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 웹진 uniK vol.9 - 유캔두잇]이미지 메이킹을 알면, 취업이 보인다!







시은 씨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오늘은 면접 보는 날! 최대한 예쁘게 하고 가야지!’ 그녀는 옷장에서 화려한 색상의 미니 원피스를 꺼내 입었다.
날씨가 더워 스타킹은 생략하기로 했다. 헤어드라이어로 어깨까지 내려오는 세미 롱 헤어는 공들여 세팅 했다. ‘메이크업은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 블루 계열의 아이섀도를 발랐다.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렸으며 눈 두덩에 반짝이 펄을 바르고 인조 속눈썹을 붙였다. 입술은 채도 높은 핑크 컬러 립스틱을 바른 다음 그 위에 촉촉한 립글로스를 덧발랐다. 얼굴이 작아 보이기 위해 볼터치를 강조했다. 어떤 신발을 신을지 잠시 망설였다. ‘이거야!’ 원피스에 어울리는 반짝이 장식이 달린 오픈 토 힐을 골랐다. 이대로 집을 나서자니 뭔가 아쉬웠다. 액세서리 함에서 블링블링한 비즈 목걸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 생일 선물 받은 빅백을 들었다. 시은 씨는 생각한다. ‘이쯤 되면 완벽하겠지?’

이 글을 읽고 있는 여성들은 쉽게 시은 씨의 잘못을 알아챌 것이다. “에이, 이렇게 개념 없는 지원자가 어디 있겠어?”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은 씨 같은 지원자는 생각보다 꽤 있다. 10명 중 1~2명 꼴로 그렇다. 인사담당자를 만나 보거나 인터뷰를 읽거나 설문조사를 보면 거의 비슷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시은 씨만 이런 게 아니다. 시은 씨는 ‘종합세트’라 그렇지,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다른 여성들도 몇 가지 실수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다 좋은데 치마 길이가 너무 짧거나, 다 좋은데 액세서리가 화려하거나, 다 좋은데 스타킹을 안 신고 오거나, 다 좋은데 메이크업을 너무 진하게 하거나 혹은 아예 하지 않는 경우다.

자, 그렇다면 시은 씨는 어떤 실수를 한 걸까? 면접복장은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당신도 한 번 생각해보라. 시은 씨는 마음가짐부터가 실수다. 면접을 보러 가는 수진 씨는 ‘예쁘게’가 아니라 ‘프로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은 씨가 꺼내 들어야 할 옷은 미니 원피스가 아니라 재킷과 블라우스, H라인 스커트다. 한 마디로 '정장'이다.










다음은 동혁 씨다. 동혁 씨는 어떤 모습으로 면접장에 도착했을까?

동혁 씨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오늘은 면접 보는 날! 최대한 편하게 하고 가야지’ 그는 옷장에서 잘 말려놓은 하얀색 순면 티셔츠와 청바지를 꺼내 입었다. 헤어 젤을 바를까? 잠깐 고민하다가 손바닥에 대충 덜어 슥슥 만져줬다. 이발을 한지 꽤 되어 길이가 애매했으나 별로 개의치 않았다. 머리를 대충 올려 붙이고 보니 면접시간에 늦을까 조바심이 났다. 처음 보는 면접을 앞두고 긴장해 잠을 설친 탓에 피부가 다소 거칠고 여드름도 올라왔지만, 평소에도 잘 바르지 않는 스킨을 바르는 것은 생략하기로 했다. 책상 위에 놓인 두꺼운 검정색 뿔테를 얼른 쓰고 흰색 양말에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다음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의 두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민호 씨는 생각한다. ‘내가 편하면, 면접관도 편하지 않겠어?’

이 글을 읽고 있는 남성들도 쉽게 동혁 씨의 잘못을 알아챌 것이다. 동혁 씨 같은 유형도 꽤 있다. 여성의 일부가 시은 씨처럼 ‘블링블링’하다면, 남성의 일부는 동혁 씨처럼 과도하게 ‘털털’하다.

그런데 동혁 씨만 이런 게 아니다. 다른 남성들도 몇 가지 실수를 한다. 예를 들어 이런 것. 다 좋은데 헤어가 덥수룩하거나, 다 좋은데 검정색 넥타이를 매거나, 다 좋은데 양말을 안 신거나, 다 좋은데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쓰거나 등이다.

자, 그렇다면 동혁 씨는 어떤 실수를 한 걸까? 면접을 보러 가는 동혁 씨는 ‘편하게’가 아니라 ‘프로처럼’ 보여야 한다. 동혁 씨가 꺼내 들어야 할 옷은 면 티셔츠와 청바지가 아니라 재킷과 와이셔츠, 넥타이, 정장 바지다.








