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 웹진 uniK vol.9 - 스페셜]스포츠 아나운서 최희



uniK 최희 아나운서님께서는 ‘야구여신’이란 별명을 갖고 계십니다. 매번 들으실 때 기분이 어떠신가요?
최희 야구 인기에 편승해 이런 칭찬까지 듣는 것 같아요. 여신이란 말은 들으면 기분 좋지만 결코 내가 잘나서 듣는 칭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야구의 중심 아주 가까운 곳에 제가 있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시는 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슨 여신이냐, 한 물 갔다’ 하는 비난이 들려도 별로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이에요.

uniK 누가 ‘여신’이라고 부르면 혹시 ‘어휴, 지겨워!’ 하는 생각은 안 하시나요?
최희 그런 건 아닌데, 친구들이 엄청 욕을 했죠.(웃음) 실제로는 전혀 여신에 가깝지 않아요. 주변 사람들은 절 놀리느라고 여신이라 부르죠! 원래 제 별명은 허당, 엉뚱이, 빵녀… 이런 것들이에요.(웃음) 회사에서는 빵 많이 먹는다고 빵녀, 아니면 많이 먹는다고 ‘넌 여신이 아니라 식신이다~’(웃음) 회식을 하러 곱창 집에 갔을 때, 남자 분들도 생간을 잘 안 드시는데 제가 막 염통이랑 생간을 먹었어요. 사람들이 ‘생간 먹는 여신’이 어디 있냐며… 그냥 실수를 하면 하는 거고, 좀 이상하면 이상한 대로 저는 그런 인간적인 것이 좋은 거 같아요.

uniK 인터넷에 최희 아나운서님을 검색해봤는데 방송 중간에 웃음이 터져 멈추지 못했던 사건 외 일명, ‘최희 방송사고’ 동영상들이 인기더라고요.
최희 벨트 풀어지고, 콧물 나오고… 실제로 좀 심각하게 덜렁대요. 뭐 떨어뜨리고 안 가져오고 잃어버리고 까먹는 경우가 많아서 주변 분들께 늘 죄송하죠. 밥 먹다가 하도 옷에 흘려서 코디 언니는 밥 먹을 때 촬영용 의상을 절대 못 입게 할 정도예요. 그 ‘웃음사건’도, 제가 원래 혼자 많이 웃거든요. 새벽 1시에 집에 가다가 갑자기 전날 오후 4시에 웃겼던 일이 생각나요. 제가 좀 그게 심해요. 그런 덜렁대는 성격이 방송에서도 드러나 버린 거죠.



uniK 그 방송사고와 관련해, 웃음이 멈추지 않아 속으로 당혹스러우셨을 것도 같은데 방송 당시 PD님마저도 웃으시면서, 분위기는 방송사고 같지 않게 흘러갔잖아요? 연차가 오래 되신 것도 아닌데 비교적 노련하게 잘 대처하신 것 같더라고요.
최희 별 거 아닌 데 ‘빵 터져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웃음이 전염되는 상황 있잖아요? 정말 그때 스튜디오가 초토화가 됐어요. 카메라감독님이 카메라 잡고 계시다가 뒤돌아서 구석으로 가시고, 작가님도 계단 뒤에 숨어서 막 웃고, 결국 해설위원님도 웃음 터지고… 그 사건에 대해 재미있었다고 하는 시청자 분도 있는 반면,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가 유쾌하다고 보실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혹여 어느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거나, 시즌 아웃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렇게 웃었다면 정말 크게 사과 드려야 했을 거예요. 하지만 정말 웃긴 이야기에 웃었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성격이 덜렁대는 게 방송에서도 드러나서 참… 이제 좀 안 드러났으면 좋겠어요.(웃음)

uniK 이미지와 다른 엉뚱한 매력이 있으신 것 같아요. 남자들이 많고, 특유의 기가 강한 스포츠 계에서 활약하고 계시는데 그런 성격이 어느 정도 도움도 되는지 궁금하네요.
최희 스포츠처럼 남성적인 집단에서 살아남으려면 본인이 아주 기가 세다면 모를까, 저는 그렇질 못해요.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대등한 카리스마로 가봤자 어차피 안 될 걸 아니까, 전 좀 더 편안하고 부드럽고 어렵지 않게 대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uniK 이제 2년 차 아나운서이신데요. 김석류 아나운서의 후임으로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부담이 크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희 석류 선배의 그 아성은 누구도 넘지 못하죠. 야구 팬들이 원하는 것에 석류 선배가 잘 맞았기 때문에 그렇게 인기가 많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부담이 컸죠. 한번도 ‘내가 그것보다 더 잘해야지’ 비교대상으로 생각한 적조차 없어요. ‘제발 실수만 좀 안 하고, 말 좀 그만 버벅거렸으면 좋겠다’ 이런 것만 생각했죠. 석류 선배가 워낙 잘하셨으니까 제가 덕을 많이 본 것도 있고, 고마운 점이 많죠. ‘누가 되지 않게 잘 해야 할 텐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해요.

