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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스테인리스 스틸 작품 첫선… 다채로운 조형성 보여줘/조병섭(입체미술전공) 교수

모든 예술 작품은 그만의 독특한 언어를 지닌다. 그 언어로 끊임없이 대화를 하거나 때론 침묵, 때론 독백을 하며 시대에, 관객에게 말을 건다.

조각도 그러하다. 더욱이 그림이 가상의 공간에 자신을 드러내는데 반해 조각은 실제 공간에 자신을 위치시킴으로써 전하는 언어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조각은 본질상 공간과 유기적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관계의 형태는 조각마다 다르다. 조각가 조병섭(국민대 교수)의 작품이 갖는 미덕, 주목받는 이유는 그러한 '관계'에 있다. 조각에 필연적인 공간, 무채색의 공간에 유의미성을 부여하는 창조력 말이다.

그의 조각은 도시라는 공간에서 더욱 빛난다. 건조한 공기와 각진 건물, 수직의 비상이 앞다퉈지는 도시. 소통의 통로가 비좁고 삶이 퍽퍽한 공간. 조병섭의 조각은 그러한 도시를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메마른 공간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그의 작품은 유기적 이미지 속에 존재하는 공간의 확장과 생산을 함께하는 하나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으며, 기하학적 구조를 탈피한 유기적 구조와 단순한 형태가 주를 이룬다. 유기적 추상형태는 부드러운 곡선과 볼륨을 통해 의미적 가치를 표현한 것으로, 특히 따뜻한 생명, 인간애의 정서를 추구한다.

단순한 형태 또한 기존 조각에서와 같은 미니멀 성향의 단순함이 아니라 형태적 단순함에도 더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작업적 철학이 녹아 있으며, 다양한 이미지를 생산하는 확산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조병섭 조각에 표현된 창조적 공간과 조각이 놓인 공간(환경)이 연결되는 구조에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공간의 표정'은 관객에게 두 공간의 교차점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주변 공간을 함유하고 확장하게 한다. 공간과 공간, 공간과 자연, 도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이르는 것이다.

이렇게 조각의 특별한 공간미학을 감상할 수 있는 조병섭의 작품 세계를 서울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12월 1~11일 만날 수 있다. '공간의 소통'을 주제로 한 전시에는 화강석, 브론즈, 스테인리스 스틸 등으로 만든 작품 20여 점이 나온다.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은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그의 작업의 확대와 함께 다채로운 조형성을 보여준다.

원문보기 : http://weekly.hankooki.com/lpage/arts/201012/wk2010120215001110513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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