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솔의 역사별곡] 여러 미디어 매체들을 통해 조선의 군사력을 살펴보면 대개 졸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찬솔의 역사별곡'에서는 이런 조선의 군사력에 대해 실제 어땠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 시기를 제외하면 조선의 군사력은 약하지 않았다.
1. 임진왜란 초반에 조선 육군이 졸전을 펼친 이유
임진왜란, 기록상으로 조선 육군은 일본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이는 조선의 군사력이 원래 약했다기보다는, 오랜 평화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약화되었던 것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남부지역을 방어하던 군사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동시대 일본은 센고쿠시대(무로마치 막부 말기로부터 시작된 일본의 혼란기로 ‘전국시대’라고도 함)의 지속으로 매번 내전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일본 군사력은 끊임없는 전투로 강화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임진왜란 초반 조선 육군은 졸전을 펼쳤지만, 조선의 군사력이 약했다고 보는 것을 맞지 않다.
2. 북방을 지키던 조선군
임진왜란 초반을 제외하면 조선 정규군은 선전했다. 이는 북방을 지키던 조선군은 백병전에 능하고 전투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매번 여진족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고 끊임없이 전투를 치러야 하니 전투력이 약해질 수 없는 것이다. 당장 이순신 장군만 해도 수군 복무 이전에는 녹둔도(함경도 경흥부 소속으로 두만강 하구에 존재)라는 북방을 지키며 여진과의 싸움에서 잔뼈가 굵은 장수로 잘 알려져 있었다.
3.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조선군의 복장과 무기
현대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 등 미디어 매체에서 조선군을 표현할 때, 포졸복만 입고 무기도 당파만 들고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서 의구심이 들었다. 고려시대를 다루는 미디어 매체에 그려지는 전투에 임하는 군인들은 대부분 갑옷을 입고 있다. 그런데 고려가 멸망하고 세워진 조선의 군인들은 단순히 포졸복만 입고 전투에 임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포졸복도 입을 것이 맞다. 그러나 관군, 즉 정예군은 포졸복이 아닌 엄연히 갑옷을 입고 싸웠다. 포졸복은 말 그대로 대부분 포졸, 즉 요즘으로 치면 경찰들이 입던 옷이다. 무기도 당파가 많이 보급되었던 것은 사실이나, 후기로 가면 조총을 사용해 전투에 임한다. 또한 미디어에 묘사된대로 포졸복을 입는 것은 군율 위반이다. 조선군의 복식이 잘 고증된 것은 영화 <남한산성>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이찬솔 객원칼럼니스트 (국민대학교 한국역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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