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체격 고려안한 ‘긴 코스’ 탓… 女골퍼 ‘꿈의 50대 타수’ 그림의 떡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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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대회코스 평균 7300야드
LPGA 전장이 900야드 짧지만
클럽별 거리差 등은 감안 안돼
가이버거 등 男 12명 나오는 새
女, 소렌스탐 59타가 유일 기록
女코스 400~500야드 더 줄이면
이글 등 공격적 플레이 늘어날듯
골프경기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버디 쇼라고 할 수 있다. 멋진 버디와 이글이 많이 나올수록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해진다. 2019시즌 LPGA투어에서 10개 이상 이글을 한 골퍼는 11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PGA투어는 무려 47명이나 된다. 5개 이상 이글을 한 선수도 LPGA투어는 62명이나 PGA투어는 그 두 배가 훨씬 넘는 144명에 달한다. 같은 시즌 언더파 평균 타수를 기록한 골퍼는 PGA투어는 186명이었지만, LPGA투어는 절반 수준인 99명에 그쳤다.
골프에서 흔히 50대 타수는 꿈의 스코어라고 부른다. PGA투어에서는 1977년 알 가이버거(미국) 이후 지금까지 모두 12명의 골퍼가 꿈을 이뤘다. 반면 LPGA투어는 지난 2001년 59타를 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유일하다. 60타 이하의 기록도 PGA투어는 총 53차례나 나왔지만 LPGA투어는 겨우 6차례에 그쳤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남녀 골퍼의 실력 차가 상당한 듯 보이지만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많은 골프 전문가는 남녀 골퍼 간의 경기력 차이를 기량보다는 남녀대회 코스의 전장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한마디로 여자골퍼가 남자골퍼보다 지나치게 긴 코스에서 플레이한다는 것이다.
LPGA투어의 대회 평균 코스 전장은 약 6400야드로 PGA투어의 7300야드보다 약 900야드 정도 짧게 설정된다. 홀마다 대략 50야드 정도로 남녀 프로골퍼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 차이가 57야드임을 생각하면 언뜻 공정해 보인다. 문제는 남녀의 클럽별 거리 차이가 드라이버뿐 아니라 여타 클럽에서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PGA투어에서 장타자들은 파5 홀에서 대부분 롱아이언이나 미드아이언으로 투온을 시도하지만, LPGA투어는 웬만한 장타자도 우드나 하이브리드로만 그린 공략이 가능하다. PGA투어에서는 드라이버 거리가 투어 중간 정도인 선수도 한 라운드에서 3번 정도는 파5 홀에서 투온 시도가 가능하지만, LPGA투어는 내로라하는 장타자도 평균 1개 정도에 불과하다.
남녀 US오픈대회를 함께 주관하는 USGA의 통계에 따르면 여자골퍼는 남자골퍼보다 평균 25야드 먼 거리에서 샷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같은 번호의 클럽으로 샷을 했을 때 남녀 프로골퍼의 정확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고난 신체적 차이를 고려해 남녀 골퍼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려면 여자 대회의 코스 전장이 지금보다 400~500야드 정도는 더 짧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만약 코스 전장이 이렇게 조정된다면 LPGA투어도 PGA투어 못지않게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지고 지금보다 훨씬 많은 버디와 이글이 나와 여자골프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성에게 불리하게 설정된 코스 전장은 일반 골퍼도 마찬가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에서는 2015년부터 골프장을 대상으로 여성 티의 거리를 지금보다 줄이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40야드 내외인 여성 골퍼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를 고려하면 5200야드 정도의 일반 골프장 여성 티는 일반 남성 골퍼가 마치 7500야드 길이의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만약 여성 티의 위치를 지금보다 앞쪽으로 옮긴다면 골프가 더 쉬워지고 재미있어져 여성의 골퍼 참여가 더 늘어날 뿐 아니라 라운드 시간도 줄어 골프장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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