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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서비스융합촉진법` 만들자/김현수(경영학전공) 교수

지난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서비스 중장기 선진화 전략 토론회에서 가칭 서비스산업육성법을 제정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적 방법 중의 하나로 제시되었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해서는 정부정책 추진의 근거가 되고 범 정부적 정책 조율 및 계획 수립의 기본이 되는 근거 법률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좋은 제안으로 생각된다. 또 최근 특정 소규모 산업관련 법률, 예를 들어,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종자 산업법,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국제회의 산업육성법, 음악산업 진흥법 등이 제정된 상황이므로, 서비스산업육성법이 제정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일자리 창출과 한국 경제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더 시급하게 제정해야 할 법률안이 있다. 가칭 서비스융합촉진법이다. 경제의 서비스화에 따라 핵심제조업은 이미 사실상의 서비스업이 되고 있다. 제품이 서비스화 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 열풍으로 우리나라 휴대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비스융합을 추진했더라면, 아이폰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휴대폰을 국내 기업들이 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프트웨어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려 고객의 서비스 욕구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수 년전 관련 사업부를 신설하여 서비스제품화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을 비롯한 주력 서비스산업들도 제품과의 융합, 또 서비스간의 융합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서비스융합이 전략적 차원에서 촉진되도록 정부가 길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지식경제부 등에서 IT융합과 산업간 융합을 강조하며 이를 촉진하는 정책을 일부 추진하고 있으나, 융합 촉진이 지연되고 있다. 산업간의 공감대가 약하기 때문이고, IT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IT수요 창출을 위해 우리는 IT적 관점에서 주로 생각해 왔다. 다른 주력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이 속한 산업의 수요 창출이 IT 수요 창출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IT융합만을 특별하게 고려하기는 쉽지 않다. 타산업과 정부 전체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서비스융합이라는 키워드를 통하여 공감대 구축이 가능할 것이다. 서비스융합은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IT에 의해 대체로 구현되기 때문에, IT 수요 창출을 위해서 서비스융합은 훌륭한 수단이 된다.

IT가 산업의 중심이 되고, 또 경제를 선도하는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 산업 관점에서 법률 제정과 산업육성 노력을 해야 한다. IT인들이 중심이 되어 가칭 서비스융합촉진법을 발의할 것을 제안한다. 이 법안은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급한 일이고, 또 서비스업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국가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열풍이 우리에게 위기가 아니라, 우리 산업의 서비스화를 촉진하고, 산업전체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된다.                
서비스융합촉진법을 제정하여 산업 경쟁력을 신속히 강화하도록 지원해주고, 그 자연스런 결과물로 IT 산업 육성 성과를 거두도록 하자. 과거 1차 산업 중심에서 2차 산업 중심으로 국가경제를 도약시키기 위해서 수출산업육성에 총력을 기울였던 기억을 되살리자. 정부의 모든 자원을 집중하여 수출산업을 육성한 결과 오늘과 같은 세계 일류 제조기업들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 세계경제의 중심이 서비스로 확실하게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리더가 되는 지름길은 산업전체의 서비스화를 촉진하는 길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서 지속적인 수출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서비스융합을 촉진하자. 범 정부적 서비스융합 촉진 및 정책 조율을 위해 근거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효과적이 수단이라고 생각된다. 서비스융합촉진법으로 정부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주력산업의 서비스융합을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7020201235169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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