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아침광장] 신냉전 시대의 도래와 굳건한 한·미동맹 / 박창건(일본학과) 교수 | |||
---|---|---|---|
박창건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창하는 가치 동맹은 권위주의에 대한 방어, 부패와의 싸움, 인권 존중의 증진으로 연결 짓는 민주주의 명분을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 러시아를 한데 묶어 포위하는 지정학적 공간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호주, 일본, 한국, 필리핀, 타이 등의 5개국 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특히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완성을 위해 한일관계의 복원과 한국의 ‘쿼드(QUAD) 플러스’ 가입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QUAD 플러스’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일본, 인도, 호주를 합한 4개국과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를 더한 안보협의체 구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QUAD 플러스’ 가입은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QUAD 플러스’ 가입이 한중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지금까지 글로벌공급망(GVC)에 편입해 많은 혜택을 누려왔던 한국은 미중 신냉전이 격화되면서 대외전략의 선택지는 시험대에 올랐다. 아마도 그 돌파구는 안보와 경제의 연대를 중시하는 우방과의 규합과 굳건한 동맹의 강화일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국의 가치 동맹에서 보이는 것처럼, 앞으로의 국제질서는 신냉전 기조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중 사이에 낀 전략적 요충지로써 두 나라에 의해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노련한 외교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냉전 시대의 한국 외교는 남중국해나 일대일로(一帶一路) 문제, 그리고 인도-·태평양 전략이나 ‘QUAD 플러스’ 같은 미중 대립 구조에 연루되어 있기에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기가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한국은 5G,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 중심으로 재편된 협력 전략과 새로운 글로벌 기술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만약 미중 간 신냉전 구도가 극으로 치달아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를 제안할 경우, 제2의 사드(THHAD) 배치는 정치적 쟁점으로 동아시아 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동아시아 안보와 군사 영역에서 대만 문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문제 등은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 강압 전략, 현상변경 전략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력을 사용해서라도 대중 억제전략을 전개하고 더 나아가 군사적 대결을 준비하려는 지구재건전략(Build Back Better World)을 구축하고 있다. 이 전략은 미국이 여전히 군사적으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고, 동맹국들의 도움을 받아 군사적 패권을 바탕으로 신냉전 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냉전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신냉전 구도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전략적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은 더 이상 선택의 대상이 아닌 설득의 대상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중 간 대립 이슈에 대해서는 전략적 자율성을 가지고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겠지만, 신냉전의 본질이 패권 경쟁임을 주지한다면 한국의 최우선 선택지는 굳건한 한미동맹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포함될 수 있도록 ‘QUAD 플러스’ 가입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게재한 콘텐츠(기사)는 언론사에 기고한 개인의 저작물로 국민대학교의 견해가 아님을 안내합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
이전글 | 고진영 부활 이끈 ‘우승 DNA’?…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다음글 | 아들을 처형한 브루투스…법치로 로마공화정 450년 존속 / 박규철(교양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