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매경춘추] 위기의 부모들/남유선(사법학전공)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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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 열흘 남짓 지났음에도 여전히 학부모들은 정보 수집을 위해 입시설명회, 학원, 학교에 가느라 분주하다. `학부모 주도`의 최첨단 입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는 치열한 전쟁이다. 미국 드라마 중에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이 있다. 최근 난무하는 `막장 드라마`의 효시일 수도 있다. 일반적인 `막장`의 의미는 등장인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기존의 법이나 도덕을 파괴하는 경우와 살인이나 자살 등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하는 경우를 포괄하는 개념인 듯하다. 필자는 교육자로서 이런 유형의 드라마를 대할 때마다 우리의 기형적 교육현실을 빗대어 보며 서글퍼지곤 한다. 기러기 아빠의 탄생, 가족들 간 생이별, 가정파탄이라는 비극적 사회부작용 초래, 과도한 교육열로 무장하고 대리만족을 꿈꾸며 아바타 만들기에 집중하는 부모들, 주도적 의지를 상실한 형편없이 나약해진 아이들 등으로 구성하면 막장드라마의 위기감 수위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어머니들은 입시 후 해방감보다는 허탈감에 시달리게 되고, 전문가들은 이를 `빈 둥지 증후군`이라 말한다. 정체성 상실, 빈 둥지에 남은 허전함과 우울함을 잊기 위한 음주, 도박, 쇼핑 중독증, 자살충동 등의 극단적인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가벼이 볼 수만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칭찬한 우리나라의 교육 이면에는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대학 입시의 성공 열쇠라는 우스갯소리를 그냥 넘길 수 없는 씁쓸한 현실이 있다. 한국적 교육의 특수성이 빚은 현실이나 더 이상 위기로 치닫기 전에 부모들 사고의 대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자신의 인생은 뒷전으로 하고 자녀에게 100% 올인했던 방식을 탈피해 부모들 고유 인생에의 분산투자를 시도하는 건 어떨까.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공익광고의 문구를 되새겨보면서.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_forward.php?no=652037&year=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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