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2학기에 19명의 신규 전임교수가 9월 1일자로 임용되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시각디자인학과 성재혁 교수이다. 성재혁 교수는 동문출신으로 시각디자인학과 90학번이다. 대학졸업 후 미국의 명문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에서 그래픽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치고, 그곳에서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외국인을 상대로 강의를 한 이력도 있다. 늘 열정적인 강의로 늦은 시간까지 제자들을 지도하는 것으로 유명한 성재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모교에서 강의하게 된 소감은? “다른 학교에서 강의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일단 다니던 학교라 친근하고, 제자가 후배라 편해 마음껏 가르칠 수 있다. 나이차이도 다른 교수님들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선배이기 때문에 학생들도 친근하게 대하는 것 같아 좋다. 또한 건물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옛날모습이 군데군데 남아있어 고향에 온 느낌이다.”
-재학시절 학교의 모습은 어떠했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학생과 선생간 혹은 선후배간의 상하개념이 없어진 것 같다. 서로 할말 충분히 해서 이해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 인간 대 인간의 개념으로 바뀌어 오히려 공부를 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상하구분이 엄격했던 한국적 구조도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는 학년 간 구분이 확실했다. 4학년은 1,2학년을 데리고 같이 작업을 하는데 1,2학년은 잔심부름을 하면서 4학년의 작업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 옛날 도제시스템이지만 서로서로 가르쳐주고 배운다는 장점도 있다. 옛날과 다르게 분위기나 생각들이 자유로워져 선생과 제자 간에 친근해졌지만 학생들이 여전히 선생 앞에서 부끄러워하고 수줍어하는 것은 아쉽다.”
-재학시절 어떤 학생이었고 기억에 남는 일은? “수업은 가끔 빠지더라도 과제는 늘 열심히 했었다. 성적은 중상정도였는데 학년이 올라갈 때 마다 성적도 올랐다. 입학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어서 디자인작업이 지금보다 힘들었다. 글자를 일일이 식자로 친다든지 복사기로 복사해서 붙이는 것은 여간 힘든 노동이 아니어서 디자인할 마음이 없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제대하고 복학했을 때 컴퓨터로 작업하게 되면서 그런 작업들이 단순화되었고, 사진도 마음대로 편집할 수도 있어 점점 흥미가 생겼다. 그러다 이미그레란 미국잡지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뭔가 다른 것이 바깥에 있다는 호기심에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후배이자 제자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사람의 능력이라는 것은 별로 차이가 없다. 그 차이는 뭔가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이 배우게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뭔가 하는 사람이 자신의 실력과 위치를 올릴 수 있다. 한 발 앞서 나가는 사람은 뭔가 찾아서 하는 사람이다. 스스로 뭔가 능동적으로 찾아서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사진을 찍을때도 스스럼없이 브이를 드는 성재혁 교수의 서글서글한 모습은 권위있는 교수의 모습보다는 친근한 선배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앞으로도 그 열정 그대로 학생들을 바른길로 이끌어주는 멋진 스승으로 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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