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매경춘추] `G20` 가 남겨야 할 것/남유선(사법학 전공) 교수

최근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논의하는 전문가 포럼에 참가한 적이 있다. 발표자는 현재 최대 관심사가 `스마트폰`과 `G20` 두 가지라고 하면서 이는 미디어에 노출빈도수 극대화라는 전략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했다. 신문이나 TV는 요즘 이 두 가지 소재 없이는 구성이 안 되니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특히 `G20`라는 단어는 그 의의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 모두에게 상용구처럼 익숙해졌음을 느낀다.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노력과 홍보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한 제자로부터 G20 회의장에서 진행하는 "G20 정상에게 말하세요"라는 행사소식을 접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후에 G20 정상들에게 메시지 또는 영상으로 전달해주는 행사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했다. 필자는 소통과 대화의 장을 열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되어 흐뭇해하면서도 참여자들의 기대가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해 무산될 우려에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결국 거시경제정책 공조, 금융규제 개혁, 개발 이슈, 글로벌 금융안전망 등의 과제와 환율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이번 정상회의 성패는 추후 지속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간에 폭넓게 반영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반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인간의 선의와 윤리성에 기초한다는 신념을 가진 필자는 회의에서 제도적 대응뿐 아니라 `윤리성`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굳이 "금융위기는 돈만 아는 학생 길러낸 탓"이라는 모교 경영대학 학장님의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미국 금융시장의 거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규제의 공백 이면에는 고위험에 대해 눈을 감았던 인간의 탐욕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환율 문제를 잘 풀어낸 성공적 G20 정상회의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우리가 주체가 되어, 최초로 윤리성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정상회의, 소통과 대화의 법칙이 잘 활용된 정상회의라는 평가야말로 모두가 진정으로 바라는 이번 G20 정상회의가 남겨야 할 결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v3/view.php?year=2010&no=60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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