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60대에도 짱짱한 비거리 비결?… “하루도 거르지 않는 근력 운동”[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 시니어 골퍼에게 전하는 조언

40대부터 年 1 ~ 2% 근육 감소

런지·플랭크·스쾃 등 필수적

스윙때 몸통 회전 많이 해주고

3피스 공보다 2피스 공이 유리

챔피언스투어 통산 46승 기록

67세 베테랑 랑거 훌륭한 모델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은교’의 대사로도 널리 알려진 이 문장은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의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의 말이다.



나이 어린 동반자들과 라운드하다 짧아진 거리 탓에, 예전에 없던 눈치가 느껴지는 순간이면 마음 한구석에서 욱하며 차오르는 항변이다. 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다. 달도 차면 기울고 화려한 꽃도 때가 되면 시들기 마련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해가 다르게 줄어드는 드라이버 거리에 자칫 골프에 대한 흥미와 열정까지 식어버릴 수 있다. 연간 10억 건이 넘는 샷 데이터를 추적·기록하는 골프 데이터 서비스회사인 미국의 아르코스에 따르면, 가장 흔한 핸디캡 15∼19.9인 남성 골퍼들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0대 229야드, 30대 227야드, 40대 218야드, 50대 209야드, 60대 196야드, 70대 181야드로 각각 나타났다.



20∼30대에는 큰 차이가 없다가 40대 이후부터 급격히 거리가 줄어든다. 나이 들수록 거리가 주는 이유는 근육이 줄기 때문이다. 근육의 생성과 성장에 직접 관여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는 대표적인 갱년기 증세의 하나다. 40세까지는 근육의 변화가 거의 없다가 40세 이후부터 매년 1∼2%씩 줄어들다 60∼70대 노년기에 접어들면 젊은 시절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늦출 수는 있다. 1957년생으로 올해 만 67세인 독일 출신의 골퍼 베른하르트 랑거는 나이 들어도 얼마든지 좋은 골프를 칠 수 있단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역할모델이다. 그는 지난해 시니어 US오픈에서 우승, 통산 46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 최다승 기록과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1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근력 운동하며 50년 가까이 20대 시절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랑거는 헬스클럽에 가거나 고가의 운동기구 없이도 언제든 맘만 먹으면 곧바로 할 수 있는 스쾃, 런지, 플랭크, 팔굽혀펴기 등 간단한 맨몸운동을 권장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골퍼 게리 플레이어도 대표적인 근력 운동의 전도사다. 올해 88세인 그는 지금도 매일 90분씩 헬스클럽에서 땀을 흘리며 러닝머신 달리기, 136㎏짜리 레그프레스 밀기, 200개의 스쾃을 한다. 드라이버샷을 240야드나 날리고 일주일에 다섯 번 라운드를 하는 플레이어는 총 3071회의 에이지 슈팅(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낮은 숫자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것) 세계 최고 기록도 갖고 있다.



근력을 키우는 것 외에 노화를 이기는 방법은 또 있다. 골프 교습서의 고전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북’의 저자이자 전설적인 티칭 프로인 하비 페닉은 힘과 유연성이 부족한 시니어 골퍼가 조금이라도 비거리를 늘리려면 오른쪽 발끝을 살짝 바깥쪽으로 벌려 백스윙이 보다 쉬워지도록 하고, 백스윙 때 왼발 뒤꿈치가 땅에서 살짝 떨어지거나 왼팔이 다소 구부러지더라도 몸통 회전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스윙스피드 증가를 위해서 젊을 때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샤프트로 바꾸고 드라이버의 로프트는 1∼3도 더 큰 것으로, 골프공도 3피스 공보다는 2피스 공으로 바꾸면 줄어든 거리를 다소 만회할 수 있다.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미국의 잭 니클라우스는 자신의 나이를 솔직히 인정하고 예전처럼 장타를 치거나 한 번에 그린에 공을 올리려고 애쓰기보다 그린 주변까지 공을 보낸 뒤 쇼트 게임과 퍼팅으로 스코어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접근이라고 충고한다. 이를 위해 연습 시간의 70∼80%를 쇼트 게임과 퍼팅에 투자하고, 파3 코스처럼 공 하나로 피치 샷이나 칩 샷을 한 후 퍼팅으로 마무리하는 연습 방법이 실전에 도움이 된다.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이전글 아베 총격 피습, 기시다 내각 내리막길의 시작이었다 / 이원덕(일본학과) 교수
다음글 [글로벌포커스] 병력 수입 국가가 된 러시아/란코프(교양대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