했어야 하는데 처리방식도 논란이 됐어요.

 <조수진 교수>
맞습니다. 해당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 후기 형식을 글을 실으면서 "진단 검사를 하지 않은 보건소도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구토나 복부 통증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긴 하지만 아주 전형적인 의심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 할머니 증상을 보고 코로나가 아니라고 볼 여지가 컸다"고 썼구요. 그런데 기자는 해당 문장을 삭제하고 "오늘 마포구에 확인한 결과, 할머니는 마포구 한 내과를 방문했지만 마포구 보건소에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잘못된 정보를 일부 전해드린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기자는 10일 다른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에 쓴 게 자신의 입장이다. 공식 입장은 경영기획실에 문의하라"고 말했다고 하구요.

 <김양원 PD>
 5) 기사에 대해서는 회사측에서 정정기사를 보도하는 게 맞을텐데, 기자 개인이 sns에 정정 글을 올렸다, 그것도 해명 형식으로......

 <조수진 교수>
이 기사뿐만 아닙니다. 중국에서 보내온 20만장의 마스크가 부적합한 것이다. 라고 한 머니투데이의 기사. 이 기사도 논란이 일자 기사를 2차례 수정하고 결국 삭제했는데요. 오보처리를 그냥 수정, 삭제만해서 다시 안보이게만 하면 되는 건지...

또 조선일본데요...<‘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노조’>라는 기삽니다. 물론 사실이 아닙니다. 딸기밭에 가지 않았다는 거죠. 서울대 병원 노동조합측이 언론중재위원회 정정요청 및 손해배상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김양원 PD>
 6) 서울대병원 노조측은 당초 딸기농장 예약을 했다가, 코로나19로 모두 취소했다고 해요. 이런 마무리까지 제대로 취재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던 건데요. 취재의 기본도 지키지 않는 보도가 잇따르는 걸까요?

 <조수진 교수>
그래서 악의적인 보도. 의도적인 오보가 아닌가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에 대한 조선일보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또 최근 대표적인 게 ‘지오영 의혹’보돈데요...온라인에 떠도는 루머가 기사화된 케이습니다.

 <김양원 PD>
 7) 대통령 부인과 같은 학교 출신이다... 그래서 이 지오영이라는 업체가 공적마스크 공급업체가 됐다, 이런 특혜 의혹 기사였는죠.

 <조수진 교수>
네, 김정숙 여사가 고교 동문인 지오영 업체의 대표에게 특혜를 줬다는 건데요. 하지만 김정숙 여사는 숙명여고를, 이 회사의 대표는 숙명여대를 나왔습니다. 숙명여고, 숙명여대는 재단도 다른 곳인데..같은 ‘숙명’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동문 특혜의혹까지 간거죠...3월10일 뉴스톱에서 이 기사를 자세히 팩트체크합니다. ‘지오영 의혹? 검증가치도 없는 가짜뉴스’라는 기사제목입니다.
이런 기사들이 계속되면서 오보가 의도적이지 않느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점들이 생기는 거지요. 이런 점들은 다양하게 나타났죠. 이미지조작도 있었구요.

 <김양원 PD>
 7) 이렇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는, 오보의 문제들... 언론사들이 이미 보도준칙이라는 것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까?

 <조수진 교수>
맞습니다. 올초 보도준칙을 새로 개정한 한겨례의 경우 첫 번째 보도준칙이 ‘검증과 정확한 보도’입니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보도의 정확성을 취재보도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오보 기사를 낸 조선일보도 마찬가집니다. 조선일보의 취재준칙 취재보도 1항에 ‘신속보도는 언론의 생명이지만, 속보경쟁을 위해 정확성을 희생하는 않는다. 보도에 앞서 반드시 확인절차를 거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확성을 강조한다해도 분초를 다투는 물리적인 상황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죠.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오보가 난다 해도 ‘정정보도’라는 게 있습니다.

 <김양원 PD>
 8) 오보에 대한 정정보도를 규정한 내용은 없나요?

 <조수진 교수>
오보나 정정보도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나 학문적 연구 역시 많지 않습니다. 한국 5대 종합일간지 오보 정정의 특성을 연구한 논문이 있습니다. (윤지희, 이건호 논문, 2011)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의 정정보도를 분석한건데요,
이 논문에 보면 정정보도 유형, 내용, 기간 등을 조사합니다. 연구결과를 보면요. 오류발생원인, 정정보도 게재사유, 사과대상, 사과 사유 등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90%이상으로 나타나 정정보도에 대한 언론사의 태도가 전향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줍니다.
방송 준비하면서 여러편의 논문을 봤는데...재밌는건. 1990년대 초반의 논문에도 똑같은 내용을 지적한다는 겁니다. 92년 한국언론연구원, 96년 우병동 논문에서도 왜곡, 과장, 허의보도 등의 오보가 사회문제로 제기된다고 지적하면서 부정확한 보도. 해명보도는 미흡하다고 강조합니다. 오보는 이미 여러 논문에서 검증됐듯이 언론의 신뢰도 하락을 가져옵니다.
그런데...정정보도는 언론사로서는 오류를 인정하는 수치가 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정정보도는 언론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대중들이 정정보도를 보고 신문에서 보도되는 뉴스의 질을 더 좋게 여기는 비율이 63%, 나쁘게 여기는 비율8%로 조사된 논문도 있었습니다.(urban, 1999). 물론 오래전 논문이고 미디어 환경이 변해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그리고 요즘처럼 의도적인 오보에 대해서는 해당이 안되겠지만, 정정보도를 하는 언론사를 보게 되면 최소한 정확성을 꾀하려는 노력은 하는구나라고 느낀다는 거죠.

 <김양원 PD>
 9) 요즘 자동차가 가전제품 같은 경우에는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들이 먼저 이 제품은 이런 문제가 있다라고 먼저 밝히는, 리콜을 하지 않습니까? 왜 기사는 리콜이 안될까요.
정확한 보도를 하자, 또는 잘못된 보도는 바로잡고 고치자...이런 것이 어떤 규칙에 나와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그것이 언론의 윤리, 기자들의 양심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코로나19 와중에 쏟아지는 언론사의 오보 기사에 대한 미디어비평 들어봤습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감사합니다.

 <김양원 PD>
지금까지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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