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DBR]‘브랜드 스페이스’ 도심의 문화공간으로 / 장윤규 (건축)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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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가치-이념이 녹아든 공간… 기업의 브랜드 전략이 점점 진화를 거듭하면서 새로운 전략 모델이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브랜드 마케팅에 공간 개념을 도입하는 새로운 추세가 두드러진다. ‘공간 디자인 마케팅’은 △기업이 제공하는 공간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공간을 매개로 소비자에게 독특한 체험을 제공해 기업 및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총체적인 활동을 뜻한다. 이런 움직임의 이면에는 공간이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공간 디자인 마케팅의 대표적인 도구는 기업이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화한 ‘브랜드 스페이스’다. 브랜드 스페이스는 공간 또는 장소라는 매개체를 통해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브랜드 스페이스의 더 큰 의미는 이미지의 소비를 넘어 문화적 파급 효과를 내고, 공공적 사회성을 재생산한다는 데 있다. ○ 브랜드 이미지의 건축적 형상화 국내의 대표적 브랜드 스페이스로는 필자가 속한 ‘운생동(韻生同)건축가그룹’(이하 운생동)이 설계한 금호건설의 복합 문화공간 ‘크링(Kring·원을 뜻하는 네덜란드어)’을 꼽을 수 있다. 운생동은 크링을 설계하면서 기업과 고객 간의 상호보완과 소통을 강조하는 동시에 크링에 고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복합문화공간에 ‘브랜드적 도시 조각물’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운생동은 우선 금호건설의 ‘어울림’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건축적 형상화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변형시키고자 했다. 어울림 브랜드는 조화로움을 추구한다. 우리는 건축적 해석을 통해 이 조화로움을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고 스스로를 확산하는 ‘울림’으로 나타내기로 했다. 자연과 도시의 다양한 요소가 한데 모여 조화롭게 어울리고, 이것이 다시 커다란 공명과 울림을 만들어 도시로 퍼져나가는 브랜드 시나리오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도시를 향해 이미지를 발산하면서, 반대로 도시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도 하는 커다란 ‘울림통’을 형상화해 건축물을 설계했다. ○ 다양한 ‘꿈’을 담는 백색의 내부 공간 운생동은 이 울림통을 ‘꿈’이라는 콘셉트와도 연결했다. 우리는 조명 기능을 통해 크링이 밤에도 도시의 조명 조각물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크링의 내부를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백색 공간으로 만들었다. 공간적 초현실성을 나타내는 백색 공간은 연극의 무대와 같은 장소다. 공연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무대 세트가 변하듯이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크링의 내부 공간은 현재 전문 예술 코디네이터가 운영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복합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상품 생산에 기반을 둔 사회가 정보 생산에 기반을 둔 사회로 전환되는 역사적 변환이 일어났다. 이는 연금술적 사회에서 기호적이고 이미지적인 사회로의 변환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건축 및 공간을 상품화, 브랜드화 하고자 하는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의 건축 영역이나 공간 개념이 파괴된 지 오래다. 건축을 상품으로 보는 방식도 그 좌표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브랜드 스페이스 구축을 통해 새로운 문화 브랜드를 창출할 때다. 장윤규 건축가·국민대 교수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0&aid=0002019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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