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DT 시론] `서비스경쟁` 활성화로 상생 넓히자/김현수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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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가 한단계 성숙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 이슈에 대해 정부와 경제계간의 토론이 뜨겁다. 대기업들이 성과를 중소기업과 나누고 있다는 인식과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한국사회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도 상반되는 견해가 존재한다. 국가 전체적으로 최적의 경제 및 사회시스템을 찾는 과정이 진행 중인 것이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경제의 서비스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다. 고부가 산업구조로의 개편에 따라 대중소기업 상생문제도 장기적으로는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성숙된 산업구조와 고부가 경제로의 조기 이동을 촉진시키고, 바람직한 선진 경제를 우리 사회에 확고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선결조건이 있다. 우리 의식과 관행의 선진화가 필요한 것이다. 의식과 관행은 그 뿌리가 깊기 때문에 가장 변하기 어렵고 느리게 변하는 부분이다. 우선 서비스경제 선진화를 위해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이 사람들의 서비스에 대한 공짜 인식이라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래서 "서비스는 써비스(공짜)가 아니다"를 주제로 작년말에 국제 콘퍼런스를 정부 차원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변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통적으로는 우리가 의식과 관행에서 가장 선진화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사회의 오랫동안의 기본 틀인 유교의 삼강오륜을 새겨보면 그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삼강으로 비교 우위에 서있는 존재들이 벼리가 되도록 한 것은 의미가 깊다. 또한 오륜인 군신유의, 부자유친,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을 되새기면 우리경제의 선진화가 촉진될 것이다. 서로간에 의로움을 근본으로 하고 있고, 상호간에 친함이 있고, 상호간에 각자의 역할에 대한 차별됨이 있고, 상호간에 서로의 순서를 지키고 있고, 서로간에 믿음이 있으면 문제가 꼬일 일도 없고, 또 풀리지 않을 일도 없을 것이다. 대중소기업 상생과 마찬가지로 IT서비스산업계의 오랜 과제인 초과생산성에 대한 가치 인정 문제, 과업 내용 변경에 대한 적정대가 지급 문제, 계약시 민간 발주자의 계약 지연 문제 등이 서양 계약 문화와 감사 문화의 잘못된 적용으로 발생된 것이다. 우리 사회의 기본틀인 의로움와 믿음의 철학에 따라 경제가 운용된다면 발생할 여지가 없는 문제들이다. 발주자와 수주자의 상호간의 믿음이 전제되고, 갑과 을의 상호간의 역할과 의무에 대한 의로움이 전제된다면 초과생산성을 인정하는 원격지 개발 문제, 과업 변화에 대한 적정 대가 미지급 문제 등이 발생될 수 없는 일이다. 과도한 비용절감을 위해 일부 민간기업이 무리하게 계약을 지연시키는 관행도 의로움과 믿음이 전제된다면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중소기업간의 상호존중,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가치 인정 및 대가지급도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가 된다. 고객이 서비스공급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고객으로서 벼리가 되지 못하는 일이기 때문에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다. 과거에 공급자 우위의 시대에 벼리가 되지 못한 공급자들이 많았었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지속가능하지 못했다. 고객 우위 시대에 고객이 사회의 벼리가 되지 못하면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이 경제와 사회의 벼리가 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서양의 계약문화와 감사문화가 도입되어 우리 전통문화와 혼합되면서, 일부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동서양 문화의 장점을 결합하여 우리사회와 경제에 가장 바람직한 국가사회 운영 철학이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부 IT서비스기업에서 프로젝트관리오피스(PMO) 확대 차원에서 위험관리 부서를 신설하여 조직차원의 사업 관리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IT서비스 사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종합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갑과 을이 상생하는 문화, 발주자와 수주자가 서로의 믿음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우리 전통 철학과 서양 계약문화의 장점을 살려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학계와 산업계의 원로들이 먼저 나설 필요가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 갑과 을의 상생, 제조와 서비스의 상생이 우리 본래의 상생문화를 토대로 정착되도록 리더들이 나서야 한다.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080502012351697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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