uniK 아나운서님에 대한 ‘팬덤’이 강해질수록 아직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부담감을 갖게 되지는 않으세요?
최희 아나운서가 되고자 했을 때,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소위 공인이 되는 데 따르는 어떤 부담이나 위험성에 대해서 한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냥 직업의 하나로 아나운서를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매일 수십, 수백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대중과 맞닥뜨린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긴 하더라고요. 뭐랄까,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행동이 제약되는 데 대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요. 구설수에도 오르고 사람들에게 늘 보여지고 평가 받고, 피드백이 바로 바로 오거든요? 하루하루가 늘 새롭다는 그 점이 이 직업의 매력일 수도 있지만, 아나운서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할 거에요.(웃음)



uniK 야구를 좋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최희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워낙 국민적인 스포츠니까 야구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은 이전부터 있었죠. 하지만 어느 한 팀을 마니아적으로 좋아한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저도 “아우~ 야구는 왜 이렇게 텀이 길어! 지루해~” 이렇게 느꼈었는데요. 그 지루한 순간순간마저도 다 작전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선수들의 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니까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uniK 국내 프로야구 팀 중 한 곳에 입단해야 한다면 어느 팀으로 가실 건가요? 트위터를 통해 국민대 학생이 보내온 질문입니다.
최희 프로팀 중 한 곳에 입단해야 한다면 저는 넥센에 입단할 거에요. 넥센이 ‘화수분 야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을 키워내는 팀이잖아요? 빛을 못 보던 선수가 유망주로 발탁되고 점차 발전해가는 모습을 볼 때 좋거든요. 그런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희열을 느껴요. 그런 팀 컬러가 좋아서 넥센에 입단해 보고 싶어요.

uniK 만약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면, 뛰고 싶은 포지션과 꼭 달성하고 싶은 통산 기록은요?
최희 강심장이 아니라서 투수는 잘 못 할 거 같아요. 마운드 위에서 그렇게 혼자 모든 걸 감당해내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어요. 그런데 한편 역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힘들지만, 음… 인생 한 번 살면서 그렇게 마운드 위에서 혼자 모든 걸 책임지고 가보는 것도 멋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일 못할 것 같은 마무리 투수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꼭 달성하고 싶은 통산 기록은 크게 욕심 안 내고 30세이브?(웃음)

uniK <아이러브베이스볼>에 출연하시는 해설위원 분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프로그램을 빛내고 계시잖아요. 이 세 분과 각각 영화를 보러 간다면 어떤 장르의 영화를 보러 가고 싶으신지요?
최희 (웃음)아~ 재미있다. 어떻게 이런 질문을 생각해내죠? 아시다시피 이병훈 위원님은 워낙에 입담이 좋으시잖아요? 같이 코믹 영화를 보러 가면 정말 많이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도 정말 유쾌하고 재치가 넘치시거든요. 저랑 밥 먹을 때면 선수 현역시절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시는데, 정말 끝도 없어요! 한편 이용철 위원님은 ‘아빠’ 같아요. 따뜻하게 잘 챙겨주시는데, 저한테 애정에 겨운 잔소리랑 간섭도 많이 하세요. 실제로도 고3 딸이 있으시거든요. 그래서 이용철 위원님과는 훈훈한 가족 영화를 본다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민훈기 위원님과는 멜로 영화를 보고 싶어요. 왜냐 하면 민훈기 위원님은 제 이상형이에요.(웃음) 진지하면서도 자상하고 따뜻한 느낌의 신사적인 분이시죠. 저 말고도 민훈기 위원님을 아는 모든 여성분들의 이상형으로 꼽힐 정도로 진짜 멋있으셔서 멜로 영화를 함께 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uniK 롯데의 손아섭 선수가 공개적으로 이상형이라고 밝힌 적이 있던데요. 현장에서 만나시면 은근히 의식이 되거나 하지 않으세요?
최희 손아섭 선수랑은 친해졌어요. 만나거나 그러진 않는데 한 달에 한두 번? 카톡 주고 받아요. 이런 식이에요. 손아섭 선수가 ‘롯데 3번 타자, 너무 힘들다’ 이런 인터뷰 기사가 났다면, 제가 카톡으로 ‘욕심을 버려라, 나도 욕심을 버리니까 요즘에 살만하다…’ 그러면 그 다음 날 손아섭 선수가 경기를 잘해요.(웃음) 그러면 문자가 와요. ‘역시 누나가 행운의 여신이다’ 그런 정도? 팬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저희 둘은 부담 없이 서로 멀리서 응원해줄 수 있는 팬이 된 거 같아요.

