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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확 늘린 디섐보, 평균 322.1야드 역대 최장거리 장타왕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PGA 장타왕 계보와 역사

美 댈리, 11차례 올라 단연 최다
2위 왓슨 5차례… 41년간 20명
 초대 장타자 폴, 274야드 불과
 올 선수 평균 294야드로 껑충

 역대 최다승 우즈 2위만 4차례
498야드 비공인 최장타 보유


 

올 시즌 체중을 18㎏이나 늘려 장타자로 변신한 화제의 골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평균 322.1야드로 생애 처음 드라이브 거리 부문 1위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드라이브 거리를 공식적인 통계로 관리하기 시작한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1년 동안 장타왕에 오른 골퍼는 디섐보를 포함해 모두 20명이다.

 

이들 중 존 댈리(미국)는 총 11차례(1991∼1993, 1995∼2002년)나 1위에 올라 가장 많이 장타왕을 차지했다. 버바 왓슨이 댈리 다음으로 많은 5차례다. 이 밖에 댄 폴, 존 매코미시, 데이비스 러브 3세, 행크 키니, 로버트 개리거스, J B 홈즈(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2차례씩 장타왕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300야드를 넘나드는 화끈한 장타로 댈리와 함께 파워 골프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정작 한 번도 장타왕에 오르지 못했다.

 

우즈는 1997년(294.8야드), 1998년(296.3야드), 2000년(298.0야드)에 댈리에게 근소한 차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평균 316.1야드였던 2005년에는 318.9야드인 호주의 스콧 헨드에게 덜미를 잡혀 1위 자리를 양보해야만 했다. 헨드는 외국인으로는 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장타왕에 올랐다.

 

대신 우즈는 비록 비공인이지만 PGA투어 역대 최장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출전한 우즈는 하와이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 18번 홀에서 무려 498야드나 되는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PGA투어의 공인 최장타 기록은 2004년 역시 같은 대회 18번 홀에서 미국의 데이비스 러브 3세가 날린 476야드짜리 드라이버샷이다. 1980년 PGA투어 초대 장타왕은 폴이었다. 당시 폴은 274.3야드로 PGA투어 평균인 256.9야드보다 17.4야드 더 멀리 쳤다. 키 180㎝, 몸무게 79㎏의 좋은 체격조건을 지닌 폴은 이듬해에도 280.1야드로 2년 연속 장타왕에 올랐다. 폴은 1986년에 2승, 1987년에는 최소 평균타수상인 바든트로피까지 수상하며 장타와 정확성을 자랑했으나,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그의 전성기는 그리 길지 못했다.

 

초대형 티타늄 헤드에 그래파이트 샤프트를 장착한 드라이버와 솔리드코어의 3피스 골프공이 등장한 이후, 1994년부터 2006년까지 드라이브 거리는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급기야 2001년에는 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초대 장타왕의 기록을 넘어섰다. 바로 이 시기에 등장한 불세출의 장타자가 바로 댈리다.

 

그는 1997년 302야드로 PGA투어 최초로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0야드를 넘겼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PGA투어 평균보다 30야드가량이나 멀리 쳤고, 단 한 해를 빼고 매년 장타왕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1994년에 장타왕을 놓친 이유는 경기 중 물의를 일으켜 2차례에 걸쳐 7개월가량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한동안 정체되던 드라이브 거리는 2011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클럽의 탄도와 백스핀을 최적화할 수 있는 론치 모니터가 널리 사용되고, 체계적인 근력 강화 운동으로 선수들의 힘과 체격이 대폭 향상했기 때문이다. 2011년 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91.1야드로 사상 처음으로 290야드를 넘어섰고, 2020년에는 296.4야드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20명의 장타왕이 기록한 평균 드라이브 거리 중 최장거리는 이번 시즌 디섐보의 322.1야드다. 디섐보 이전에 320야드 이상의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를 기록한 장타왕은 2003년의 키니(321.4야드)가 유일하다.

 

장타왕이 항상 많은 우승과 상금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20명의 장타왕 중 장타왕에 오른 해에 우승한 골퍼는 댈리, 왓슨, 개리거스, 더스틴 존슨(미국), 매킬로이, 캐머런 챔프(미국), 디섐보 등 7명에 불과하다. 자신이 장타왕에 오른 해에 2승 이상을 거둔 골퍼는 왓슨뿐이다. 왓슨은 2014년 장타왕 등극과 함께 자신의 2번째 마스터스 우승 등 2승을 거두며 상금순위 2위에 올랐다.

 

참고로, PGA투어의 드라이브 거리 기록은 라운드마다 미리 정해진 2개의 홀에서 각각 1차례씩 측정한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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