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면 밥은커녕 라면조차 끓이기 귀찮은 때가 있다. 더구나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나가서 사먹는 일도 귀찮아서 집 안에서 간단히 시켜 먹을 만한 배달음식을 찾게 된다. 냉장고며 신문지 틈에 끼워놓았던 전단지들을 모아 어떤 음식을 시켜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스마트한 시대에 조금은 뒤떨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배달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배달의 민족 앱이 우아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그 사람을 찾습니다.'의 주인공으로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디자인대학원 10)를 만나고 왔다. 그의 우아한 성공 스토리에 귀기울여보자.
Q. 사용자 400만 돌파에 빛나는 어플 '배달의 민족'이 어떤 어플인지 개발자께서 직접 소개해주세요.
사용자 400만 돌파에 빛나는 앱 '배달의 민족'이 어떤 앱인지 개발자께서 직접 소개해주세요. '배달의 민족'은 사용자의 주변 배달음식점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단순한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스마트폰의 전화기능 중에 전화 자체로 경제활동을 일으키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배달 산업으로 이어졌던 것이죠. 우리가 시작할 때에도 이미 배달과 관련된 앱이 있었고 사실 아이디어 자체가 참신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Q. '우아한 형제들'이라는 회사명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사람들은 간편하게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서비스 역시 딱딱하지 않고 말랑말랑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추세에 맞게 키치와 패러디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보고 싶었고. 회사 이름도 '용감한 형제'를 패러디했어요. 사실 친형을 포함해서 오랜 시간동안 형·동생하고 지내던 사람들과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형제라는 표현도 맞는 말이긴 하죠. 서비스 기획팀에서 일하는 고대현 팀장도 국민대 대학원 동기이자 알고 지낸지 10년도 더 되었는데 창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고요.
Q. 배달 산업이다 보니 업체들과의 소통을 하는데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업체 사장님들께서 먼저 업체 정보를 제공해 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일이 전단지를 구해서 보고 정보를 올려야 했지만 사용자들이 늘어난 지금은 업체에도 많이 알려져서 먼저 연락을 주기도 하세요. 앱을 통해 콜멘트라는 특허를 냈는데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해 전화를 걸면 '배달의 민족을 통한 전화입니다' 라는 멘트가 나가게 되는데 업체들에게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죠.
Q. 시작한지 보름 만에 매출 1억 원을 달성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성공적인 창업 스토리라 과연 어려운 점이 있었을까 싶어요. 창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어떤 것이었는지요.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업을 시작한지 보름 만에 그런 성과를 낸 것이고요. 사실 영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약 1년 정도 매출 없이 지냈거든요. 작년 6월 매출이 100만원이었는데 대학생도 아니고 직장생활을 하는 가장으로써는 힘들었던 점이 많았죠.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앞으로의 비전을 세우면서 서로를 다독여 갔습니다. 대기업에 취직을 하든 창업이든 그 어떤 직장도 개인의 미래를 보장해 주는 곳은 없어요. 자신이 쌓은 역량과 경력들이 스스로의 미래를 결정해준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면 그 어디에서라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앱 개발자라고 하면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셨을 것 같은데 학부, 대학원 모두 디자인을 전공하셨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전공 공부가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요?
사실 학부 때에는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그 때보다는 대학원에 다니면서 생각 정리를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정시화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디자이너로서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되고 지금 일 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고요. 디자이너로서 앱 개발에 참여할 때 장점이 되는 부분도 많고 그만큼 단점도 많았지만 얼마만큼 장점을 잘 활용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배달의 민족이 마케팅과 디자인적인 측면을 부각해서 좋은 평가를 받을 때는 유용하게 적용되기도 하죠. 처음엔 대학원에 다니면서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이 많아져서 휴학 중이지만 석사까지는 꼭 마치고 싶어요.
Q.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수없이 등장하고 그만큼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 같아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로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서비스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항상 고민하죠. 특별함을 추구하다가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되니까요. 배달의 민족이 마케팅과 디자인에 좋은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사실 업소 정보가 가장 많고 정확한 편이에요. 지금도 이를 다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사용자들의 리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전단지 광고에서는 업체 사장님과 소비자들 간의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배달 산업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해요.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 배달 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청년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창업을 꿈꾸는 국민*인에게 조언을 해주세요.
저도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반 회사에서 역할을 잘 수행하는 사람도 창업하는 사람도 모두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유독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에 편중되어 있는 분위기이긴 하잖아요. 창업을 한다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경험하고 삶의 기복을 심하게 겪어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은 큰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정년퇴직이 점점 앞당겨지는 요즘 같은 추세에 자신의 길을 직접 만들어 나간다고 믿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Q. '우아한 형제들'의 '우아한 대박' 행진이 계속되기 위한 목표도 분명 있으실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요즘 시대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을 때 어떤 이미지나 단어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검색'하면 '네이버'를 떠올리듯이 '배달'하면 '배달의 민족'이 떠오를 수 있도록 이러한 공식을 대중들로부터 이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외부 홍보나 마케팅에 힘쓰겠다는 뜻이 아니라 디바이스의 다양화 뿐 아니라 앞으로 배달 오더링 서비스까지 추가적으로 오픈할 계획인데 이처럼 서비스 자체의 완성도를 높여서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상승시키고 싶어요.
인터뷰를 위해 찾은 '우아한 형제들'은 회사라기보다는 북까페를 연상케 했다. 카페에서 흘러나올 법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고 5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사무실 내 분위기 자체도 우아한 형제가 추구하는 서비스 콘셉트와 맞게 말랑말랑하게 느껴졌다. 휴식 공간의 벽 한 켠에 붙어 있던 직원들의 버킷리스트가 적힌 포스터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직원에게 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요구에 귀기울여주는 회사라니 정말 우아한 직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한껏 밀려왔다. 하지만 부러움은 곧 또 다른 동기부여로 이어지듯이, 그동안 창업을 망설였던 혹은 자신의 꿈을 망설였던 국민*인이 있다면 오늘 당장 당신의 우아한 대박을 향해 실행에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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