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디자인경제학 / 장기민(디자인대학원 석사 19) 학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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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기아자동차는 당시 극심한 경영난을 극복하고자 아우디 출신의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이너로 영입했고 ‘디자인 기아’라는 슬로건 아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 양식의 K7, K5 등을 출시하며 디자인경영을 펼쳤다. 이후 사람들은 발전한 디자인에 반응하며 새로워진 기아자동차를 향해 경제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디자인경제에 대한 현상이 힘을 얻게 되자 자동차의 전반적인 디자인수준이 격상되는 동시에 디자인을 대하는 국민들의 태도와 시각이 성숙해지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의 디자인개선을 위해 스카우트된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인경제 현상을 이끄는 장본인이 되어 이후에는 외국인으로서 현대 · 기아자동차 그룹의 사장 자리까지 올라가게 된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 디자인열풍은 산업 분야마다 디자인을 접목시킨 디자인경영을 유도했고 덕분에 성공한 여러 디자인경영 기업을 탄생시켰다. 여러 개인과 기업 들이 디자인경영에 반응하여 경제활동을 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텐데, 사람들은 돈을 쓰게 만드는 디자인경영에만 관심을 둘 뿐 그것 때문에 돈을 쓰는 개인의 경제활동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알 수 없는 행위들을 분석한 뒤 숫자로 계산해 이론화하곤 하는데 정작 인간은 어떠한 행동을 할 때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그로 인해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계산착오’라 말할법한 예측 불가의 일들을 계속 벌이며 살아간다. 새뮤얼 보울스의 저서 『도덕경제학』에는 경제적 가치를 메시지로 해석할 것을 주장한 사람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만약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밀이 귀해져서 빵의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사람들에게 ‘빵의 소비를 줄이고 감자를 요리해서 먹는 것이 돈을 절약하는 길이다’라고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예로 말한다. 이 지역의 제빵 업체가 우수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빵의 가격과는 상관없이 지역민들에게 많은 빵 구매를 불러왔다면, 감자를 소비하라는 경제적 정보가 담긴 메시지는 제빵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를 통해 각 개인은 더욱더 현명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인경제는 어쩌면 이러한 경제적 가치를 디자인이라는 유형의 정보로 경제주체에 전달하는 것일지 모른다.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정의는 마치 ‘사랑’이라는 단어의 정의처럼 모호할 때가 많다. 이는 저마다의 인식과 정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디자인을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코레이션 정도의 개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디자인의 개념은 ‘의미부여’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디자인했느냐에 따라 시장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가방과 백화점의 명품백은 서로 다른 가치를 나타낸다. 심지어 두 가방이 동일한 크기와 컬러, 얼핏 비슷한 외형을 가졌을지라도 말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는 조양방직이라는 카페가 있다. 1933년에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방직공장인데 공장의 가동이 멈춘 후 수 십 년 동안 폐공장으로 방치돼 아무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이 빈티지한 갤러리카페로 그 디자인적 가치가 변하자 단숨에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게 되었다. 방치된 폐공장이라는 공간에 디자인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자 디자인경제 효과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우리 중에는 바로 집 앞에 있는 맥도날드에 가지 않고 길 건너에 있는 먼 서브웨이를 찾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서브웨이 근처에서부터 먼 길을 돌아 맥도날드에 가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맥도날드는 그 탄생의 배경부터 건강 문제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반면 서브웨이는 건강한 식재료를 앞세우며 마케팅했다.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서브웨이를 찾고, 그 밖에 다른 만족으로 자신을 디자인하려는 사람은 맥도날드로 향한다. 개인의 삶에서 모든 경제활동의 주체는 나 자신이다. 내 경제활동을 통해 나 자신이 디자인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꼭 깨달아야 한다. 원문보기: http://news.mju.ac.kr/news/articleView.html?idxno=10072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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