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윤종영의 IT로 보는 세상] 인공지능의 오만과 편견 / 윤종영(소프트웨어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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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영 님 /캐리커쳐=디미닛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상대방의 첫인상(사실 '오만과 편견'의 원래 제목이 '첫인상(First Impressions)'이었다)만 가지고 상대를 판단해 편견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를 돌이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테크 칼럼에서 웬 소설 이야기인지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공지능에도 편견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편견을 가지게 된 인공지능 챗봇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 편견은 인간 사회에서 뿐만이 아니라 기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공지능의 편견은 '오만과 편견' 주인공인 엘리자베스가 갖게 됐던 편견보다 훨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은 엉뚱하지만 흥미로운 논점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도대체 인공지능이 뭐길래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뉴스와 미디어 콘텐츠는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곧 바꿔 버릴 듯한 긴박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인공지능의 속모습을 아는 사람은 아직 소수에 불과한 듯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연한 환상과 불안 사이에서 가벼운 혼란을 느끼는 정도이지 않을까.
도대체 인공지능이 뭐길래 이렇게 야단법석인가. 넓은 의미의 인공지능은 여러가지로 해석되고 정의될 수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인공지능 개발은 기계학습, 좀 더 나아가서는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인공지능의 구현에서는 기계가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인지하게 하기 위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딥러닝에서는 기계에게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공급해주고 이 데이터에 포함된 통계학적인 정보를 다층 인공신경망 구조를 통해 인지시킨다.
인간은 인공지능의 스승
얼마나 좋은 교재를 가지고 공부하느냐에 따라 학생 성적이 좌우되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주어진 데이터에 따라 그 성적이 결정된다. 그리고 기계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승은 바로 우리 인간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잘하고 못하고는 스승인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시키느냐에 달려있다. 물론 기계가 열심히 공부를 하다 보면 알파고처럼 스승을 능가하는 학생이 점점 더 많이 출현하겠지만...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이 만드는 것이기에, 인공지능이 갖게 되는 세상에 대한 첫인상도 인간에게서 나온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편견이 있다면 인공지능도 그 편견을 이어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쌓아 인공지능의 훌륭한 스승이 되는 것, 인공지능이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폭넓은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 역할의 첫걸음이 아닐까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 다 함께 편견 없는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글=윤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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