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서울 속 영화 촬영지, 그 때 그 곳을 다시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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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어디선가 낯이 익은 그런 장소가 분명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어떤 장소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거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바로 드라마나 영화 속에 잠깐 등장했던 장소들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버렸기 때문이다. 어떤 장소이든지 알고 보면 세월의 흐름에 따라 깊은 역사가 존재하고 다양한 사연들이 숨어있는 의미 있는 곳이 많다. 이런 장소들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다시 생기를 얻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기도 한다. 국민*인들도 영화 속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과연 어떤 사연이 담긴 추억의 장소인지 서울 속 영화 촬영지를 함께 찾아 떠나보자.
첫 번째_ 홍제동 개미마을 이곳은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용구와 딸 예승이가 살던 동네다. 영화는 교도소 생활을 주로 다루지만, 개미마을에서는 두 사람이 사랑스런 아침인사를 나누는 장면과 예승이가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는 두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에 남는 장소가 되었다. 두 사람의 가장 평온한 시절이자 돌아가고 싶은 지난날로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_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지하철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우측 도로 중앙에 독립문이 보이고 그 옆에 갈색의 커다란 벽돌건물이 있다.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이 건물이 바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다. 1995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1998년 11월에 개관했다.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 탄압을 시작으로, 광복 이후 정치적 격변과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고난과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내부는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사형장, 옥사 7개 동과 역사 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관사와 고문실로 쓰이던 역사 전시관에는 영상자료실, 강우규 의사의 의거를 재현한 매직 비전, 형무소 역사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벽관, 독방 등의 옥중 생활실 등도 있다. 또한, 사형장 옆에 시신을 몰래 버리기 위해 만든 시구문이 복원되어 있다. 이 곳은 일제강점기 붉은색의 감옥 원형을 보존한 역사의 현장으로, 최근에는 격벽장과 정면담장 및 통용문 등 일제강점기 원형의 모습이 최대한 복원돼 거의 모든 영화와 드라마의 형무소 장면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촬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는 <모래시계>(1995), <흑수선>(2001), <광복절특사>(2002), <숨>(2007), <하모니>(2009), <한반도>(2012) 등 이다.
• 개방시간
세 번째_ 천주교 중림동 약현 성당 충정로역 5번 출구로 나와, 빌딩 숲 뒤편 중림 재래시장 골목을 지나면 소박하고 아담한 약현성당이 보인다. 붉은색 벽돌 벽, 아담한 고딕 양식 첨탑, 석양에 보면 더욱 황홀한 스테인드글라스, 미사 시간을 알리는 경건한 종소리가 성당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약현성당은 근대적 도시 서울을 탄생시킨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이다. 1891년 박해가 끝나고 교회의 전통에 따라 서소문 성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본받기 위해 약현성당을 세웠다. 1892년에 완공하였으니 이미 탄생 100년을 훌쩍 넘겼을 만큼 오랜 세월이 흘러 어느새 종교적 성지란 본래적 역할에 보태어 서울이라는 유례없이 역동적인 근대적 변화의 공간 그 자체를 증거하는 아름다운 상징이 되었다. 이 곳은 <제빵왕 김탁구>(2010),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2010), 영화 <여행자>(2009) 등에서 약현성당을 배경으로 한 결혼식 장면이 주로 등장했다. 약현성당은 평일과 주일에는 여느 성당처럼 미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로 성당에서 결혼식이 거행된다. 가톨릭 혼배 절차는 <혼인 면담신청-서류준비-혼인교리-본당신부 면담>의 과정을 거쳐서 성당에서 주례신부님을 모시고 혼인성사를 받게 된다. 절차가 조금 복잡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성당결혼식을 꿈꿔본 국민*인이 있다면 기본절차를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울을 그저 칙칙한 회색빛 도시로만 기억하고 있었다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서울의 다양한 얼굴과 그 얼굴 속에 숨겨진 풍부한 표정을 재발견하는 기쁨을 느껴보았길 바란다. 기쁨을 느낀다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서 충분히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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