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국민대 나무 이야기

 

캠퍼스를 걷다 문득 고개를 둘러보면 어느덧 알록달록한 가을 옷을 입은 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발그레한 볼을 하고 샛노란 치마를 입은 학교는 화려한 청춘을 닮았다. 그리고 다시 들여다보면 익숙한 꽃부터 처음 보는 나무까지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식물들이 교내에 뿌리내리고 있을까? 지금부터 삼림 과학 대학 김은식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국민대 나무 이야기를 들어보자.

 

 

국민대학교에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산과 맞닿아 있는데다 학교에서도 조경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예로, 학교 정문에서부터 올라오는 길의 화단에는 매 계절에 어울리는 꽃과 풀을 심어 조경에 힘쓰고 있어요. 그 밖에도 '코리아 파인'이라는 자긍심 가득한 이름의 잣나무, 경상관 앞에 줄지어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교내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눈주목, 비록 크게 자라지는 못했지만 열매 맺고 있는 감나무, 법학관에서 체육관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의 무궁화, 그늘진 곳에 있어 가엾은 앵두나무, 과학관의 아름드리 목련, 북악관 뒤로 보이는 하늘하늘한 능수버들, 민주광장 앞 플라타너스와 용두리를 감싼 개나리까지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굉장히 다양한 종의 식물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오늘은 가을을 맞아 곱게 물든 단풍이 매력적인 나무들을 만나볼까 합니다. 

 

  • 학명 : Ginkgo biloba
    생물학적 분류 : 관다발식물문 > 구과식물강 > 은행목 > 은행나무과
    특징적 분류 : 낙엽침엽교목, 유실수
    원산지 : 중국
    꽃색깔 : (수꽃)연한 노란색, (암꽃)녹색
    꽃말 : 진혼, 정적, 장엄, 장수, 정숙
    용도 : 가로수
    종류 : 식용식물(열매)

정문을 통해 학교에 들어서면 오르막길을 따라 서 있는 샛노란 나무들이 보일 겁니다. 바로 은행나무지요. 연두색의 잎들이 쌀쌀한 바람이 불면 아주 노랗게 물드는, 가을철 '단풍'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나무입니다. 은행나무의 열매는 아마 많은 국민*인들이 한 번쯤 밟고 고약한 냄새에 코를 막았을 '은행'입니다. 하지만 엄연히 식용 식물이랍니다. 구워먹으면 고소한 맛이 나지요.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종자식물에서 암수의 생식기관 및 생식세포가 다른 개체에 생기는 현상 암수딴그루라고도 하는데, 식나무 ·은행나무 ·삼 ·뽕나무 ·시금치 ·초피나무 등이 속한다.)인 나무로,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어서 오직 암나무에서만 은행이 열립니다. 그래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암나무는 수나무에 비해 시들한 경우가 많아요. 언뜻 보기에 육안으로 구분될 정도입니다. 이유는 열매인 은행에게 좋은 영양분을 모두 공급하기 때문으로 마치 어머니가 아기를 잉태하고 출산하면서 영양분을 주어 기력이 쇠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단지 냄새가 안 좋다고 싫어하면 안타까운 나무입니다.


  • 학명 : Zelkova serrata MAKINO
    생물학적 분류 : 현화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쐐기풀목 > 느릅나무과
    특징적 분류 : 낙엽활엽교목
    자생지 : 산기슭과 들
    분포지역 : 한국
    원산지 : 한국
    크기와 너비 : 크기 25m
    개화시기 : 4 ~ 5월
    꽃특징 : 야생화
    꽃말 : 운명
    파종 및 수확시기 : 수확 10월

예술관 매점에서 운동장으로 나오는 길은 요즘 느티나무 잎들로 울긋불긋 인상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어요. 느티나무도 단풍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나무로, 동네 혹은 시내 어디에서든지 쉽게 보입니다. 생장속도가 빠르고 내한성이 강해 키우기가 수월하여 조경수로 흔히 심어놓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손이 덜 가면서도 모양이 좋고 높다랗게 잘 자라니 참 기특합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마을 어귀에 큰 정자나무(집 근처가 길가에 있는 큰 나무. 가지가 많고 잎이 무성하여 그늘 밑에서 사람들이 모여 놀거나 쉰다)를 심곤 했는데 정자나무로서 가장 적합했던 나무가 느티나무였어요. 수관(樹冠: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함)이 크고 고루 사방으로 퍼져 짙은 녹음을 만들며, 병충해가 없고 가을에는 아름답게 단풍이 들기 때문이에요. 뿐만 아니라 느티나무의 목재는 결이 곱고 단단해서 밥상·가구재 등으로 쓰기에도 좋습니다.

