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조혈모세포 기증 어렵지 않아요! 원데이팀을 만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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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바탕에 물방울 무늬, 자연스레 피가 연상되는 포스터가 지난 5월 교내 곳곳에 부착되었다. 언뜻 헌혈 관련 행사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조혈모세포'라는 글자가 눈에 띈다. '조혈모세포', 아마 대다수의 국민*인들에게는 낯선 단어일 것이다. 그런데 이 세포를 기증하는 국민*인 주최의 행사가 열렸다 한다. 무슨 세포를 어째서, 어떻게 기증하는 건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조혈모 세포'란 혈액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백혈병, 혈액암 환자들은 이 세포를 이식받음으로써 완치될 수 있다. 흔히들 들어봄직한 '골수기증'이 '조혈모세포 기증'의 또 다른 말이다. 하지만 그간 각종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비춰진 '골수기증'에 대한 시선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극심한 고통', '기증의 어려움'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들었고 현재 국민의 0.5%만이 '조혈모세포 기증'을 신청한 상태다. 3천여 명에 다다르는 환자들은 매일을 자신과 골수가 맞는 기증자가 나타날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고통 속에 보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조혈모 세포 기증 절차 및 법안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관리 시스템의 미비와 예산 부족 등 속히 개정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 이런 상황을 안타까워한 몇몇 국민*인들은 조혈모세포(골수) 기증의 인식 개선, 기증자 확대, 제도적 문제 개선에 보탬이 되고자 팀을 구성해 활동하기로 했고 그들이 바로 ONE DAY팀이다. ONE DAY라는 이름은 '하루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이름의 하루가 5월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국민대에도 찾아왔다. 갑작스레 찾아온 더위에도 ONE DAY팀원들은 모두 지친 기색 없이 열띤 홍보를 펼쳤다. 질문을 해 오는 사람들을 상냥한 얼굴로 맞으며 신중하게 답변하던 행정정책학부 최은비 학생에게 기자 역시 소감을 질문해 보았다.
ONE DAY팀이 이번에 진행한 행사는 두 가지로, '조혈모세포 관련 서명운동'과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이다. 조혈모세포 관련 서명운동은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 대학생들의 서명을 담은 명부를 취합 후 정부에 청원서를 제출하는 진취적인 활동이다. 서명 목록은 '기증 희망자의 관리 및 이식을 위한 일원화 된 총괄 관리시스템의 도입,' '조혈모세포 관련 관리법 도입,' '조혈모세포 관련 예산의 확충,' '기증자의 보호와 예우 개선' 네 가지 항목이고 기증과 서명을 별개로 다루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게끔 하였다.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은 조혈모세포와 기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청서를 작성, 유전자(HLA)형 검사를 위한 4ml 채혈을 한 다음 HLA가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날 시 연락을 받고 계속 절차를 밟는 형식이다. 헌혈과 같은 방식으로 세포를 채취하기 때문에 아픔이 미약하고 조혈모세포 역시 2-3주 내에 회복되므로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다. ONE DAY팀은 국민대를 비롯한 8개 대학교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을 받는 계획을 세웠다. 조혈모세포 기증 행사는 조혈모세포은행협회의 관계자들도 함께해 더욱 전문적이고 심도있게 진행되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랑을 나누려는 많은 발걸음들이 부스를 오갔고 자못 긴장하던 얼굴도, 기대에 부풀어있던 얼굴도, 호기심에 따라온 얼굴도 설명과 채혈을 하는 5분이 지나자 한 결 같이 환하게 피어올랐다. 모두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아마도 뿌듯함과 행복감이 아니었을까. 기분 좋게 기증 신청을 마친 네 명의 국민*인을 만나보았다.
"지금 내 몸으로 새로운 골수가 들어오고 있다. 밖에서 간호사 누나들이 새로운 골수를 가지고 들어오는데 그 때의 감격과 설렘은 화산이 폭발하는 듯 벅찼다." 수혜자 이○○군 (9세) "간호사실에서 기증자 님의 조혈모세포가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이제 난 살았구나'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주신 이름 모를 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수혜자 이○○님(37세) "깊은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던 중, 누군가 던져 준 동아줄을 움켜잡은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분홍빛 조혈모세포가 제 몸을 들어오는 순간, 새 생명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혜자 서○○님(32세) 조혈모 세포를 기증받은 수혜자들의 말이다. 자신과 맞는 골수를, 골수를 가진 사람을, 그 골수를 나누어 줄 기증자를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우리는 그저 한 쪽 팔을 내밀어 손을 잡아 주면 된다. 물보다 진하다던 것이 사람의 피가 아니던가.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가장 진하고 끈끈한 情, 그 정을 지금 너무나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결코 늦지 않았다. 나의 하루로 누군가에게 평생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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