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박휘락 칼럼] 美 바이든 행정부 공식 출범… 한미동맹 강화의 계기 삼아야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방위비 분담부터 조기 타결... 동맹 신뢰 회복해야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 ⓒ권창회 기자


 이번 제46대 미국 대통령 바이든(Joe Biden)의 취임은 통상적인 대통령의 취임과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인사들의 선거결과 불복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급기야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이를 선동하였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기까지 했다. 코로나-19로 매일 수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백신의 공급도 불안하다. 취임식도 삼엄한 경계와 전임 대통령이 불참하는 가운에 거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러한 위기를 결국을 잘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력과 국방력을 갖고 있고, 자신의 체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위기에는 단결하는 것이 미국인들이기 때문이다.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으로 혈명의 우의를 다져온 동맹국 한국의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세계질서의 주도국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국 민주주의의 견고성 인정해야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극심한 도전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이 집요하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수많은 소송을 제기됐으며, 일부 극단주의자에 의해 미 의회 의사당이 점거당해 인증과정이 지체됐다. 경찰관 1명을 포함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주방위군(national guard) 수만명이 동원돼 워싱턴을 경계해야만 했다. 아직도 다수의 미국인들은 부정선거라고 믿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추락으로 평가하는 세계 여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과정을 통해 오히려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의 견고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60개 정도의 다양한 소송을 제기해 개표과정을 지체시키고자 했으나 법원은 신속하게 판결을 내려 그 의도를 무산시켰다. 각 주 및 카운티의 선거업무 담당자들은 법과 규정에 의해 전문성있게 업무를 처리했고, 당파적 이해에 흔들리지 않았다. 조지아주의 국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미 의회는 혼란 속에서도 밤을 새우면서 절차대로 토론과 투표를 실시해 인증을 완료했다.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전혀 굴하지 않으면서 중립적인 입장에서 인증절차에 충실했다.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에 대해서도 미국은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 의회는 대통령을 탄핵하면서까지 강력하게 응징했고, 경찰은 가담자를 색출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고 있다. 국민들도 폭력사태에 가담한 친지들을 식별해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폭력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해 있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상당수도 탄핵에 찬성했고, 다수의 장관 및 청와대 참모들이 트럼프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표시다. 이로써 미국은 반폭력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단결해 나가고 있다.


의사당 점거 및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망각되고 있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가장 분명한 의사를 표시한 사람들은 조지아주의 시민들이다. 이들은 2021년 1월 5일 2명의 상원의원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에서 현역 공화당 후보를 낙선시키고 신예 민주당 후보들을 당선시킴으로써 민주당에게 상원에 대한 통제권을 보장했다. '3관왕(Triple Crown)'이라고 불리듯, 이로써 민주당은 대통령, 상원, 하원까지 장악해 국정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됐다. 11월 3일 원래의 선거에서 2% 정도 승리했던 공화당 후보가 1월 5일 결선투표에서 1% 정도로 패배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불복 주장을 조지아주 시민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 이외에 2개월 사이에 변화됐던 사항은 전혀 없었다.


근거없는 부정선거 주장 반성해야


이번 미국의 대선에 관해 상당수 미국 내 교포들과 우리 국민들도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무조건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4월 15일 한국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거나, 현 정부가 국정을 잘못 운영한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부정선거 주장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도 견고하고, 부분적 선거관리 소홀은 존재할지라도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발을 붙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미 대선 부정선거 주장과 관련해 가장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부 유튜버들이다. 이들은 근거없는 부정선거 주장, 즉 루머(rumor)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확산시켰고, 이들의 유튜브를 보고 미국의 부정선거가 사실인 것으로 믿은 사람이 적지 않다. 유튜버 중에는 잘 몰라서 그렇게 한 사람도 있지만, 부정선거의 증거가 없음을 알고도 시청자 확보 등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루머를 유포한 사람도 없지 않다. 스스로 이번 사태에서 자신이 한 행동이 올바른지를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면서 유튜브를 잠시 쉬는 등의 자발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본다.

 

 

▲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이제부터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다. 코로나-19가 도래하기 전까지 미국의 경제성장이나 취업률도 높았고, 중국과의 대결도 마다않는 모습을 보였으며, 남부국경 장벽 설치에서 보듯이 자신이 약속한 것은 지키고자 노력해온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파적 언행으로 미국을 분열시켰고,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으며, 무엇보다 근거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유포하고, 극단주의자들의 미 의회 침입을 유도하거나 최소한 방관한 책임이 적지 않다. 이미 탄핵을 받았지만, 이임 후 법에 의한 심판을 받아야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미동맹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이 워낙 만연해 한국은 바이든 당선인 측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바이든 행정부를 이끌어 갈 핵심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접촉해 그들의 국정운영 방향을 파악하고, 한국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며, 조정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때 다소 소원했던 한미동맹 관계를 조기에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핵을 중심으로 한 대북정책 전반을 함께 조정해 나가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와 백악관, 외교부와 국무부, 양국의 국방부 간에 현안 논의 및 조정의 체제를 구축하고, 필요시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정책을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우선적으로 북한에게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도록 압박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경제제재, 군사적 압박, 외교적 협상 등의 다양한 방법을 함께 협의 및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무척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지만, 남한이 북한 주민에게 가해지는 김정은 정권의 폭압을 계속 방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북한 정권을 올바른 길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2016년 발효된 '북한인권법'의 적극적 시행에 노력하면서 북한 정부의 변화를 촉구하고, 세계 각국 정부와 인권단체와 함께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 및 고발하면서 개선에 필요한 조치들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해서는 방위비 분담에 관한 사항부터 조기에 타결해 동맹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한미연합훈련 없이 'Fight Tonight!'이라는 한미연합사 구호를 구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2018-2020년 취소됐던 한미연합훈련은 복구시켜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고, 후반기에는 대규모 실병력 훈련까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북핵 위협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차원에서 지금까지 추진해 온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 임명은 '북핵 위협이 해소될 때까지' 연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당분간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고,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하듯이 한국은 동맹국의 입장에서 미국의 고충을 이해하고,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이 그 동안 다소 소원했던 한미동맹을 회복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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