 

  • 학명 : Prunus yedoensis Matsum.
    생물학적 분류 : 현화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장미과
    특징적 분류 : 낙엽활엽교목
    자생지 해발 : 500~900m 사이
    분포지역 : 한국(제주도)
    원산지 : 한국
    크기와 너비 : 크기 15m
    꽃색깔 : 흰색, 홍색
    개화시기 : 4월
    꽃특징 : 야생화
    파종 및 수확시기 : 수확 6월 ~ 7월

하얗게 핀 앙증맞은 벚꽃은 봄을 상징하는 꽃이지요. '꽃놀이'하면 단연 벚꽃놀이를 꼽을 만큼 봄에 각광받는 벚꽃, 그런 벚꽃이 단풍마저 아리따운 모습으로 드는 걸 알고 있나요? 정확히 말하자면 벚꽃나무의 꽃이 지고 남은 잎들이 가을이 되어 그간 꽃에 가려져 있던 제 본 모양을 완연히 드러내는 것이지요. 동그랗고 작은 잎들이 꽃을 닮아 귀엽기가 그지없는데 빨갛고 노란 물이 고루 들어 색감까지 아주 좋아요. 교내에는 경상관 앞으로 왕벚나무들이 촘촘히 있습니다. 일반 벚나무가 꽃과 잎이 함께 나는 것과는 달리 왕벚나무는 꽃이 활짝 피었다가 지면 잎들이 돋아납니다. 보기에 한결 깔끔하지요. 앞으로는 가을에도 벚나무를 찾아보세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해 줄 겁니다.  

 

  • 학명 : Pinus densiflora S. et Z.
    생물학적 분류 : 관다발식물문 > 구과식물강 > 구과목 > 소나무과
    특징적 분류 : 상록침엽교목
    자생지 표고 : 1,300m이하
    분포지역 : 한국(전국)
    원산지 : 한국
    크기와 너비 : 크기 35m, 너비 2m
    꽃색깔 : 갈색
    꽃말 : 정절, 장수
    파종 및 수확시기 : 수확 9월 ~ 10월

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익히 알려진 소나무는 이번 설명에서 예외적으로 단풍이 들지 않는 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정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나무가 소나무이고, 북악관 앞 해공 신익희 선생의 동상 곁의 늠름한 나무도 소나무이기 때문에 짚어 볼 필요성이 있어요. 소나무는 얼핏 잣나무와 헷갈리기 쉬운데 둘 다 잎이 뾰족한 침엽수이고 크기도 색도, 심지어 열매의 모양까지 비슷해서 식물에 관심이 없는 경우 두 나무를 쉽사리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의외로 두 나무는 간단한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어요. 소나무는 잎이 2개씩 나고, 잣나무는 잎이 5개씩 모여 납니다. 열매의 경우 솔방울이 잣보다 더 작고 동그란 모양이고요. 거북이 등처럼 세로로 깊게 갈라지는 적갈색의 수피(나무줄기의 바깥 조직)가 특징입니다. 

 

  • 학명 Acer palmatum Thunb.
    생물학적 분류 : 현화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무환자나무목 > 단풍나무과
    특징적 분류 : 낙엽활엽교목
    자생지 : 산지
    분포지역 : 한국(중부이남), 일본, 중국
    원산지 : 한국
    크기와 너비 : 크기 15m
    개화시기 : 4 ~ 5월
    꽃특징 : 야생화
    꽃말 : 사양, 은둔
    파종 및 수확시기 : 수확 9월 ~ 10월

단풍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단풍나무는 이름이 말해주듯 단풍 그 자체지요. 산천의 노란 빛들 가운데 압도적으로 붉은 기운을 뽐내는 단풍나무는 잎의 색처럼 모양도 남다릅니다. 활짝 펼친 사람 손을 연상케 하는 잎이 붉게 변하면 여느 꽃보다도 화려한 풍경을 만들고 '단풍놀이'의 맛을 살리는 요인이 됩니다. 국제관 오른편 계단에 자리한 단풍나무는 외래종으로, 우리나라의 단풍에 비해 잎의 크기가 작고 더 날렵하게 생겼습니다. 나무의 본래 크기도 더 얇고 작습니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입니다. 

 

정문의 오르막길에, 푸릇한 운동장에, 북악관 앞 잔디마당에 여실히 익은 나뭇잎이 내리며 교수님의 이야기도 함께 내렸다. 물기도 없이 가벼운 바람이 돌고 잎들이 바스락 거리며 떠드는 소리를 들으니 마냥 주저앉아 수다를 떨고 싶어지는 날이다. 이런 마음을 가진 국민*인들이 잠시 머물렀다 갈 장소를 물색해 보았다. 여유롭게 앉아있을 수 있는 의자는 기본이고 오색빛깔 물감으로 칠한 듯 어여쁜 단풍 카펫은 덤이다. 

 

 

누구보다 바쁘고, 바빠야 하고, 바쁘길 원하는 청춘의 발걸음이 느릴 순 없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려는 그 힘찬 걸음들은 실로 대견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끔씩 쉬어가고 싶은 순간이 온다. 국민*인들에게도 잠시나마 한가로움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가을, 산으로 들로 소풍가는 가을이지 않은가.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 햇볕도 쬐고 한껏 물오른 단풍 구경도 하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정보 출처 : 국립중앙과학관 / 손에 잡히는 생태수목도감 / 조경식물소재도감 / 두산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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