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디지털 타임즈-지재권 라운지]산업디자인 제대로 지키기/정도성(공업디자인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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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홍수시대이다. 아이디어 공모전, 표어 공모전, 포스터 공모전 등등 디자인 관련 공모전만도 일년에 수백개씩 개최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의 복도 게시판에도 수많은 공모전 포스터들이 계속 바뀌는 것으로도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공모전이 넘쳐나는 이유는 주최하는 기업과 출품하는 학생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가 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이 디자인을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을 반영하듯 디자인 관련 공모전의 증가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디자인이라는 것에 많은 기업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오늘날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의 외형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담고 트렌드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우리 기업들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품질 경쟁력이 확보되자 빠르게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로 택하고 있어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해짐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공모전에서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식재산권이다.`특허없이 미래없다(No Patent No Future)'라고 할 만큼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필수요소라지만 공모전에서는 주최하는 쪽도 참여하는 사람도 큰 관심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는 기업에서 필요한대로 바꾸고 변형하여 활용하며 출품자는 적은 상금에 자신의 아이디어와 소중한 시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힘든 창작과정을 거쳐 만든 디자인이 제대로 평가되어 보상받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한해에 디자이너를 3만명씩 배출하는 디자인 강국이지만 디자인을 권리화해 보호받고, 이러한 권리를 행사해 로열티를 받고 디자인을 이전하거나 사업화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 디자인 창작은 있되 디자인권은 없다는 인식을 없애고 필립 스탁이나 BMW에서 기아자동차로 영입된 피터 슈라이더 같은 슈퍼디자이너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지식재산권으로 권리화하여 다른 기업이 모방하지 못하도록 하며, 정당한 로열티를 받고 이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예비디자이너들에게 교육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기업은 디자인이란 `예쁜 모양 만들기'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제품의 컨셉트를 만들고 그것을 형상화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디자인은 기업의 수익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는 디자이너들이 아름답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 활동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미 디자인 중시 경영(디자인을 기업 경영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고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란 낯선 개념이 아니며, 이미 삼성,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부분의 기업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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