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한겨레]여든일곱분의 위안부 할머니를 위하여/김혜리(연극영화전공) 전임강사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로 에든버러 연극제 흔든 김혜리 교수 

극작·연기·연출한 1인극…‘톱10 추천작’으로 “프린지 관객 호응에 감사, 국내공연 하고파”

올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 연극 <페이스>가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작가이자 연출가, 배우인 김혜리(37·국민대 교수·사진)씨가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재로 자신이 직접 영어로 쓰고 연기하는 1인극. 지난 4일부터 30일까지 에든버러 시소코(C Soco) 극장 무대에 올라 <더 브리티시 시어터 가이드>에서 최고 별점(별 5개)을 받았고, 영국 연극 전문 사이트( www.whatsonstage.com)로부터 ‘에든버러 연극제 톱10 추천작’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위안부 할머님들의 긴 싸움은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나라의 관객들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이야기입니다. 관객들이 주인공의 기억을 통해 역사적, 개인적, 사회적인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전쟁 속에서 유린당하게 되는 여성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다시 치유되고, 희망을 가지는 인간의 의지와 희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30일로 26회 공연을 마친 김혜리씨는 “사회적으로 의식 있고 충격적이면서 주제가 무거운 이 연극이, 아동극과 코미디가 큰 인기를 누리는 에든버러 프린지 연극제에서 화제를 모았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관객이 공연을 보고 오열하고 기립박수를 보여주었고, 이 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눈뜨는 젊은 관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 브리티시 시어터 가이드>의 평론가 캐서린 램은 공연이 끝난 뒤 “내가 주는 별 다섯개는 이 공연을 표현하기에 모자란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또 ‘에든버러 연극제 톱10 추천작’에 선정된 1인극 <더 데이 스카이 턴드 블랙>의 호주 여배우 알리 케네디 스콧은 “아름답고, 심금을 울리는 공연이다. 호주에 공연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서 돕고 싶다”고 울먹였다고 현지 공연전문지 <더 스테이지>가 전했다.

이번 공연의 극작과 연기, 연출을 맡은 김혜리씨는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연기 대학원 학위(MFA)를 졸업하고, 미국 연극배우협의회 회원, 미국 스크린액터즈길드 회원으로 있다. 올해 2월부터 국민대 예술대 공연예술학부 연기 전임 교수로 있다.

그는 뉴욕 컬럼비아대학원 재학 중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출간된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이라는 증언집을 읽고 너무나도 강렬한 충격을 받은 뒤 1인극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님들의 수가 여든일곱 분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안타깝고, 그래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나서 할머님들을 알리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원문보기 :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4376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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