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내생각은…] 카드사 경쟁 도입 … 가맹점 수수료 낮춰야 / 조길종 (경제)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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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3.1%다. 이는 개방형 카드시스템을 운영하는 선진국의 약 2배에 해당한다. 높은 수수료율 때문에 생존권이 위협당하다 보니 가맹점으로서는 절박한 심정으로 수수료 인하를 2002년부터 요구하고 있다. 가맹점의 요구사항은 줄곧 하나였다. 시장에서 자기가 선호하는 카드사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시장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채택하는 개방형 체제가 아닌 카드 발급과 전표 매입을 카드사가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폐쇄형 체제다. 이런 구조하에서 정부는 세원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신용카드 가맹점 의무화 정책을 시행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에 의한 물품의 판매 등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형사처벌까지 한다.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는 이러한 독소조항으로 가맹점을 옥죄고 있다. 이것은 정부에서 자연독점을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 독점이윤이 보장되는 시장에서 가맹점의 처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카드사가 있겠는가?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아무런 유인(경쟁)이 없는 시장에서 애원과 간청이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카드사가 경쟁을 싫어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발급과 매입을 분리해 외국처럼 전표 매입사를 중간 단계에 두는 것은 거래단계가 추가돼 오히려 수수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논리다. 둘째 미국이 도입한 전표 매입사 제도는 국토가 넓어 전표 매입이 어렵고 가맹점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매입사의 신설은 막대한 초기투자 비용이 소요돼 중복투자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얼핏 보면 타당하게 보이지만 논리가 부풀려 있다. 우선 선진국의 매입사 설립은 시장경쟁에 의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카드사가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분업화와 전문화를 유도한 결과다. 전표 매입이 실물수거 방식이 아닌 전자매입 방식이 보편화돼 있는 시장에서 현재와 같은 분산매입보다는 집중매입을 채택할 경우 훨씬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집중의 효과다. 특히 우리의 카드시장은 선진국과 달리 하나의 가맹점에 모든 카드사가 인프라 설치 및 유지관리를 하기 때문에 중복투자로 인한 고비용·저효율의 시장구조를 지니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로 오히려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신규 투자비용도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수준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에도 있다. 직불카드나 체크카드를 활성화하고 현금 결제 시 할인 등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직불카드 등이 신용카드를 얼마만큼 대체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이는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다. 선택의 자유가 구속되는 가맹점 시장에서 독점을 그대로 방치한 채 외과적인 치유로 성공을 거두기란 어렵다.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 정책을 시장친화적인 방법으로 추진한다고 공언했다. 그렇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시장에 경쟁을 도입해 경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갈등 비용이 줄어든다. 정책담당자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의 격변과 같은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시장경쟁이란 것이 항상 안전하게 점진적으로 비용 없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5&aid=00019764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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