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디자인경제] 공감경제학 / 장기민(디자인대학원 19) 학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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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해가는 와중에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완벽하지 않으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법한 예전의 개념이나 아이디어들도 서툴고 설익은 채로 출시가 가능해진 것이다. 성공의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서툰 모습 그 상태 그대로 출시하고 시장에서 잘 먹히면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소위 요즘 애들에게 잘 먹히는 상품들은 그런 방식으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저스틴지냑 이라는 사람은 2001년부터 뉴욕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5만원에서 10만원 즈음의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데 전 세계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쓰레기를 구입했다. ‘Garbage of New york city(뉴욕의 쓰레기)’라 이름 붙여진 이 상품은 투명 아크릴 케이스에 담겨져 특별한 의미로 탈바꿈해 여러 나라의 구매자들에게 배송된다.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인 뉴욕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부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뉴욕을 경험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상품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였고 이를 통해 쓰레기를 돈 주고 구매하는 일종의 쓰레기 경제활동이 시작되었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가방 프라이탁은 버려질 트럭 방수포를 재활용하여 가방을 만들었고, 본산지인 유럽을 넘어 트렌드에 민감한 미국 뉴욕으로까지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버려질 쓰레기 소재를 이용하여 세상 단 하나뿐인 디자인인 ‘내 가방’이 제작된다는 아이디어는 쓰레기라는 편견을 넘어선 어떤 강한 에너지가 내재되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월간 이슬아’의 이슬아 작가는 한 달에 1만원의 구독료를 받고 자신이 쓰는 글을 매일저녁 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며 소규모 구독경제를 실현했다. 그녀의 홍보 포스터를 보면 "아무도 안 청탁했지만 쓴다!" "태산 같은 학자금 대출! 티끌모아 갚는다, 아자!" 등의 재밌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대학을 졸업하는 동시에 학자금 대출 2,500만원을 갚으라는 문자를 받게 된 그녀는 기자, 교사, 누드모델 등 닥치는 대로 많은 일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어날 수 없는 학자금 채무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나름의 묘안을 짰다고 한다. 이러한 그녀의 진심어린 스토리는 많은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했고, 매일 자정 무렵 이메일로 배달되는 그녀의 수필 속 거침없는 표현들은 독자들에게 공감의 영역과 해방감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인맥보다 강력한 네트워킹의 힘’ 저자 재닌가너는 모임에서 단순히 명함을 돌리는 것만으로 네트워킹이 형성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자신의 본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사람을 대할 때 진정한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그들과 교류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함께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진정한 공감의 작용이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에도 이로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회원가입 당시 좋아하는 영화를 몇 개만 골라놓으면 그 이후로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내 취향에 맞는 추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준다. 점점 개인화 되어 가는 초 밀착·초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을 분석의 대학으로 삼던 시대를 넘어 공감의 대상으로 발전 시켜왔다. 이제 그런 서비스는 고객 각자가 존중 받고 있다고 여기게끔 초 개인화되어 까다로운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나가고 있다. 재닌가너는 네트워킹을 시도할 때에 먼저 스스로에 대해 말하면서 시작하는 행동을 큰 실수로 지적한다. 또한 본인이 무슨 말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너무 깊게 한 나머지 상대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는 자세 또한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잘 들어주고 더 공감해주는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더 갈 수 밖에 없는 세상의 이치.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해답을 앞에 두고 우리는 개인의 관계와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서 막연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장기민 디자인경제연구소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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