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경제와 세상]진화하는 세계경제 위기 해법/조원희(경제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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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이 세계무역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며칠 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린 칼럼 제목이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후진국이 세계경제 문제 해결의 열쇠라도 쥐고 있기라도 한 듯 그들의 역할을 한껏 올려놓은 글이다. 개도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 도움 잘 알려져 있듯이 미국발 금융위기, 그리고 세계 경제위기는 1차적으로 미국 금융시스템의 실패에서 촉발되었지만 미국 금융기관이 재주를 부리며 수익을 올리는 데 사용한 그 돈은 외국, 특히 중국에서 온 것이다. 이 돈은 주택 담보 대출, 주택가격 상승, 추가 대출, 가계 소비로 연결되었다. 중국은 열심히 생산하여 저축하고 미국은 열심히 소비했다. 그러다가 2007년 이후 모기지 부실이 드러나자 그동안 저축은 한 푼도 하지 않고 소비만 하던 미국인들이 돈 줄이 막혀 더 이상 소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졸지에 물건 팔 곳을 잃은 중국이 곤란하게 되었다. 여기서 사태의 제2막이 시작되었는데 그것이 이른바 세계무역불균형(global imbalance)이다. 미국의 소비는 2008년 현재 세계 총소득(약 60조달러)의 16%에 달하며 미국 소득의 70%였다. 미국이 소비를 65%로, 약 5%포인트 줄이면 소비수요는 7000억달러가 감소한다. 미국의 소비만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위축되었으므로 어딘가에서 신규로 수요가 창출되지 않고는 세계 경제는 과거의 호황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한편 거대한 재정적자, 그리고 엄청나게 풀어놓은 돈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원상복귀되어야 한다.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링거를 뺀 환자가 회복되면 다행이지만 다시 쇼크에 빠지면 위험하듯이 ‘출구전략’이 구사된 이후 세계 경제가 고성장은 아니어도 정부의 지원 없이 정상상태를 회복하려면 어딘가에서 기존(특히 미국)의 소비수요를 대체하는 수요가 나와야 한다. 중국이 기존의 에너지 과소비형의 발전 패턴을 지속한다면 조만간 전 세계 석유를 다 써야 할 판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자원투자가 확대되어야 하며 당면한 세계경제의 연착륙과 회복을 위해서라도 대규모로 개도국에 자원개발을 포함한 생산적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나쁘다고 볼 일이 아니다. 그러면 세계적인 개발 격차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방언론은 자기들이 만든 위기를 중국 측에 미루는 데 골몰했다. 중국이 가치가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바보’처럼 미국 국채를 계속 사지 않고 국외 자산구성을 다변화하고 해외 직접투자에도 적극 나설 기미를 보이자 신제국주의라고 공격했다. 또한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중국의 환율의 대폭조정, 수출감소, 무역흑자축소로 세계경제의 거대한 불균형을 단기에 해소하려는 접근법은 실효성도 의문이고, 필히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다. 이런 식으로 몰아가다가는 바야흐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마리 고래가 맞붙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했다.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에 가장 크게 의존하는 경제이며 이들이 대립 모드로 나간다면 가장 피해를 많이 볼 ‘새우’ 아닌가? 자원투자의 세계적 확대 바람직 과거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할 때도 그랬지만 위기극복, 시스템 개혁에는 과도기적으로 반드시 기존 경제 바깥 어딘가에서 수요가 창출되어야 한다. 물이 세는 집을 고치려면 임시 거처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점에서 개도국을 주목한 것은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 다가오는 2010년에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같이 세계경제 위기에 대한 합리적 해법들로 세계 여론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원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12241816505&code=9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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