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Back to the 20s #4] 백인경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청춘 이야기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이 느껴지는 캠퍼스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교육과학 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 연구재단에서 주관한 2012년 기초연구 우수성과(교육과학기술부 R&D 사업 대표 성과)에 식품영양학과 백인경 교수님이 선정되었다는 것이었다. ‘한국인의 음주량과 관련된 유전자 발굴 연구’ 이며, 이번 연구는 음주량과 전장유전체 정보와의 관련성을 세계 최초로 보고한 연구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한다. 교수님을 직접 만나뵙고 현재에서 출발해 교수님 20대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식품영양학과인데 연구 주제가 생명과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걸 보면 다양한 분야에 접목 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주목하고 계시는 특별한 분야는 어떤 것이 있나요?
지금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국가연구 가운데 유전자 맞춤 의학 분야입니다. 영양학도 마찬가지로 의학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히포크라테스의 ‘음식을 치료약으로 여기고 치료약은 음식으로 삼으라’는 말 만 들어도 어떤 뜻인지 생각해 볼 수 있죠.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이라는 이야기인 만큼 임상영양학이나 식이요법 등 영양치료나 영양 관리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이 잘 발병되는 유전자가 있고 또 어떤 음식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 등을 연구하고 있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교수님의 20대 시절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해서 식품 영양학을 공부하게 되셨나요?
추억 속에 묻혀버린 시간들을 다시 떠올리려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조금 전 이야기와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는데 학창시절에는 의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체를 만져야 한다는 데에 대한 겁이 많이 났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고민하던 끝에 식품 영양학을 선택하게 되었고 제가 관심 있던 의학 분야를 식품 영양학과 연결시켜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의과 대학 교수님들과 협력 연구도 하고 있는데 지나고 돌아보니 식품 영양학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대 때 경험해보셨던 것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즐거움. 우리 학생들이 취업이나 졸업하고 나면 가정을 꾸리게 되면 자기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찾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이 공부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분야의 동아리 활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펜싱동아리에서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사실은 수줍음이 많은 여학생이었는데 외부활동도 하고 사람들과도 어울리면서 즐거움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1,2학년 때에는 동아리 활동만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을 즐겼는데 그 때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내요. 대학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 나누는 순수한 우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펜싱동아리라고 하니 매우 의외인데요, 열정을 가졌던 또 다른 활동이 있다면요?
제 대학생활을 떠올려 보니 국민*인들에게 도전하는 걸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어요. 동아리 활동도 하나의 도전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제가 대학 내내 영어공부를 하면서 도전했던 것이었습니다. 목표했던 학교가 요구하는 조건들의 문턱이 꽤 높았는데 결국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저한테는 분명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그 때 좌절을 맛보기는 했지만 여러분들도 이러한 좌절이 독이 아니라 더 큰 걸음을 하기 위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에는 반드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고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요즘 열정적인 학생들이 도전을 많이 하지만 좌절을 겪고 그 과정까지 모두 인내해내는 학생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고 느꼈었거든요.

대학생들은 매일 전공을 살려서 취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곤 하는데요. 교수님게서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셨었는지 이야기 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전공을 왜 살려야 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전공이라고 하는 것은 비전공자들에 비해 4년이나 더 많이 공부를 했다는 뚜렷한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내가 영문학을 전공했는데 천재적인 미술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새로운 길을 나가도 좋아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러한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노력을 통해 재주를 얻게 되는 것인데 4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는데 쉽게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확장해 나간다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열린 마음으로 전공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교수님의 20대 꿈은 무엇이셨나요?
언젠가부터 어렴풋이 교단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목표를 이루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학생들도 똑같이 겪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실현되면서 연구 활동도 즐거움이었지만 우리 학생들의 꿈을 인내하면서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사실 대학생들한테 취업이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인데요. 그렇다면 교수님이 20대 셨을때에 가장 큰 고민과 해결방법 무엇이었나요?
무엇이든 한가지 목표만 세우지는 않고 차선책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만 바라보고 가다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해서 두 세가지 정도의 옵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내가 가는 길에 대한 고민이나 걱정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냉정하게 판단해서 선택사항 등을 미리 설정하고 그 목표들을 향해 매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회가 준비된 인재를 원하고 있는 만큼 우리 모두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만약 20대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요즘 보면 다양한 국내*외 봉사활동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제가 대학생이었을 때는 지금처럼 프로그램도 체계화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 것들이 없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또 여행을 잘 못다녀본 것도 아쉬움이 머서 방학 때 특히 국토 순례하는 대학생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 망설이고 있는 국민*인들에게 꼭 대학생 때 해보길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인에게 한마디?

제가 신입생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대학시절 모두에게는 여덟 번의 방학이 있습니다. 한 번의 방학 마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봉사활동이나 인턴쉽, 혹은 관련된 외부 활동들을 하나씩 꼭 해보길 바랍니다. 표준화된 점수보다는 학생들의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서 쌓인 경력이 진정한 story-telling이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하고 국민*인들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미 여러차례 지나 버린 방학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게 되었다. 항상 용두사미로 흐지부지하게 보내버린 시간들을 되돌릴 수 없다는 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앞으로 남은 방학들이라도 알차게 보내야 겠다는 의지가 불끈 샘솟는 것만 같았다. 나만의 이야기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 지금 당장 오늘 하루부터 의미있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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