비즈니스 매너 중 T.P.O. 전략이란 게 있다. T.P.O.는 Time, Place, Occasion의 머리 글자로, 때와 장소, 경우에 따라 복장이나 행위, 말씨 등을 다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면접을 보는 구직자도 면접이라는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게 답변을 해야 한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T.P.O. 전략에 따른 말 한마디로 취업의 당락이 좌우된다.
자, 동혁 씨가 면접을 치르는 장면으로 초대하겠다. 동혁 씨는 지금 A식품회사 영업관리직 면접을 보고 있다.






동혁 씨는 면접 T.P.O.에 맞춰 답변을 잘한 것일까? 글쎄, 보통 이렇게 답변하면 떨어진다. 사실 면접장에서 완전 무개념 구직자는 드물다. 단지 면접의 목적을 ‘잊어서’ 선택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질문에서 동혁 씨는 지나치게 현실적인 답변을 했다. 언뜻 자기만 아는 ‘욕심꾸러기’ 인상을 준다. 이 자리는 A식품회사 면접 자리다.
“A식품회사에 취업해서 영업관리를 하면 리더십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조직을 위해 헌신한 경험이 입사 후 업무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과 대표를 했습니다.” 이처럼 ‘내’가 아니라 ‘회사’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
두 번째 질문도 마찬가지다. 오늘 하루를 설명하라는 질문에도 동혁 씨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답변을 풀어갔다. 이 자리는 A식품회사 면접 자리다. 그렇다면 그 회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다. 예를 들면 이렇다.
“식품업계 동향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고 나왔습니다. 특히 A식품회사의 어떤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에 대해 평소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감을 잡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해 보라. 당신의 취미가 등산이라면 “제 취미는 등산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산을 오르며 체력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면접 T.P.O.를 고려한 것이 아니다. 다음 답변을 참고하라. 그리고 T.P.O. 답변 감각을 익혀라. 이것이 예의이고 센스다.
“제 취미는 등산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산을 오르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눈꽃이 핀 겨울산행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며칠 전 영업관리팀 인원에 맞춰 6개의 아이젠을 사두었습니다. 부서 선배님들과 겨울 산을 오르면서 업무와 인생에 필요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면접은 대화다. 대화를 할 때 인기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집중하기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고려한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도 정도껏’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면접 T.P.O.에 맞춰 예의 바르게 말하는 것이다.






이미지 메이킹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진심이다. 포장지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무턱대고 내용물까지 만족스러워할 사람은 없다. 면접관이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리본 달린 포장지가 아니라 그 안에 든 내용물이다. 면접관은 본능적으로 포장지를 벗기려고 애를 쓴다. 그들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내용물이기 때문이다. 웃고 있는 당신의 얼굴 아래에는 어떤 표정이 숨어 있는가? 당신의 진심은 무엇인가?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면 포장지보다 진심에 관심을 가져라.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면접은 시작된다. 대부분 면접장소와 대기실은 CCTV가 설치돼 있거나 대형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다리를 떨거나 긁는 지원자, 거만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거나 화장을 고치는 지원자, 헛기침을 자주 하거나 안경에 자주 손이 가는 지원자, 문자를 보내거나 쉼 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 지원자에게는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면접 대기실이 덥다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손 부채질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차분히 땀을 식히고 회사에 들어오거나 대기실이 더워도 잠시 참는 것이 좋다. 면접은 기껏해야 15~20분 정도 걸린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첫인상, 말투, 목소리 등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비호감’ 캐릭터는 있게 마련인데, 면접관도 마찬가지다. 면접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비호감 1호는 면접 시간에 지각하는 지원자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유 불문하고 탈락이다. 연봉이나 복리후생, 퇴근시간부터 챙긴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사하겠다는 지원자가 벌써 합격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예비 며느리나 사위가 ‘결혼하면 뭘 해줄 거냐?’고 묻는 거랑 다를 바 없어요.” 한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그는 이런 지원자들을 한마디로 ‘되바라졌다’고 꼬집는다. 되바라진 모습을 보이는 불량 구직자는 자동 탈락이다.
돌이켜보자. 밝고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보이고 싶은 것이 당신의 ‘진심’ 아닌가. 그렇다면 그 생각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구현되도록 노력하라. 진심 어린 당신의 마음을 말과 행동, 겉모습에 담아 정성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미지 메이킹의 기본일 것이다.










이전글 [국민대 웹진 uniK vol.9 - 테이크아웃컬쳐]그리스 신화는 살아있다!
다음글 [국민대 웹진 uniK vol.9 - 투데이이슈]땅콩집, 주거의 개념을 일깨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