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금요일에 복지관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소울포토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학생생활상담센터 주관의 소울 포토 공모전은 저마다의 추억들이 새겨져 있는 캠퍼스 곳곳을 사진에 담아 선보이는 교내 공모전이다. 5월 15일 자정까지 접수된 작품 수는 총 255점으로 1회 개최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수상은 대상부터 동상까지 총 4개의 작품들이 선정되어 수상자들에게는 상장과 상품이 수여되었다. 그리고 수상작과 출품작들은 9월 중으로 교내에 전시되어 더 많은 국민*인들에게 선보인다고 한다. 자, 그럼 이제 수상자들이 각자 자신들의 소울 포토로 나누고자 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먼저 대상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사진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수상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운이 좋게 뽑힌 것 같네요. 다른 분들 사진 보니까 제 사진은 게임이 되지도 않은 것 같아요.(웃음) 이 사진은 제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7시 전후로 학교에 일찍 올 때마다 마주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에요. 제가 아직 신입생이라 학교를 이곳저곳 구경하고 다니곤 하는데 구경할 때마다 늘 학교가 깨끗하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매일같이 자신의 담당업무를 하시는 분 덕분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쾌적한 학교를 볼 때마다 청소를 해주시는 분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제가 사진 설명에는 사실 조금 거창하게 쓴 면도 있지만 선진국의 노동을 신성하게 생각하는 문화를 우리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문화들이 우리나라에도 잘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연극영화전공이셔서 그런지 영화 촬영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들이 많네요! 사진들에 대한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네, 저는 예술대학 연극영화전공 10학번 학생입니다. 위에 두 사진들은 2010 1학년 여름 방학 때 저희 집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찍었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에요. 그때 스무 살이었던 동기들이 다들 군대도 다녀오고 지금은 졸업도 했네요. 4학년이 되면서 이때 첫 촬영을 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리고 아래 두 사진들은 2011년 여름에 학교 후문에서 저의 세 번째 영화를 찍었던 날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후문을 지날 때마다 스텝들과 힘겹게 촬영했던 기억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Q.유독 발 나온 사진들이 많네요.
사실 처음부터 '발 사진을 찍어야겠다!'하고 찍은 사진들은 아닌데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면서 우연히 이런 구도로 사진을 찍어봤는데 사진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발과 배경이 함께 나오는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많은 거 같아요.
Q.각각의 사진 설명 좀 부탁드려요!
첫 번째 사진 제목은 '벚꽃엔딩'으로 했는데요, 머리 위에 뭉쳐져 피어있던 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고개를 숙여보니 발 밑에서 벚꽃들이 흩날리고 있더라고요. 그 발 밑에 벚꽃들이 예뻐서 찍은 사진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조형대 복도에서 찍은 사진인데, 우주 사진을 합성해서 제 발 밑에 우주가 있는 것처럼 합성해봤는데 개인적으로 사진 느낌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은 조형대에서는 흙 작업을 많이 해서 작업복과 앞치마에 흙이 정말 많이 묻어요. 그래서 빨래터에서 빨래는 자주 하는데 캠퍼스 내에 빨래터가 있다는 것을 조형대 학생들 말고는 잘 모를 것 같아서 이런 장소를 보여줘도 재밌을 거 같아서 출품한 사진이에요.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실내 디자인과에서 설치했었던 조명 작품인데 지하에서 작업을 마치고 올라오면서 한 친구가 "예쁜 새우튀김 같다!"라고 말했는데 모든 것이 음식으로 연상되는 항상 배고픈 우리가 우스꽝스러워서 저 작품이 하나의 추억되었어요.
Q.캠퍼스 곳곳의 사진들을 찍으셨네요. 각각의 사진에 대한 설명과 이 중에서 가장 멋진 장소라고 생각되는 곳은 어디인가요?
먼저 분수대 사진은 작년 여름 종강할 때쯤에 찍었던 사진인데요, 이때 기말 과제와 전시회 준비로 엄청 바빴던 시기였어요. 그날도 여느 여름날처럼 더웠고 전시회 준비를 마치고 친구들과 집에 가던 중이었어요.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상태에서 분수대 앞을 지나다 문득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망설이긴 했는데 잠시 후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들 신발이랑 양말을 벗고 분수대에 발을 담그고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분수대를 지나면 그때 생각이 종종 나곤 해요. 새내기 때의 풋풋했던 추억이고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기억이 되었어요. 그리고 성곡동산에 올라가 찍은 두 번째 사진이 캠퍼스에서 제일 경치가 좋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먼 산까지 보여서 경치가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등나무 그림자도 굉장히 멋스럽고 우리 학교에서 가장 트인 공간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오랜만에 봄비가 왔던 날에 찍은 사진인데 그날따라 비에 젖은 하굣길의 풍경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우리 캠퍼스에는 예쁜 장소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하나의 캠퍼스, 한 곳의 장소에도 무수히 많은 사연들과 추억이 담겨 있다. 그 사연들과 추억들은 그 장소에 얽힌 이야기가 된다. 어떻게 보면 그 각각의 이야기들은 개개인들의 신화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먼 훗날에 어린 자녀들 손을 잡고 캠퍼스를 거닐며 “여기는 엄마가 아빠를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랑 처음 뽀뽀를 했던 곳이야!”라고 말하는 것이 마냥 우스갯소리인 것만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 생활, 우리의 청춘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캠퍼스. 국민대학교 캠퍼스에서는 지금도 국민*인들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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