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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경기력 떨어지는 ‘초킹’… “꼭 파 한다” 긍정마인드로 극복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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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챔피언조서 살아남는 법
이정은6, 우승 앞두고 고배
마지막 라운드서 너무 긴장
불안감 커 집중력 저하되고
자기 플레이에 믿음 깨진탓
목표 정해 매일 끝없는 연습
소렌스탐 면역요법도 도움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던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7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이다. 이정은6는 2라운드에서 61타를 치며 메이저대회 18홀과 36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고, 3라운드에서 3타를 더 줄이며 5타 차 선두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정은6는 마지막 날 긴장한 탓인지 전반 9홀에서만 5개의 보기를 범하는 등 가까스로 타수를 지켰다. 반면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던 호주교포 이민지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으며 공동 1위에 올라 결국 연장전에서 이정은6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LPGA투어의 경기 통계에 따르면 이날 이정은6처럼 5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나선 선수가 우승한 확률은 무려 84.5%였다. 한마디로 질 수 없는 경기를 진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이미 6승을 거두고 US여자오픈까지 우승한 경험이 있는 골퍼조차도 마지막 날 챔피언조의 부담을 피해가긴 힘들었던 듯싶다.
순위와 상금이 결정되는 최종라운드의 심리적 부담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미국 노던일리노이대의 심리학자들이 28년간의 대회 기록을 분석한 연구 결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골퍼들은 최종라운드에서 직전 라운드보다 평균 0.32타를 더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GA투어의 또 다른 분석에 따르면 마지막 라운드에서 1위로 출발한 골퍼들은 1∼3라운드보다 평균 4.61타를 더 치며, 이 중 60% 정도가 우승을 놓친다고 한다. 이정은6 역시 아문디에비앙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앞선 1∼3라운드 평균보다 6타를 더 쳤다.
이처럼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을 때 일시적으로 평소보다 현저하게 경기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초킹’이라고 부른다. 초킹의 원인은 보통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 번째는 지나친 긴장에 따른 불안으로 뇌의 인지적 능력이 분산돼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산 가설이다. 한 마디로 걱정 때문에 정작 집중해야 할 곳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자기 플레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의의 방향이 지나치게 자신의 신체로 향하면서 자동화된 동작을 방해하게 된다는 자기주의 가설이다. 내가 동작을 제대로 하고 있나 하는 의심에 세세한 움직임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익숙했던 동작이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눈앞에 두고 지나친 긴장으로 역전패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먼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누구나 같은 상황이라면 긴장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불안하기는 나뿐만 아니라 상대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이것만 명심해도 마음이 한결 편하다.
불안할수록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기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해저드를 피하자’거나 ‘보기만 하지 말자’라는 생각보다는 ‘페어웨이를 지키자’라거나 ‘꼭 파를 하자’라는 생각이 불안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절대로 실수를 안 해서 현재 상태를 지키겠다는 것보다 최선을 다해서 꼭 이기겠다는 생각이 챔피언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평소 자주 압박받는 상황에서 연습하는 ‘스트레스 면역요법’도 도움이 된다. LPGA투어 통산 72승의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매일 3피트(약 90㎝)짜리 퍼트를 50번 연속 성공하거나, 홀 30피트(9m) 지점에서 24개 연속해서 홀 3피트 옆에 붙이는 연습을 했다. 중간에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해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압박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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