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활동을 하다가 우연치 않게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송진남. 국민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같은 학교 학생이었다.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는 이 사람과 한참 이야기를 나눠보니 ‘마인드가 참 멋지다’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지난 2월 현대자동차 공모전 대상의 주인공이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고, 그의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었다. 40전 16기의 공모전 도전에 이어 마케팅 동아리까지 창설한 진정한 도전청년.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도록 하자.
박: 공모전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송: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어느 날, 공모전이란 걸 처음에 봤을 때 '나 할 수 있겠는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남들은 하는데 왜 나는 못하지?' 하는 마음이 드는 거예요. 할 거면 끝을 보자 싶었죠.
박: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 대상 수상보다 1년을 휴학하고 공모전에 40번이나 도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인상적이고 대단하다 느꼈어요. 송: 사실 공모전을 남들 보다 좀 더 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내가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상을 탔다는 게 아닌 1년 동안 40번을 도전했다는 사실이에요. 40번을 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무엇인가 ‘미쳐있다’ 라는 점에서는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어요.
박: 40번을 도전하면서 힘들지는 않았나요? 송: 2009년 1월 벤처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제안 공모전에서 첫 번째 수상했어요. 굉장히 놀랬죠. 어, 이게 되네? 하고. 당시 혼자하고 있었던 시기인데, 계속 되겠다 싶었는데 안되더라고요. 떨어져서 힘들진 않았어요. 떨어지는 과정은 재밌었지요. 오히려 힘들었던 건 수상을 하고 나서 이후의 부담감이었죠.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는데, 주변의 기대감 때문에 그게 더 부담이 되는 거예요. 한참 수상을 하다가 중간에 슬럼프가 온 시기가 있었는데 10번을 했는데 떨어졌어요. 그런데 사실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하루에 3시간 잔 적이 없어요. 밥을 먹을 시간도 없었죠. 함께한 친구가 있었는데, 일주일에 5번은 비빔밥을 먹었다고 말해요. 밥 먹을 시간도 아까워서 반찬을 넣고 다 그냥 비벼먹는 거예요. 그 때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박: 2010년 2월 현대차 공모전 대상을 수상 했을 때, 어땠어요? 송: 제가 공모전 시작하고 처음 도전이 현대차였어요. 근데 예선에서 확 떨어졌죠. 내가 근시안적으로 봤나? 싶었는데 그러고 나서 정확히 1년 만에 '미국시장 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잠재 고객 경험 관리'로 수상을 했어요. 이번에는 조금 느낌이 달랐어요. 1년 동안 친구들이랑 연락도 못하고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거 같아서 가끔은 이게 뭐냐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래도 나의 1년이 헛되진 않았구나 싶었어요. 그 전까지 아류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자신감도 생겼죠.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기고 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진 느낌도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게 좀 싫기도 하구요.
박: 공모전 아이디어의 영감은 어디서 얻어요? 송: 어머니의 '촉'을 믿어요. 아이디어가 나오면 “엄마라면 실제로 해보겠어?” 먼저 어머니께 여쭤 봐요. 어머니께서 안한다 하시면 그 공모전은 절대 안되더라구요. 근데 현대자동차 아이디어는 어머니께 말씀 드리는 순간, 나라면 해보겠는데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다 싶었죠. 처음엔 팀원들은 반대했지만 끝까지 밀어 부쳤어요. 또 평소에 수첩을 들고 다니는 편이예요. 메모하는 습관은 중요한 거 같아요. 현대자동차 아이디어도 TV에서 하는 보험프로그램을 보다가 메모했던 게 도움이 되었어요. 관찰을 잘해요. 그저께도 아침 8반부터 11시반 까지 버스만 타고 돌아다녔어요. 주변 친구들은 이상하다고 막 뭐라고 해요. 주로 사람들을 관찰하는데, 버스 타고 창밖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죠. 그리고 아마 1년 동안 읽은 마케팅 서적이 100권 정도 될 거예요.
박: 공모전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박: 작년에 공모전 수상을 하면서 마케팅 전략 동아리 ‘심금’이라는 연합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심금’ 이란 동아리 이름이 참 마음에 들어요. 동아리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요? 송: 공모전을 하며 혼자 많이 떨어졌어요. 그리고 친구랑 공모전 수상을 함께 하면서 이쪽에 관심 있고 어떻게 할 줄 모르는 친구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우리가 6-7개월 걸린 걸 더 빨리 알았으면 좋겠다 싶었고, 7월부터 준비해 10월에 창설했죠. 수도권을 중심으로 14개 학교 18명이 정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매주 1주일에 1번, 거의 학교 강의실을 빌려서 마케팅 공부를 해요. 트렌드 분석, 마케팅분석, 전반적인 걸 다루고 요즘은 파트너십을 맺어서 다른 동아리들과 연합 세미나를 하고 있어요. 연합세미나를 통해 정보 공유, 그리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요. 동아리지만 전반적으로 운영이나 파트너십 등 기업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마케팅을 하고 싶어요.
박: 연합동아리 회장 맡고 있는데, 어떤가요? 송: 굉장히 재밌어요. 아무래도 인프라가 구축된 게 아니고 지금 만들어 가는 상황이라서 리더십을 배우고 있는 거 같아요. 제가 회장이라서 냉정한 나쁜 역할을 맡고 있어요.(웃음)
박: ‘심금’이 공모전 상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은 놀랐어요,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다면? 송: 소매점 offer가 들어오면 직접 프로모션도 해보고 싶은데, 저의 한계도 있고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비전은 사회적 기업이에요. 아직은 '어떻게'에 대한 걸 고민중이라서 일단은 상금이라도 어느 정도 적립해서 사회를 위해 환원하자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박: 국민대학교에도 마케팅과 공모전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송: '네가 수상해서 이런이야기 한다.' 하고 '취업하려고 공모전을 한다.' 생각하지만 저는 아직 초보자를 벗어나기 위해서 몇 번 연습했을 뿐이고, 포장하고 싶지 않아요. 마케팅 원론 C+ 받는 한참 배우고 있는 학생인걸요. 하지만 후배들에게 해주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우물 안을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자기 만족하는 사람이 많은 거 같아요. 활동하다가 느끼는 건데 흔히 말하는 명문대 친구들이 오히려 더 여러 가지를 하려하는데, 국민대학교 학생들은 많이 찾아볼 수 없어서 선배로서 안타까워요.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어요.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누구나 찾고 기억할 수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대외활동들을 스펙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한 줄의 이력이 아니라 내가 무얼 배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고 그걸 통해서 나의 브랜드를 키워나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당장 내일이 아닌 10년 후를 바라봤으면 좋겠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세요. 또 마케팅이나 그런 쪽으로 가고 싶다하는 친구들은 자기가 뭐든지 잘 알고 있다 생각하는데 그건 상당히 위험해요. 거꾸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버릇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벼와 같이 살자’ 가 좌우명이라는 송진남. 좌우명처럼 항상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지만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알차게 살고 있는 그였다. 그처럼 더 많은 국민*인들이 알차고 멋진 대학생활을 보내기를, 1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하나씩 그리며 캠퍼스를 누비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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