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공감'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복잡한 도심 속, 걸음이 빠른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너무 바쁘게만 살다보면 우리의 모습을 잊고 살 때가 많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어떤 꿈을 꾸는 사람인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조차 생각할 시간적 여유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잠깐이나마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바라보기 위해 친구들과 혹은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돈을 열심히 모아 해외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국내의 좋은 것들을 눈에 담고 경험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굳이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여유'를 찾을 필요는 없다. 기차를 타지 않아도, 많은 돈을 들여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우리는 '나'를 찾을 수 있다.

 

종로구 인사동에 가보자!

이 말에 사람들은 의아해할 것 있다. "인사동은 사람도 엄청 많고 복잡한 곳인데, 왜 그 곳으로 가라고 하는가?" 맞는 말이다. 인사동 거리는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오는 관광 명소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너무나 많고 복잡하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바로, 쌈지길 앞에 있는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박수근 기념전에서는 국내작가 작품 중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빨래터'도 전시되니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자, 그럼 지금부터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유'를 가져보자.

 

박수근(1914-1965)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주로 그렸던 것은 빨래터의 아낙네들, 시장 사람들과 같은 서민들의 일상 모습이었다. 따라서 박수근의 작품은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으로 작품을 그려야한다'는 그의 예술론을 그대로 전해주는 동시에 한 시대의 기록으로서도 훌륭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은 우리 민족이 역사 속에서 쌓아온 정서가 함축되어 있어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많은 감동을 자아낸다.

 

이번 기념전은 전에 열렸던 박수근의 미술전보다 훨씬 큰 규모로, 12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국내 작가의 작품 중 최고의 경매가를 기록한 '빨래터'를 직접 볼 수 있어 미술의 관심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마저 관심을 갖고 있다. 박수근 기념전은 가나인사아트센터의 1층부터 4층까지 전시되어 있고,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과 함께 박수근 작가의 기록이 담긴 문서와 영상들도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 기념전에는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와서 관람을 했는데, 역시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작가의 기념전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혼자 묵묵히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끼리 와서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사람도 있었다. 안양에 사는 주부 김영자(56)씨는 박수근 작가의 그림을 보고 "가슴시린 기분이 든다. 어릴 적 생각과 함께 돌아가신 부모님이 떠오른다"고 했고, 안경 끼신 백발의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며 부모님 세대, 또는 할아버지 세대를 기억하고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림은 옛 세대와 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가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는데, 사실 요즘 젊은 세대 중에 개울가에서 빨래를 해본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은가? 높은 아파트와 빌딩 숲속에만 주로 살아봤지 기와지붕아래서 살아본 사람들은 적지 않은가? 박수근 기념전에 나온 그림들은 젊은 세대들이 옛 세대들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우리 위의 어른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림에 이야기가 녹아있고 하나의 시대가 그려져 있었다. 세대 간의 갈등이 심한 이 시대의, 그림을 통해 세대가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이다. 또한 처음에도 말했듯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요즘, 그게 당연해진 이 시대에, 우리의 마음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그림을 보며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곳이 박수근 기념전이다.
곧 있으면 새 학기가 시작 된다. 신입생은 신입생대로, 복학생은 복학생대로, 재학생은 재학생대로 바쁜 3월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혹은 개학 전에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박수근 기념전에 와서 여유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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