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고 하면 한 때 대유행이었던 온라인 게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속도감과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카트 게임은 우리들의 인기를 받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파릇파릇한 신입생 국민*인 중 실제 카트 레이싱 최강자가 있다고 해서 만나보고 왔다. 경기도 파주 스피드파크에서 열린 '2013 코리아카트챔피언십(KKC)' 개막전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영예의 우승자 김택준(자동차공학13)군이 바로 이번 '그사람을 찾습니다' 주인공이다.
레이싱카트라는 종목이 익숙한듯 하면서도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셨어요? 처음 카트를 접했던 건 정식 레이싱카트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레저 카트를 탔던 거였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중학교 2학년 때 결심을 하게 됐지만 그 당시 아빠께서는 찬성해주셨지만 엄마께서는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아무래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앞서셨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확신으로 끝까지 부모님을 설득해서 열여덟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카트레이싱 선수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딪혔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금전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경기에 참가하는 데만 억 단위의 돈이 필요하다면 쉽게 믿어지지 않으실 것 같은데 실제로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답니다. 경기에 사용하는 카트도 직접 구매해야 하거든요. 선수들이 금전적인 문제에 연연하지 않으려면 스폰서가 필요한데 모터스포츠 자체에 대중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면 기업 스폰을 받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아무래도 카트라는 종목의 참여 선수 자체도 적은 편이고 실질적인 인프라가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워요.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을 수 있죠.
스포츠 선수들은 자기 관리가 필수인데 특별히 어떻게 관리하고 계세요? 카트는 생각보다 강도 높은 체력을 요구하는 경기인데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경기 내내 앉아 있는 모습 때문에 과연 체력소모가 많이 될까 의아해 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15분 레이스를 달리면 체중이 순간적으로 2킬로그램정도 빠질 정도로 체력이 엄청나게 요구되요. 처음에는 핸들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이 있을정도로요.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 사이클, 암벽등반 등을 꾸준히 하면서 체력관리를 하고 있어요.
카트레이싱 경기는 속도 때문에 보기만해도 아찔한 순간들도 많던데 실제로 많이 위험하지는 않은가요? 사람들이 단순히 엄청난 속도감만 보고 카트를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사실은 그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 안전하거든요. 하다못해 축구 경기만 예로 들어 생각해봐도 경기 중에 근육이나 인대 부상 입고 실려나가는 선수들이 한 경기만 해도 여럿이잖아요. 하지만 카트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고 헬멧과 수트 모두 엄격한 심사 기준에 의해 제작되었기 때문에 상상 이상으로 튼튼하다고 보면 되요.
13학번 신입생으로서 생활도 색다를 것 같은데요? 신입생으로서 학교에 다니는 게 재미있어요. 카트를 시작하기 전에도 공부를 싫어하는 성격은 아니었고 제가 흥미 있어 하는 과목들은 성적도 꽤 잘 나왔었거든요. 물론 대입을 위한 공부를 한 시간은 남들보다 훨씬 부족했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전공 과목이 제겐 매우 기초적인 내용이라 오히려 더 편하다는 장점도 있더라구요. 학생들이 대부분 교양과목을 편하게 생각하고 전공과목은 부담스러워 하던데 전 완전 정반대에요.(웃음)
진로 때문에 고민을 많이하는 또래들 틈에서 일찍이 꿈을 정했다는 게 정말 부럽기도 해요.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죠? 요즘 다들 고민이 정말 많잖아요. 고등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미처 고민하지 못했던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저는 비교적 제 미래에 대한 결정을 빨리 내린 편이라서요. 고등학생 때부터 카트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분명히 친구들보다 일찍 배우는 부분도 많았어요. 학교라는 틀 바깥에서 내가 쌓아 나가는 대인관계 같은 현실적인 부분도 제가 배운 것 들 중 하나였고요. 나중에는 미처 친구들이 깨닫지 못하고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충고해 줄 수 있고 여러모로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선수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것이 있나요? 당연히 2013 코리아 카트 챔피언쉽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작년 첫 시즌에서는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낸 덕분에 종합 2위라는 성적을 거두었지만 우승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었어요. 그 때만해도 종합 1위부터 5위까지 선수들 중에서는 제가 가장 경력은 부족했다는 걸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성적이었지만 아쉬움도 분명 있었거든요. 한 해동안 노력한 결실이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는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 기쁘고 스스로에게도 의미가 남다르죠.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당연하고요.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난 주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선수의 시상식 당시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장면이 많은 이들에게 짜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김연아 선수가 등장하기 전 까지는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이 잘 알라져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스포츠 스타가 그 종목의 대중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는 뜻이 아닐까? 김택준 학생이 앞으로 '카트레이싱'계에서 주목받는 스타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앞으로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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