uniK 일반 아나운서와 달리 스포츠 아나운서만의 업무적인 특수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희 스포츠 아나운서는 현장에서 만든 질문으로 취재를 하죠. 작가 겸 기자의 역할도 한다고 보시면 돼요. 인터뷰라는 게 참 어렵잖아요? 사람을 1대 1로 상대하고 5~6가지 질문을 통해 내가 원하는 답변들을 끌어낸다는 것, 그것도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생방송으로요! 스포츠 아나운서는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되는 것 같아요.(웃음) 또 인내심과 끈기가 많이 필요한 직업이에요. 왜냐하면 스포츠가, 굉장히 퍽퍽해요. 실제로 현장에는 아직도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지배적이라 할 수 있거든요. 분위기 안 좋은 팀에 취재를 가면 참 어렵죠. 지방 출장도 많고 현장을 계속 돌아다니니까 열악한 점도 있는데 그런 어려운 점들을 이겨낼 수 있는 끈기와 분명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목표가 없다면, 방황할 수도 있어요.(웃음)

uniK 야구경기 현장에서 짧은 시간 안에 선수 인터뷰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최희 중계를 들으면서 기록지를 작성해요. 기록 사이트를 계속 체크하면서 특이사항들을 찾아놓으려고 하죠. 경기 하는 서너 시간 내내 아무것도 못해요.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경기 결과는 늘 불확실하잖아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돌발하고 반전이 일어나죠. 그럴 땐 진짜 죽을 거 같아요~(웃음) 한치 앞을 모르는 그 압박감이 굉장히 심해요. 시즌이 지날수록 물어볼 내용이 많은 경기도 있지만, 뽑아낼 게 없는 난해한 경기도 많아지거든요. 긴박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아나운서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uniK 힘든 여건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이나 매력은 무엇인가요?
최희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처럼 드라마틱하고 늘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에요. 사람이 늘 활기찰 수 있는 거 같으니까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 그게 스포츠 현장에 있는 아나운서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 그렇게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그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이 되어보겠어요? 그런 것도 참 장점인 것 같아요. 인기 있는 스포츠인 야구의 한 축에 내가 서 있을 수 있다는, 그런 것도 특별한 경험이죠.

uniK 일반 아나운서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업무의 활동적인 특성으로 인해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수명이 짧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성 아나운서들이 현장에서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뒷받침되어야 할까요?
최희 스포츠에 대해서 여자 아나운서만이 가질 수 있는 메리트를 만들어야 할 거 같아요. 여자이기 때문에 솔직히 어려운 점도 많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플러스 요인도 많거든요. 예를 들어 인터뷰하기가 보다 수월하다거나, 좀 더 감성적으로 터치를 할 수 있다거나 하는 남자 아나운서들과 구별되는 장점을 마련해놓는다면 롱런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수록 그것이 무기가 된다기 보다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은, 방송에 출연하는 직업을 가진 여자라면 대부분 하게 되는 고민 같아요. 살아남으려면, 자기만의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여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여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다양한 장점들을 많이 개발해야 할 거 같아요. 저는 그것이 편안함과 따뜻함이라 생각해요. 선수들의 기록과 관련한 눈에 보이는 것 외에도 감성적으로 접근해 이들의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그런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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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나운서라면 언뜻 이금희 아나운서님이 떠오르는데요?
최희 야구계의 이금희? 괜찮네요!(웃음) 저도 이금희 아나운서님 굉장히 좋아해요. 예전에는 막연히 김주하 아나운서님처럼 카리스마 있고 도시적인 느낌의 아나운서가 되기를 꿈꿨었는데, 저는 제 색깔을 잘 살리는 쪽이 맞는 것 같아요. 말씀 드렸다시피 ‘허당’ 기질도 많고 똑 부러진다거나 완벽하지 못하니까요. 저도 이금희 아나운서님처럼 여유 있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아나운서가 됐으면 좋겠어요.




[스포츠 아나운서 최희]

2011 아이러브베이스볼 진행
2010/2011 스페셜V 진행
2010 남아공월드컵 리포트
2010 KBS N 아나운서 입사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신문방송학 학사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이후로 하루하루가
새롭고 일상이 드라마틱하다는 
최희 아나운서!

스포츠 현장에서의 긴박함 속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프로 정신이 빛나네요.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야구여신' 최희 아나운서가 전하는 메시지~

기대되시나요? 9월 7일부터 라이브됩니다!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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