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DT 시론] IT서비스 일류화 전략 / 경영학부 김현수 교수

최근 IT서비스산업 일류화 전략에 대한 좌담회도 있었고, 글로벌 일류가 되지 못하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일류의 속성과 일류화 전략을 생각해 본다.

일류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상대기준으로 세계 제일의 기업과 대등한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면 일류라 할 수 있고, 절대기준으로는 고객의 원하는 서비스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는 수준이면 일류라 할 수 있다. 일류화는 이 두 가지 조건을 확보하는 과정이다.

먼저 IT서비스 글로벌 리더의 수준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트랜스포메이션을 넘어서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리드하는 수준으로 발전되고 있다. 산업의 기본 구도를 고도 지식기반 서비스 모델로 설정하고 비전에서 앞서는 기업을 지향해야 한다.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인력 양성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산업의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사업대가기준에 시장원리 도입, 감사기준 및 예산제도의 개편, 수발주자 사업수행 관행 개선 등이 시급한 과제이며, 차별화가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류화 전략에 서비스업의 근본 속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서비스업의 일류화 전략은 제조업과 다르다. 서비스의 특성은 무형성, 동시성, 차별성이므로, 서비스업의 중심은 프로세스다. 제조업에서는 제품의 생산 및 품질 역량이 일류 여부를 좌우하는데 비해, 서비스업에서는 서비스의 품질뿐 아니라 서비스공급자와 고객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예를 들면, 의료행위에서의 플라시보(Placebo) 효과와 교육서비스에서의 피그말리온(Pygmalion) 효과가 있다.

플라시보 효과는 서비스 제공자인 의사가 가짜 약을 고객에게 처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은 신뢰하는 의사로부터의 처방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그 서비스의 효과를 크게 거두는 경우다. 제품의 품질보다 고객의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믿음이 서비스 효과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 좋은 사례다. 교육에서의 피그말리온 효과는 교육서비스 제공자인 교사가 고객인 학생에게 긍정적인 기대를 주어 학생으로 하여금 학습 성과를 크게 거두게 하는 경우인데, 이 역시 고객의 서비스제공자에 대한 믿음이 서비스 효과를 좌우한 경우다. 따라서 서비스산업에서의 일류화 전략은 서비스공급자와 고객간의 상호작용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즉 서비스업을 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공급자의 고객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고객의 서비스공급자에 대한 신뢰 수준이 높아야하고, 또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신뢰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 차별화 역량을 존중하고, 차별화 수준이 서비스 가격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일률적인 사업대가기준의 점진적 폐지와 서비스가격 차별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IT서비스업은 사업자와 고객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와 국내 서비스인력에 대한 낮은 신뢰가 산업 일류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 피해자가 된다. 고객은 우수한 사업자의 서비스를 획득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겪게 되고, 사업자는 우수한 고객의 잠재 서비스를 놓칠 가능성이 많다. IT서비스업 일류화를 위해서는 발주자의 수주자에 대한 신뢰수준, 수주자의 발주자와 사용자에 대한 신뢰수준, 그리고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와 발주자의 신뢰수준을 모두 높여야 한다.

시장 질서를 바로 잡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일류가 되는 지름길이다. 산업계의 진실한 상호 협력이 필요하고, 사업자와 고객이 협력해야 하고, 정부와 학계가 힘을 모아 산업계를 도와야 한다. IT서비스에서도 피그말리온 효과를 만들어내자.

이전글 [확산되는 IT 거버넌스]"아키텍처ㆍILM 등 구성 데이터 관리 전과정 포함" / 정승렬 비지…
다음글 [수시 2학기/이렇게 뽑는다] 국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