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살람 알레이쿰! (아랍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 지난 9월 23일 국민대학교 복지관 앞 농구코트에는 흥겨운 노래와 함께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로 가득 메워졌다. 지나가는 한국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과자 좀 드셔보세요!‘”, “헤나(문신과 비슷한 아랍 국가 전통 문화) 한번 해보시겠어요?“라고 서툴지만 환한 미소로 정답게 말을 건네던 이들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교환 학생들. 자국의 대 명절 ’국경일‘을 맞이하여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과 문화를 한국 학생들에게도 알려주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 마련하게 되었다는 이번 국경일 축제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모든 손님들에게 밝은 미소와 따뜻한 인사말로 먼저 반겨주던 사우디아라비아 학생들. 그들의 모습만큼이나 멋지고 이색적이었던 국경일 축제를 살펴보았다.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좌)과 행사장을 방문한 유지수 총장(우)
이번 축제는 4개의 테마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 음식 맛보기, 아랍어로 내 이름 써보기, 헤나 체험 그리고 전통 의상 입어보기로 구성되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짧은 시간동안 다양하게 전통 문화를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최근 학교 측에서도 이러한 문화 교류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유학생들이 좀 더 수월하게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번 국경일 행사 준비에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비단 사우디아라비아 학생들 뿐 만 아니라 이집트 학생들처럼 다른 아랍어권 국가의 교환 학생들도 함께 행사에 참가하여 진행을 돕기도 했다.
Q. 이렇게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일 축제를 열게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교환학생이 아니라 국민대학교 학부생으로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4년 정규 과정의 학생이에요. 4년 동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안 생각보다 저희 교환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서로 어울리는 것이 의외로 힘들다는 것을 느꼈어요.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죠. 특히 우리처럼 아랍어권 국가, 그 중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고 있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한국 친구들이 조금 더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 음식 맛보기나 의상 체험처럼 이렇게 일상 속에서의 친숙한 부분들로 서로 조금이라도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어서 이런 행사를 구상하고 열게 되었죠.
▲전통 과자 맛보기, 헤나 체험과 같은 다양한 체험이 이루어 졌던 축제의 진행 모습
Q. 행사 반응이 무척 좋아요! 행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소감은 어떤가요?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행사장을 방문해주고 즐겁게 참여해주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학생들이 너무 관심이 없거나 참여율이 너무 저조하면 어떡하나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과 교직원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주시고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네 가지 문화 체험 모두 인기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헤나 새겨보기’ 체험과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의상 체험’이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다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행사를 준비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보람도 느낄 수 있었어요.
Q. 이번 행사를 통해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과 다른 국민*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일 축제가 이렇게 열리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유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늘 신경써주고 지원해주는 학교 교직원 분들과, 자신의 나라 행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행사 진행을 도와줬던 다른 많은 친구에게도 모두 감사드려요 같은 학교 내에서 함께 공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인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서로 친해지고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오늘 같은 행사를 통해서 지금껏 서로가 알지 못했던 상대방의 국가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교류함으로서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학생들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외국인 유학생들 간의 우정이 더욱 돈독해지기를 바랍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통 의상 ‘토브’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한국 학생들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생활하고 배움을 같이하지만 출신 국적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게 되는 사이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외양적인 모습들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서로에 대해 좀 더 마음을 열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출신 배경과 고유한 문화적 색깔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지구 반대편 먼 타국에서 한국을 찾아와 생활하는 힘든 일상 와중에서도 자국의 문화를 기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들이 지닌 것을 베풀며 교류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고 환하게 웃음 짓던 사우디아라비아 학생들. 그 들의 미소 속에 담겨있던 진짜 보물은 우리가 진정 배우고 알아야할, 그리고 닮아가야 할 ‘소통의 미학’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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