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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제주 환경올림픽`에 거는 기대/김은식(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최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이른바 `게릴라성 폭우`라고 하는 국지성 비가 쏟아져 그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컸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크고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어 사람들의 걱정과 불안이 점차 더 커져가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상기후 현상은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낭비하며 무분별하게 환경을 오염시킨 결과며, 그 정도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현 세대 사람들은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식탁은 전 세계에서 생산된 식품들로 채워지고 있고, 전국 도로에는 자동차들이 홍수처럼 몰려다니며, 농촌에서도 고층 빌딩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아메리카 인디언 속담에 `우리는 우리 땅(지구)을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려온 것이다`는 말이 있다. 안타깝게도 현대인은 자연과 자원을 마음대로 소비하고, 쓰고 남은 자연과 자원을 후손에게 넘겨주면 그만이라고 하는 잘못된 환경윤리 의식에 젖어 있다. 자연이 지닌 진정한 가치와 자원의 유한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자행되는 자연과 생태계의 파괴는 마침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문제를 의식해 자연을 보전하고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해 국제적 활동을 하는 기관이 바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ㆍ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다. IUCN은 환경 관련 전 세계 전문가와 단체, 국가 회원 등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단체로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에너지, 인류 복지, 녹색경제 등을 주요한 과제로 하여 세계의 자연보전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연보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1000여 개 기관이 IUCN 회원으로 등록돼 있고, 전 세계 160개국 1만100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자원해 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는 IUCN의 주요 논의 주제 중 하나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ㆍ1992년)의 초안 작성을 수행하고, 기후변화 저감을 목표로 한 회기 프로그램을 이행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 9월에는 우리나라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IUCN과 함께 개최하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즉 `2012 WCC(World Conservation Congress)`가 제주도에서 열린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열린 어느 행사보다도 이 행사의 규모나 중요성이 커서 `환경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이 행사는 `전 세계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그에 합당한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검증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나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았을 때 이른바 녹색성장(green growth)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중요한 패러다임의 이념과 실천 사항을 의미 있게 전파하게 될 국제행사가 될 것이다.

현재 지구촌은 기후변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고, 자연생태계가 사막과 같은 불모지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때 생물종의 생존, 세계 보호지구의 지정관리, 생태계 관리,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환경ㆍ경제ㆍ사회 정책, 환경법 등 자연보전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과 활동 방향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이에 대한 대책을 의결ㆍ권고하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전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자연보전 활동을 크게 진작시키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527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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